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획은 지난 9월, 기획자들의 친구가 국가보안법으로 수사받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9월 21일 경기지방경찰청은 트위터에서 북한의 말투를 사용하며 때때로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를 리트윗하는 ‘박정근’이라는 인물이 운영하는 사진관을 급습해 압수수색을 강행했습니다. 경찰은 박씨가 트위터를 통해 북체제를 찬양고무했으며, 홍대 청소노동자 투쟁, 두리반 투쟁, 포이동 주거복구 투쟁, 반값등록금 집회, 희망버스 등에 참여하는 등 국가체제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인 것으로 볼 때 국가보안법상 찬양 고무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하루를 다 할애한 압수수색의 결과 그들이 가져갈 수 있었던 증거물은 통일부의 허가를 받은 연구목적의 제본책자 한권(이후 조선일보는 이 한권의 책을 빌미로 “다수의 사회주의 서적이 발견되었다”는 허위보도를 하기도 합니다)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실소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이상한 압수물품들. 심지어 “사회자”라고 적혀있을 뿐인 명패도 압수되었습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한가지 사실이 더 드러나는데, 박씨가 북체제를 명확하게 비판하고 있는 사회당의 당원이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경찰이 가져가지는 않았지만 그의 사진관에서는 선군체제를 비판하는 문건이 나오기까지 합니다. 해프닝으로 끝날 법도 하련만,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박씨는 이후 두달에 걸쳐 경찰조사를 받게 됩니다. 경기지방경찰청 보안수새대에서 해를 등지고 들어가 달을 보며 나오기를 4차에 걸쳐 반복하는 동안, 박씨는 점차 급격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정신과 치료에 의존하게 됩니다. 경찰은 몇 달 분량의 트위터 내용들을 쌓아놓고 하나하나 “이건 무슨 의도로 올렸느냐”고 설명을 요구합니다. 그중에는 오래되어 박씨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100페이지가 넘는 조서에서 박씨가 대답할 수 있는 말은 한 마디 밖에 없었습니다.
“장난이었다”
박씨는 트위터에서 주로 북한의 권위적 사회를 소재로 한 농담을 즐기곤 했습니다. 김정은의 세습과 자신의 사진관 2대 경영을 빗대 스스로 “청년대장”을 자칭하거나, 평양의 신차를 사서 자신에게 선물해달라는 등, 언어에 대한 이해 능력이 있다면 도저히 북체제 찬양고무로 믿을 수 없는 농담들을 해왔습니다.
자신이 한 농담들에 대해 “농담이었다”고 해명해야하는 상황이 즐거울 리가 없습니다. 더구나 그것을 수백차례 되풀이해야 하는 입장에서 그는 비참함까지 느낀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피해 호소에도 관계없이, 경찰은 바닥까지 긁어도 찾아낸 것이 없자 친구인 정 모씨를 소환해 참고인 조사까지 하기 시작했습니다.
박씨의 친구들은 이 사건을 지켜보며 국가보안법이 사상의 자유 문제를 넘어 표현방식 그 자체에까지 파고들어왔음을 느낍니다. 이성만이 아니라 감성까지 국가가 검열하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오로지 국가의 미감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리고 그들은 박씨의 4차 경찰조사가 있기 하루 전인 10월 24일, 한 장의 포스터를 인터넷에 띄웁니다.
‘2011뉴타운간첩파티’ 포스터
박씨의 친구들은 국가보안법 제정일인 12월 1일, 국가보안법이 억압하는 표현의 자유들을 위한 잔치를 열기로 결정합니다(이후 12월 3일 오후 5시로 변경). 포스터의 그림들은 대부분 국정원의 반공홍보그림을 수정없이 차용했고, 문구들은 영화나 책 제목, 노래가사에서 따왔습니다. 밤섬해적단의 노래가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유명한 소스들이었기에 오해를 살 염려는 하지 않았으나,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포스터를 띄운 다음날, 조선일보는 “국보법 위반 혐의 20대 이번엔 "김정일 만세…간첩들아 모여라"”라는 기사를 올립니다. 제목부터가 오보(행사를 기획한 것도, 포스터를 만든 것도, 배포한 것도 박정근이 아니라 이번 행사의 주최자인 김슷캇이었습니다)일뿐더러,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주체사상’이라고 적힌 책을 옆구리에 끼고, ‘I love 김정일’이라고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은 인물도 등장”한다며 (실제로는 국정원이 배포한)그림들의 위험성을 강조합니다. 약이 오른 국정원은 주간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이 소스들이 국정원의 것이 분명하지만, “악의적으로 편집·유통시킨 것”이므로 “현재 관련기관에서 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국가보안법과 그것을 옹호하는 입장들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그들 스스로가 한판의 슬랩스틱 코미디로 보여준 셈입니다.
국정원이 코미디를 하는 사이 2011뉴타운간첩파티는 기획단이 꾸려지고, 인디음악가들이 참여를 약속하고, 후원금이 모이는 등 착착 진행되기 시작합니다. 박씨가 연대해온 곳 중 한곳인 현대차 성폭력 피해노동자 농성장에서도 공개후원을 해왔습니다. 장소와 진행방식이 정해지고, 새 포스터가 만들어졌습니다. 아주 쉽게 만들어진 새 포스터는 이 짜증나는 감시사회에 우리가 던지는 질문입니다.
2011뉴타운간첩파티기획단 드림.
이 기획은 지난 9월, 기획자들의 친구가 국가보안법으로 수사받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9월 21일 경기지방경찰청은 트위터에서 북한의 말투를 사용하며 때때로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를 리트윗하는 ‘박정근’이라는 인물이 운영하는 사진관을 급습해 압수수색을 강행했습니다. 경찰은 박씨가 트위터를 통해 북체제를 찬양고무했으며, 홍대 청소노동자 투쟁, 두리반 투쟁, 포이동 주거복구 투쟁, 반값등록금 집회, 희망버스 등에 참여하는 등 국가체제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인 것으로 볼 때 국가보안법상 찬양 고무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하루를 다 할애한 압수수색의 결과 그들이 가져갈 수 있었던 증거물은 통일부의 허가를 받은 연구목적의 제본책자 한권(이후 조선일보는 이 한권의 책을 빌미로 “다수의 사회주의 서적이 발견되었다”는 허위보도를 하기도 합니다)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실소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이상한 압수물품들. 심지어 “사회자”라고 적혀있을 뿐인 명패도 압수되었습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한가지 사실이 더 드러나는데, 박씨가 북체제를 명확하게 비판하고 있는 사회당의 당원이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경찰이 가져가지는 않았지만 그의 사진관에서는 선군체제를 비판하는 문건이 나오기까지 합니다. 해프닝으로 끝날 법도 하련만,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박씨는 이후 두달에 걸쳐 경찰조사를 받게 됩니다. 경기지방경찰청 보안수새대에서 해를 등지고 들어가 달을 보며 나오기를 4차에 걸쳐 반복하는 동안, 박씨는 점차 급격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정신과 치료에 의존하게 됩니다. 경찰은 몇 달 분량의 트위터 내용들을 쌓아놓고 하나하나 “이건 무슨 의도로 올렸느냐”고 설명을 요구합니다. 그중에는 오래되어 박씨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100페이지가 넘는 조서에서 박씨가 대답할 수 있는 말은 한 마디 밖에 없었습니다.
“장난이었다”
박씨는 트위터에서 주로 북한의 권위적 사회를 소재로 한 농담을 즐기곤 했습니다. 김정은의 세습과 자신의 사진관 2대 경영을 빗대 스스로 “청년대장”을 자칭하거나, 평양의 신차를 사서 자신에게 선물해달라는 등, 언어에 대한 이해 능력이 있다면 도저히 북체제 찬양고무로 믿을 수 없는 농담들을 해왔습니다.
자신이 한 농담들에 대해 “농담이었다”고 해명해야하는 상황이 즐거울 리가 없습니다. 더구나 그것을 수백차례 되풀이해야 하는 입장에서 그는 비참함까지 느낀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피해 호소에도 관계없이, 경찰은 바닥까지 긁어도 찾아낸 것이 없자 친구인 정 모씨를 소환해 참고인 조사까지 하기 시작했습니다.
박씨의 친구들은 이 사건을 지켜보며 국가보안법이 사상의 자유 문제를 넘어 표현방식 그 자체에까지 파고들어왔음을 느낍니다. 이성만이 아니라 감성까지 국가가 검열하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오로지 국가의 미감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리고 그들은 박씨의 4차 경찰조사가 있기 하루 전인 10월 24일, 한 장의 포스터를 인터넷에 띄웁니다.
‘2011뉴타운간첩파티’ 포스터
박씨의 친구들은 국가보안법 제정일인 12월 1일, 국가보안법이 억압하는 표현의 자유들을 위한 잔치를 열기로 결정합니다(이후 12월 3일 오후 5시로 변경). 포스터의 그림들은 대부분 국정원의 반공홍보그림을 수정없이 차용했고, 문구들은 영화나 책 제목, 노래가사에서 따왔습니다. 밤섬해적단의 노래가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유명한 소스들이었기에 오해를 살 염려는 하지 않았으나,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포스터를 띄운 다음날, 조선일보는 “국보법 위반 혐의 20대 이번엔 "김정일 만세…간첩들아 모여라"”라는 기사를 올립니다. 제목부터가 오보(행사를 기획한 것도, 포스터를 만든 것도, 배포한 것도 박정근이 아니라 이번 행사의 주최자인 김슷캇이었습니다)일뿐더러,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주체사상’이라고 적힌 책을 옆구리에 끼고, ‘I love 김정일’이라고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은 인물도 등장”한다며 (실제로는 국정원이 배포한)그림들의 위험성을 강조합니다. 약이 오른 국정원은 주간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이 소스들이 국정원의 것이 분명하지만, “악의적으로 편집·유통시킨 것”이므로 “현재 관련기관에서 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국가보안법과 그것을 옹호하는 입장들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그들 스스로가 한판의 슬랩스틱 코미디로 보여준 셈입니다.
국정원이 코미디를 하는 사이 2011뉴타운간첩파티는 기획단이 꾸려지고, 인디음악가들이 참여를 약속하고, 후원금이 모이는 등 착착 진행되기 시작합니다. 박씨가 연대해온 곳 중 한곳인 현대차 성폭력 피해노동자 농성장에서도 공개후원을 해왔습니다. 장소와 진행방식이 정해지고, 새 포스터가 만들어졌습니다. 아주 쉽게 만들어진 새 포스터는 이 짜증나는 감시사회에 우리가 던지는 질문입니다.
2011뉴타운간첩파티기획단 드림.
이 기획은 지난 9월, 기획자들의 친구가 국가보안법으로 수사받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9월 21일 경기지방경찰청은 트위터에서 북한의 말투를 사용하며 때때로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를 리트윗하는 ‘박정근’이라는 인물이 운영하는 사진관을 급습해 압수수색을 강행했습니다. 경찰은 박씨가 트위터를 통해 북체제를 찬양고무했으며, 홍대 청소노동자 투쟁, 두리반 투쟁, 포이동 주거복구 투쟁, 반값등록금 집회, 희망버스 등에 참여하는 등 국가체제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인 것으로 볼 때 국가보안법상 찬양 고무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하루를 다 할애한 압수수색의 결과 그들이 가져갈 수 있었던 증거물은 통일부의 허가를 받은 연구목적의 제본책자 한권(이후 조선일보는 이 한권의 책을 빌미로 “다수의 사회주의 서적이 발견되었다”는 허위보도를 하기도 합니다)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실소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이상한 압수물품들. 심지어 “사회자”라고 적혀있을 뿐인 명패도 압수되었습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한가지 사실이 더 드러나는데, 박씨가 북체제를 명확하게 비판하고 있는 사회당의 당원이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경찰이 가져가지는 않았지만 그의 사진관에서는 선군체제를 비판하는 문건이 나오기까지 합니다. 해프닝으로 끝날 법도 하련만,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박씨는 이후 두달에 걸쳐 경찰조사를 받게 됩니다. 경기지방경찰청 보안수새대에서 해를 등지고 들어가 달을 보며 나오기를 4차에 걸쳐 반복하는 동안, 박씨는 점차 급격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정신과 치료에 의존하게 됩니다. 경찰은 몇 달 분량의 트위터 내용들을 쌓아놓고 하나하나 “이건 무슨 의도로 올렸느냐”고 설명을 요구합니다. 그중에는 오래되어 박씨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100페이지가 넘는 조서에서 박씨가 대답할 수 있는 말은 한 마디 밖에 없었습니다.
“장난이었다”
박씨는 트위터에서 주로 북한의 권위적 사회를 소재로 한 농담을 즐기곤 했습니다. 김정은의 세습과 자신의 사진관 2대 경영을 빗대 스스로 “청년대장”을 자칭하거나, 평양의 신차를 사서 자신에게 선물해달라는 등, 언어에 대한 이해 능력이 있다면 도저히 북체제 찬양고무로 믿을 수 없는 농담들을 해왔습니다.
자신이 한 농담들에 대해 “농담이었다”고 해명해야하는 상황이 즐거울 리가 없습니다. 더구나 그것을 수백차례 되풀이해야 하는 입장에서 그는 비참함까지 느낀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피해 호소에도 관계없이, 경찰은 바닥까지 긁어도 찾아낸 것이 없자 친구인 정 모씨를 소환해 참고인 조사까지 하기 시작했습니다.
박씨의 친구들은 이 사건을 지켜보며 국가보안법이 사상의 자유 문제를 넘어 표현방식 그 자체에까지 파고들어왔음을 느낍니다. 이성만이 아니라 감성까지 국가가 검열하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오로지 국가의 미감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리고 그들은 박씨의 4차 경찰조사가 있기 하루 전인 10월 24일, 한 장의 포스터를 인터넷에 띄웁니다.
‘2011뉴타운간첩파티’ 포스터
박씨의 친구들은 국가보안법 제정일인 12월 1일, 국가보안법이 억압하는 표현의 자유들을 위한 잔치를 열기로 결정합니다(이후 12월 3일 오후 5시로 변경). 포스터의 그림들은 대부분 국정원의 반공홍보그림을 수정없이 차용했고, 문구들은 영화나 책 제목, 노래가사에서 따왔습니다. 밤섬해적단의 노래가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유명한 소스들이었기에 오해를 살 염려는 하지 않았으나,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포스터를 띄운 다음날, 조선일보는 “국보법 위반 혐의 20대 이번엔 "김정일 만세…간첩들아 모여라"”라는 기사를 올립니다. 제목부터가 오보(행사를 기획한 것도, 포스터를 만든 것도, 배포한 것도 박정근이 아니라 이번 행사의 주최자인 김슷캇이었습니다)일뿐더러,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주체사상’이라고 적힌 책을 옆구리에 끼고, ‘I love 김정일’이라고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은 인물도 등장”한다며 (실제로는 국정원이 배포한)그림들의 위험성을 강조합니다. 약이 오른 국정원은 주간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이 소스들이 국정원의 것이 분명하지만, “악의적으로 편집·유통시킨 것”이므로 “현재 관련기관에서 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국가보안법과 그것을 옹호하는 입장들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그들 스스로가 한판의 슬랩스틱 코미디로 보여준 셈입니다.
국정원이 코미디를 하는 사이 2011뉴타운간첩파티는 기획단이 꾸려지고, 인디음악가들이 참여를 약속하고, 후원금이 모이는 등 착착 진행되기 시작합니다. 박씨가 연대해온 곳 중 한곳인 현대차 성폭력 피해노동자 농성장에서도 공개후원을 해왔습니다. 장소와 진행방식이 정해지고, 새 포스터가 만들어졌습니다. 아주 쉽게 만들어진 새 포스터는 이 짜증나는 감시사회에 우리가 던지는 질문입니다.
2011뉴타운간첩파티기획단 드림.
이 기획은 지난 9월, 기획자들의 친구가 국가보안법으로 수사받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9월 21일 경기지방경찰청은 트위터에서 북한의 말투를 사용하며 때때로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를 리트윗하는 ‘박정근’이라는 인물이 운영하는 사진관을 급습해 압수수색을 강행했습니다. 경찰은 박씨가 트위터를 통해 북체제를 찬양고무했으며, 홍대 청소노동자 투쟁, 두리반 투쟁, 포이동 주거복구 투쟁, 반값등록금 집회, 희망버스 등에 참여하는 등 국가체제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인 것으로 볼 때 국가보안법상 찬양 고무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하루를 다 할애한 압수수색의 결과 그들이 가져갈 수 있었던 증거물은 통일부의 허가를 받은 연구목적의 제본책자 한권(이후 조선일보는 이 한권의 책을 빌미로 “다수의 사회주의 서적이 발견되었다”는 허위보도를 하기도 합니다)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실소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이상한 압수물품들. 심지어 “사회자”라고 적혀있을 뿐인 명패도 압수되었습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한가지 사실이 더 드러나는데, 박씨가 북체제를 명확하게 비판하고 있는 사회당의 당원이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경찰이 가져가지는 않았지만 그의 사진관에서는 선군체제를 비판하는 문건이 나오기까지 합니다. 해프닝으로 끝날 법도 하련만,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박씨는 이후 두달에 걸쳐 경찰조사를 받게 됩니다. 경기지방경찰청 보안수새대에서 해를 등지고 들어가 달을 보며 나오기를 4차에 걸쳐 반복하는 동안, 박씨는 점차 급격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정신과 치료에 의존하게 됩니다. 경찰은 몇 달 분량의 트위터 내용들을 쌓아놓고 하나하나 “이건 무슨 의도로 올렸느냐”고 설명을 요구합니다. 그중에는 오래되어 박씨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100페이지가 넘는 조서에서 박씨가 대답할 수 있는 말은 한 마디 밖에 없었습니다.
“장난이었다”
박씨는 트위터에서 주로 북한의 권위적 사회를 소재로 한 농담을 즐기곤 했습니다. 김정은의 세습과 자신의 사진관 2대 경영을 빗대 스스로 “청년대장”을 자칭하거나, 평양의 신차를 사서 자신에게 선물해달라는 등, 언어에 대한 이해 능력이 있다면 도저히 북체제 찬양고무로 믿을 수 없는 농담들을 해왔습니다.
자신이 한 농담들에 대해 “농담이었다”고 해명해야하는 상황이 즐거울 리가 없습니다. 더구나 그것을 수백차례 되풀이해야 하는 입장에서 그는 비참함까지 느낀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피해 호소에도 관계없이, 경찰은 바닥까지 긁어도 찾아낸 것이 없자 친구인 정 모씨를 소환해 참고인 조사까지 하기 시작했습니다.
박씨의 친구들은 이 사건을 지켜보며 국가보안법이 사상의 자유 문제를 넘어 표현방식 그 자체에까지 파고들어왔음을 느낍니다. 이성만이 아니라 감성까지 국가가 검열하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오로지 국가의 미감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리고 그들은 박씨의 4차 경찰조사가 있기 하루 전인 10월 24일, 한 장의 포스터를 인터넷에 띄웁니다.
‘2011뉴타운간첩파티’ 포스터
박씨의 친구들은 국가보안법 제정일인 12월 1일, 국가보안법이 억압하는 표현의 자유들을 위한 잔치를 열기로 결정합니다(이후 12월 3일 오후 5시로 변경). 포스터의 그림들은 대부분 국정원의 반공홍보그림을 수정없이 차용했고, 문구들은 영화나 책 제목, 노래가사에서 따왔습니다. 밤섬해적단의 노래가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유명한 소스들이었기에 오해를 살 염려는 하지 않았으나,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포스터를 띄운 다음날, 조선일보는 “국보법 위반 혐의 20대 이번엔 "김정일 만세…간첩들아 모여라"”라는 기사를 올립니다. 제목부터가 오보(행사를 기획한 것도, 포스터를 만든 것도, 배포한 것도 박정근이 아니라 이번 행사의 주최자인 김슷캇이었습니다)일뿐더러,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주체사상’이라고 적힌 책을 옆구리에 끼고, ‘I love 김정일’이라고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은 인물도 등장”한다며 (실제로는 국정원이 배포한)그림들의 위험성을 강조합니다. 약이 오른 국정원은 주간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이 소스들이 국정원의 것이 분명하지만, “악의적으로 편집·유통시킨 것”이므로 “현재 관련기관에서 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국가보안법과 그것을 옹호하는 입장들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그들 스스로가 한판의 슬랩스틱 코미디로 보여준 셈입니다.
국정원이 코미디를 하는 사이 2011뉴타운간첩파티는 기획단이 꾸려지고, 인디음악가들이 참여를 약속하고, 후원금이 모이는 등 착착 진행되기 시작합니다. 박씨가 연대해온 곳 중 한곳인 현대차 성폭력 피해노동자 농성장에서도 공개후원을 해왔습니다. 장소와 진행방식이 정해지고, 새 포스터가 만들어졌습니다. 아주 쉽게 만들어진 새 포스터는 이 짜증나는 감시사회에 우리가 던지는 질문입니다.
2011뉴타운간첩파티기획단 드림.
이 기획은 지난 9월, 기획자들의 친구가 국가보안법으로 수사받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9월 21일 경기지방경찰청은 트위터에서 북한의 말투를 사용하며 때때로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를 리트윗하는 ‘박정근’이라는 인물이 운영하는 사진관을 급습해 압수수색을 강행했습니다. 경찰은 박씨가 트위터를 통해 북체제를 찬양고무했으며, 홍대 청소노동자 투쟁, 두리반 투쟁, 포이동 주거복구 투쟁, 반값등록금 집회, 희망버스 등에 참여하는 등 국가체제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인 것으로 볼 때 국가보안법상 찬양 고무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하루를 다 할애한 압수수색의 결과 그들이 가져갈 수 있었던 증거물은 통일부의 허가를 받은 연구목적의 제본책자 한권(이후 조선일보는 이 한권의 책을 빌미로 “다수의 사회주의 서적이 발견되었다”는 허위보도를 하기도 합니다)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실소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이상한 압수물품들. 심지어 “사회자”라고 적혀있을 뿐인 명패도 압수되었습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한가지 사실이 더 드러나는데, 박씨가 북체제를 명확하게 비판하고 있는 사회당의 당원이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경찰이 가져가지는 않았지만 그의 사진관에서는 선군체제를 비판하는 문건이 나오기까지 합니다. 해프닝으로 끝날 법도 하련만,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박씨는 이후 두달에 걸쳐 경찰조사를 받게 됩니다. 경기지방경찰청 보안수새대에서 해를 등지고 들어가 달을 보며 나오기를 4차에 걸쳐 반복하는 동안, 박씨는 점차 급격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정신과 치료에 의존하게 됩니다. 경찰은 몇 달 분량의 트위터 내용들을 쌓아놓고 하나하나 “이건 무슨 의도로 올렸느냐”고 설명을 요구합니다. 그중에는 오래되어 박씨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100페이지가 넘는 조서에서 박씨가 대답할 수 있는 말은 한 마디 밖에 없었습니다.
“장난이었다”
박씨는 트위터에서 주로 북한의 권위적 사회를 소재로 한 농담을 즐기곤 했습니다. 김정은의 세습과 자신의 사진관 2대 경영을 빗대 스스로 “청년대장”을 자칭하거나, 평양의 신차를 사서 자신에게 선물해달라는 등, 언어에 대한 이해 능력이 있다면 도저히 북체제 찬양고무로 믿을 수 없는 농담들을 해왔습니다.
자신이 한 농담들에 대해 “농담이었다”고 해명해야하는 상황이 즐거울 리가 없습니다. 더구나 그것을 수백차례 되풀이해야 하는 입장에서 그는 비참함까지 느낀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피해 호소에도 관계없이, 경찰은 바닥까지 긁어도 찾아낸 것이 없자 친구인 정 모씨를 소환해 참고인 조사까지 하기 시작했습니다.
박씨의 친구들은 이 사건을 지켜보며 국가보안법이 사상의 자유 문제를 넘어 표현방식 그 자체에까지 파고들어왔음을 느낍니다. 이성만이 아니라 감성까지 국가가 검열하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오로지 국가의 미감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리고 그들은 박씨의 4차 경찰조사가 있기 하루 전인 10월 24일, 한 장의 포스터를 인터넷에 띄웁니다.
‘2011뉴타운간첩파티’ 포스터
박씨의 친구들은 국가보안법 제정일인 12월 1일, 국가보안법이 억압하는 표현의 자유들을 위한 잔치를 열기로 결정합니다(이후 12월 3일 오후 5시로 변경). 포스터의 그림들은 대부분 국정원의 반공홍보그림을 수정없이 차용했고, 문구들은 영화나 책 제목, 노래가사에서 따왔습니다. 밤섬해적단의 노래가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유명한 소스들이었기에 오해를 살 염려는 하지 않았으나,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포스터를 띄운 다음날, 조선일보는 “국보법 위반 혐의 20대 이번엔 "김정일 만세…간첩들아 모여라"”라는 기사를 올립니다. 제목부터가 오보(행사를 기획한 것도, 포스터를 만든 것도, 배포한 것도 박정근이 아니라 이번 행사의 주최자인 김슷캇이었습니다)일뿐더러,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주체사상’이라고 적힌 책을 옆구리에 끼고, ‘I love 김정일’이라고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은 인물도 등장”한다며 (실제로는 국정원이 배포한)그림들의 위험성을 강조합니다. 약이 오른 국정원은 주간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이 소스들이 국정원의 것이 분명하지만, “악의적으로 편집·유통시킨 것”이므로 “현재 관련기관에서 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국가보안법과 그것을 옹호하는 입장들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그들 스스로가 한판의 슬랩스틱 코미디로 보여준 셈입니다.
국정원이 코미디를 하는 사이 2011뉴타운간첩파티는 기획단이 꾸려지고, 인디음악가들이 참여를 약속하고, 후원금이 모이는 등 착착 진행되기 시작합니다. 박씨가 연대해온 곳 중 한곳인 현대차 성폭력 피해노동자 농성장에서도 공개후원을 해왔습니다. 장소와 진행방식이 정해지고, 새 포스터가 만들어졌습니다. 아주 쉽게 만들어진 새 포스터는 이 짜증나는 감시사회에 우리가 던지는 질문입니다.
2011뉴타운간첩파티기획단 드림.
이 기획은 지난 9월, 기획자들의 친구가 국가보안법으로 수사받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9월 21일 경기지방경찰청은 트위터에서 북한의 말투를 사용하며 때때로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를 리트윗하는 ‘박정근’이라는 인물이 운영하는 사진관을 급습해 압수수색을 강행했습니다. 경찰은 박씨가 트위터를 통해 북체제를 찬양고무했으며, 홍대 청소노동자 투쟁, 두리반 투쟁, 포이동 주거복구 투쟁, 반값등록금 집회, 희망버스 등에 참여하는 등 국가체제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인 것으로 볼 때 국가보안법상 찬양 고무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하루를 다 할애한 압수수색의 결과 그들이 가져갈 수 있었던 증거물은 통일부의 허가를 받은 연구목적의 제본책자 한권(이후 조선일보는 이 한권의 책을 빌미로 “다수의 사회주의 서적이 발견되었다”는 허위보도를 하기도 합니다)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실소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이상한 압수물품들. 심지어 “사회자”라고 적혀있을 뿐인 명패도 압수되었습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한가지 사실이 더 드러나는데, 박씨가 북체제를 명확하게 비판하고 있는 사회당의 당원이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경찰이 가져가지는 않았지만 그의 사진관에서는 선군체제를 비판하는 문건이 나오기까지 합니다. 해프닝으로 끝날 법도 하련만,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박씨는 이후 두달에 걸쳐 경찰조사를 받게 됩니다. 경기지방경찰청 보안수새대에서 해를 등지고 들어가 달을 보며 나오기를 4차에 걸쳐 반복하는 동안, 박씨는 점차 급격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정신과 치료에 의존하게 됩니다. 경찰은 몇 달 분량의 트위터 내용들을 쌓아놓고 하나하나 “이건 무슨 의도로 올렸느냐”고 설명을 요구합니다. 그중에는 오래되어 박씨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100페이지가 넘는 조서에서 박씨가 대답할 수 있는 말은 한 마디 밖에 없었습니다.
“장난이었다”
박씨는 트위터에서 주로 북한의 권위적 사회를 소재로 한 농담을 즐기곤 했습니다. 김정은의 세습과 자신의 사진관 2대 경영을 빗대 스스로 “청년대장”을 자칭하거나, 평양의 신차를 사서 자신에게 선물해달라는 등, 언어에 대한 이해 능력이 있다면 도저히 북체제 찬양고무로 믿을 수 없는 농담들을 해왔습니다.
자신이 한 농담들에 대해 “농담이었다”고 해명해야하는 상황이 즐거울 리가 없습니다. 더구나 그것을 수백차례 되풀이해야 하는 입장에서 그는 비참함까지 느낀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피해 호소에도 관계없이, 경찰은 바닥까지 긁어도 찾아낸 것이 없자 친구인 정 모씨를 소환해 참고인 조사까지 하기 시작했습니다.
박씨의 친구들은 이 사건을 지켜보며 국가보안법이 사상의 자유 문제를 넘어 표현방식 그 자체에까지 파고들어왔음을 느낍니다. 이성만이 아니라 감성까지 국가가 검열하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오로지 국가의 미감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리고 그들은 박씨의 4차 경찰조사가 있기 하루 전인 10월 24일, 한 장의 포스터를 인터넷에 띄웁니다.
‘2011뉴타운간첩파티’ 포스터
박씨의 친구들은 국가보안법 제정일인 12월 1일, 국가보안법이 억압하는 표현의 자유들을 위한 잔치를 열기로 결정합니다(이후 12월 3일 오후 5시로 변경). 포스터의 그림들은 대부분 국정원의 반공홍보그림을 수정없이 차용했고, 문구들은 영화나 책 제목, 노래가사에서 따왔습니다. 밤섬해적단의 노래가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유명한 소스들이었기에 오해를 살 염려는 하지 않았으나,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포스터를 띄운 다음날, 조선일보는 “국보법 위반 혐의 20대 이번엔 "김정일 만세…간첩들아 모여라"”라는 기사를 올립니다. 제목부터가 오보(행사를 기획한 것도, 포스터를 만든 것도, 배포한 것도 박정근이 아니라 이번 행사의 주최자인 김슷캇이었습니다)일뿐더러,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주체사상’이라고 적힌 책을 옆구리에 끼고, ‘I love 김정일’이라고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은 인물도 등장”한다며 (실제로는 국정원이 배포한)그림들의 위험성을 강조합니다. 약이 오른 국정원은 주간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이 소스들이 국정원의 것이 분명하지만, “악의적으로 편집·유통시킨 것”이므로 “현재 관련기관에서 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국가보안법과 그것을 옹호하는 입장들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그들 스스로가 한판의 슬랩스틱 코미디로 보여준 셈입니다.
국정원이 코미디를 하는 사이 2011뉴타운간첩파티는 기획단이 꾸려지고, 인디음악가들이 참여를 약속하고, 후원금이 모이는 등 착착 진행되기 시작합니다. 박씨가 연대해온 곳 중 한곳인 현대차 성폭력 피해노동자 농성장에서도 공개후원을 해왔습니다. 장소와 진행방식이 정해지고, 새 포스터가 만들어졌습니다. 아주 쉽게 만들어진 새 포스터는 이 짜증나는 감시사회에 우리가 던지는 질문입니다.
2011뉴타운간첩파티기획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