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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나에겐 아무날도 아니게 되어버린 3.8 여성의 날

이곳에 오고 나서 약 2년간은 3.8여성의 날 행사를 찾아 헤맸으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실망했다. 시골 동네니까 그러려니 하고 지내다 보니, 그리고 이젠 세상소식에 단절하고 살다 보니 여성의 날이었는지 조차 모르고 흘려보낸게 또 몇년이다.

 

어제 학교 도서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다가 문에 붙어있는 작은 종이를 보니 "Truth in our bodies"라는 컨퍼런스가 3월 8일에 열린단다. 그제서야 아~ 여성의 날이구나를 깨닫고는, 그 컨퍼런스에 참석하겠다는 이멜을 보냈다. 컨퍼런스 주제가 내가 관심이 있던 "재생산 정의"와 "섹스워커" 그리고 "환경"이었기에,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사람들 만나는게 싫어도 그냥 가기로 마음 먹었다. 알바까지 띵까고....

 

며칠전 미국인 형부와 얘기하다가, 게이 이야기가 나왔고, 게이는 죄악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나에게 왜 그게 죄악이 아니냐고 물었다. 영어가 딸리는 나는 그냥 그건 인권의 문제라고 간단하게 대답했고, 그럼 겜블링을 하는것도 인간의 권리 아니냐는, 그러면 겜블링을 하는것은 나쁜것이 아니지 않냐는 괘변을 늘어놓더니, 이야기는 평등의 문제로 까지 넘어가, 나도 일하고, 너도 일하고, 모든 사람이 다 일할수 있는 평등을 이야기하며, 그러면 아이들도 일을 해야하지 않느냐는 기가막히고 코가막히는 말을 늘어놓는데 짜증이 나서... 그럼  아이 낳아서 공장에 보내라고 말을 하려다가 꾹 참았다. 

결정적으로는 집에 오는길에 라디오에서 he/she 어쩌구 저쩌구 하길래, 왜 she/he가 아닌, 항상 he/she라고 하냐고 불만을 얘기하니, 울언니는 빵터지고 미국인 형부는 "남자가 여자를 보호해주니까"라는 기가 찰 대답을 한다. 하.... 이제 그 사람도 보기 싫어졌다.

 

난 이렇게 살고 있다. 얘기할 사람도 없고, 주변 사람이 모두 이렇게 괘변만 늘어놓고... 이렇게 점점 점점 지쳐가고 있는데, 김소연 선본측에서 낙선 현수막을 마포구에 "LGBT가 살고 있어요"로 걸었다는 소식을 방금 접하고, 그들이 말로만 여성, 소수자 이야기를 한게 아니었구나 확인하게 되면서, 뿌듯해 하다가, 이렇게 초라한 내가 참.... 쓸쓸.....

 

내일 컨퍼런스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대화가 통할수 있는 친구 한명만 생겼으면 좋겠다.ㅠㅠㅠ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선거제도를 이용해 이렇게 기발한 생각을 실천할수 있다뉘. 마포구에 한방 먹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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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페미니즘이 필요해요. 왜냐하면 우리 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성폭행을 하지 말것"을 가르치는것이 아니라  "어떻게 성폭행을 당하지 않을것인가"를 강의하더군요.

 

몇 달 전 올라왔던 사진인데, 3.8 기념으로 생각나서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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