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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26일 새벽, 일간지 기자 울린 '불복종 아주머니'(펌)

****이곳저곳 검색하다가 한겨레 기사 "새벽2시 광화문, 유모차맘이 물대포껐다"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게시판 글을 발견했다.

 

[아래글이 있는 곳 url http://www.sarangbang.or.kr/bbs/view.php?board=freeboard&id=10738&page=1

새문안교회와 세종로4거리 사이 골목길로 진격했다가 경찰의 '신속한' 방어로 20여명의 시위대와 함께 세종문화회관 뒤쪽 골목길에 '격리'된 나. 세종로 4거리까지 걸어서 3분정도면 갈 길을 무려 2시간이나 걸렸다. 경찰이 세종로 4거리 방향으로 가는 모든 골목까지 막았기 때문이다.

2시30분경. 겨우 대로변으로 나와 우선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았다. 세종로 4거리는 경찰이 '점령'했고, 시위대는 태평로 방향으로 밀려있었다. 시위대에 합류하는게 급선무다. 물한잔 마시고 일어나려는 순간, 같은 의자에 앉아있는 2명의 대화가 내 귀에 꽂혔다.

대화자 1 : "오늘은 경찰쪽에서 맘먹고 나온 것 같아요. 가장 강도가 센 것 같은데요."

대화자 2 : "그래도 종합일간지 기자라고 경찰이 함부로 못하더라고. 경찰이 시민기자단 완장을 찬 사람은 시위대와 똑같이 밀치고 때리는데, 0000라고 하니까 신분증 확인하더니 '보도완장을 하셔야죠'하곤 물러서더라고."

대화자 1 : "그럴때는 종합일간지 기자대접을 받네요."

대화자 2 : "근데 아까 나 한 아주머니 보고 눈물이 핑돌았다."

대화자 1 : "왜요?"

대화자 2 : "살수차로 물을 뿌리니 시위대가 뒤로 물러나 경찰과 시위대 간격이 조금 벌어졌어. 텅빈 공간이 생긴거지. 다시 살수차가 앞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유모차를 끈 아주머니가 살수차 앞을 가로 막았거든. 경찰들이 나서서 '아주머니 비키세요.'하는데, 아주머니 말이 정말 감동적이야."

대화자 1 : "..."

대화자 2 : "유모차를 천천히 밀고가면서 '내가 낸 세금으로 만든 도로를 내가 걸어가는데, 왜 경찰들이 비켜라 마라 하느냐?'"하는거야."

대화자 1 : "우와..."

대화자 2 : "그 아주머니가 살수차를 막아서는 통에 시위대는 잠깐 시간을 벌은거지. 그 때 '유모차 아주머니는 건들지 마라. 건들면 다친다.'는 경찰 지휘자들 무전내용이 들리더라고. 내 생각엔 그 아주머니가 살수차를 막았다고 생각해. 경찰들은 자기 밥줄하고 관련된 일에는 아주 민감할 수 밖에 없거든. 유모차 끌고 살수차 막는 사람 강제로 밀어냈다간 자기 밥줄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판이니. 오늘 시위에서 탄생한 영웅이 아닐까 생각해."

대화자 1 : "근데 눈물이 핑돌건 뭐예요?"

대화자 2 : "유모차를 밀고가는데 애기발이 내눈에 띄인거야. 그 걸 보는 순간 눈물이 핑 돌더라고!"

세종문화회관 뒤쪽 골목에 2시간 동안 고립돼, 그 기자가 본 상황을 직접 목격하진 못했지만, 위 기자 말이 사실이라면 '비폭력 불복종'의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그런데 유모차 아주머니는 건들지 말라는 지휘자의 무선과 2시간 동안 세종문화회관 뒤쪽을 돌게 한 '무조건 막아!'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대로변에는 보는 시선이 많고, 뒷골목에는 보는 시선이 없어서일까?

****위 글은 다음의 한 카페에 오른 글입니다.(이 카페는 최근 폐쇄했습니다. 다음에서 폐쇄한 것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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