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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하는 바이크,
깜깜한 고요함에 새파란 열기가 퍼져나간다.
기분 나쁜 회색 빛,
지나는 발자국 소리마저 기분 나뿐 바퀴벌레 골목길,
그 껌껌한 길을 걷지 않으면 마주치지 않을,
새하얀 눈동자가 나를 기다린다.
그 친구.
망망대해에 떠도는 돛단배.
나를 밟고 지나가는 강철 무역선.
밤 하늘을 수놓는 UFO.
찬란하게 빛나는 너희들의 젊음.
아마도,
꿈처럼 들뜬 종로거리에서,
더러운 행색의 거지씨가 나의 너머.를 바라본다.
나는 움찔했지만,
털 끝이 곤두서고야 말았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계속 걸었다.
그런데 그때부터,
너희들의 가냘픈 미소가 천박한 창녀의 그것과 다름없이 생각되었다.
매일 밤 너를 기다리는,
그러나 서럽게 뒤돌아서는,
순결한 달빛의 바라봄.
나는,
이 둥그런 지구 위에 솟아난,
유일한 안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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