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씨발

나는 지금 몹시도 기분이 좋지 않다. 어제 새벽에  술상을 한번 뒤엎었고, 바로 구역질이 나버렸지만 아직도 진정이 잘되지 않는다. 오늘은 입을 열면 욕지거리가 터져나올까봐서 하루 종일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비겁하게 말하면, 이제 여기서 발 빼고 싶다. 새벽에 시발놈 어쩌구 하다가 오전에 자고 일어나서 몸은 괜찮냐고 태연한척 물어보는 이 상황이 정말 너무 싫다. 누구는 이것을 서로 바닥까지 가본 경험이라고 소통이라고 하겠지만, 나는 흠씬 두들겨 맞고 강간까지 당하는 듯한 느낌이다.
성장은 상처로 출발 한다지만 이런게 성장이라면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이것이 유아기적 투정이거나, 아니면 완전히 늙어버린거든 뭐든 받아들이겠다. 그냥 나는 이게 정말 싫고, 힘들고, 벗어나고 싶다. 이것이 퇴보든 포기든 뭐든 상관없다.

 

물론 한 인간을 단편적으로 하나의 상황만을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아무리 백번 양보해서 인정하려고 하고 이해하려고 해도 나란 놈은 아직 성숙이 덜 된 탓인지 그렇게 되지 않는다. 오히려 역으로 그 통합성은 부분을 무마하는 것으로 작용하고, 소통을 불가하게 만드는 시대성은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치열함은 그 모든 것을 ‘과정’이라는 노력으로 치환하고 덮어버린다. 그런데 이게 어디 한 두 번이어야 말이지... 

 

아, 씨발. 정말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그보다 더 싫은 건 한 인간을 이렇게나 까대 놓고서 내일 또 다시 어색한 웃음으로 그를 대해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이제 그만 하고 싶다...

 

나는 이제 또 어디로 가야하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