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뭐가 그리 복잡하냐. 생각이 너무 많아.

  

  벌써 오래 전, 그가 내게 이렇게 말했던 순간, 나는 이 사람에게서는 이런 말을 절대로 듣고 싶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그 이후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이가 나에게 또 저런 식의 말을 할까봐 겁이 났다. 내가 누군가에게 복잡하게 굴고 있는 건 아닌지 자주 고민에 빠졌다. 

 가슴에 박혀 잊히지 않아 그렇지, 실상 내게 저런 식의 말을 했던 건 단 세 사람 뿐이다. 오히려 내가 자주 듣는 건 단순하고 뻔뻔하다는 소리인데, 그럴 때마다 내겐 그렇지 않은 면도 있노라고 증명해 보이고 싶은 충동이 거세게 일었다. 보통 충동만으로 그치고 말지만.

 어쨌든 나는 오랜만에 내가 정말로 복잡한 사람일까? 하는 생각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나는 단지 남들도 내가 느끼는 만큼 느끼는지, 이런 느낌은.. 나만의 것일까 하는 따위의 사소한 확인에 언제나 목이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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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1 04:11 2009/08/01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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