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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04
    이송희일 감독에 대한 연민
    무샤

이송희일 감독에 대한 연민

심형래 감독의 '디워'에 대한 비판글로 네티즌들에게 융단폭격을 받고 있는 이송희일 감독에 대한 안스러운 생각이 든다. 그의 의견을 전적으로 옹호하진 않지만 그의 비판글 전문을 읽어볼진데 그의 주장은 한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그것은 옳다.

 

이송희일 감독의 비판글을 둘러싸고 있는 논쟁의 핵심은 심형래 감독의 '디워'가 가치가 있냐 없냐, 좋은 영화냐 아니냐의 논쟁이 아니라 영화를 바라보는 타협할 수 없는 관점에 문제이고 이송희일 감독의 주장은 그가 정의하는 영화의 관점에서는 응당 옳은 주장이다.

 

영화를 자본축적의 기재로 활용하는, 그래서 여러가지 이데올로기적 마케팅까지 가미하려는 영화자본의 입장에서의 영화, 임노동과 자본주의의 마모성 부속품으로써의 대중들이 사회적인 자기실현의 소비기재로 생각하는 대중들의 관점에서의 영화, 인간의 사유기재, 존재 양식, 물적 토대로써 생각하는 이송희일 감독간의 이 뜨거운 논쟁은 결국은 영화자본과 욕구실현의 대중들의 연합 혹은 포섭된 연대의 승리로 규결될 것이다.

 

단 이송희일 감독의 잘못이 있었다면 그것은 영화에 대한 그의 순수한 근본주의적 관점이 엄청난 수세에 있는 현 시점에서 순진하게 그의 관점을 충무로로 대변되는 감독이라는 공적 허울을 덮어쓰고 내뱉어졌다는 것이다. 물론 그가 의도한 것은 절대 아니지만 그것은 집단적인 폭력에 의해 그렇게 규정될 것이 뻔하다는 것을 그가 간과한 것이다.

 

하지만 내가 더욱 안쓰럽게 생각하는 것은 포섭된 획일화 속에서 소속욕구를 대리하는, 혹은 창의적 사고가 결여된 집단 체면의 병리적 현상을 앓고 있는 우리 사회의 대중들과 그들에 의해 어떤 예외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 사회의 경직성에 양심적으로 개인의 주장을 이야기한 사람이 매도되고 폭력적으로 규정되는 것이다. 쉽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할 수 없는 이 경직성은 마치 파쇼시대를 능가하는 폭력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대중들이 스스로의 사고를 검열하고 규제해 나가면서 지배계급이 담당했던 이데올로기 재생산을 스스로 하고 있다는 것에 있다. 이것은 정말이지 공포 그 자체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안타까운 것은 영화에 대한 순수한 관점을 견지하고 있고, 꽤나 대중에게 영향력이 있는 많은 인사나 단체들이 이 일에 대해서 함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몇 몇 오해의 소지가 있고 과장된 경향이 있지만 이송희일 감독의 견해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절대 비난 받을 주장이 아니며 우리 사회에 대한 올바른 비판의식을 견지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시대를 진지하게 고민해본 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매력 있는 대중들의 눈밖에 날까봐 두려워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중도좌파나 이 현상을 운동적 토대에 대한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고 터부시하는 문화운동 주체들의 외면으로 그가 더욱 고립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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