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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2

  • 분류
    잡기장
  • 등록일
    2005/09/22 22:24
  • 수정일
    2005/09/22 22:24
  • 글쓴이
    pinf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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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괄량이 삐삐의 죽음 -윤의섭  봄

.서천의 홍원항에 다녀옴 춘장대도 잠시

 

 

 

9/19

  • 분류
    잡기장
  • 등록일
    2005/09/19 14:27
  • 수정일
    2005/09/19 14:27
  • 글쓴이
    pinf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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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것들

 

                       --윤의섭

 

읍내까지 올라가는 길은 얼마 안 되었다

은행나무가 몇 그루 있고

노오란 가로등이 아직 꺼지지 않은 채

길가에 서 있다

얼마쯤 걷다가 담배 한 갑을 사고

가게를 나온 그 길은

꽤 오랫동안 걸어온 느낌이었다

담뱃갑에는 한참 지난 월드컵 소식이 박혀 있었다

지나가던 개 한 마리가 슬금슬금 사라져버린다

큰 행사도 없는 마을이라

울긋불긋 걸려 있는 현수막이 반가워

교회 초청 강연회 날짜를 살펴보니

그건 석 달 전 일이었다

모퉁이를 돌아나오던 노인네가

재빠르게 가게 속으로 들어간다

멀리 마을을 횡단하는 도로가 보이고

띄엄띄엄 낮은 지붕들이

예나 지금이나 제자리에 남아 있다

선거 때처럼 지나간 날들에 종지부를 찍고

다들 그저 남아 있을 뿐이었다

나무는 자라는 걸까

시냇물은 흐르는 중일까

목록이 너무 많다

아무리 둘러봐도 다가올 일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