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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총기 난사 사건

숲에 주차한 차 안에서 나는 우연히 휴가 나온 군인이 친구와 통화하는 내용을 엿들을 수 있었다

"너네도 라면 6개 먹이는 신고식 하냐?"

"아 씨팔 자존심 엄청 상하고 미치겠다"

"밥을 말아 먹어도 안되고 비벼 먹어도 안돼. 식판을 엎어 버리는 거야. 씨발"

 

넉달 전 제대한 아들이 한 달 동안 면벽만 하고 책상에 앉아만 있어서 나는 몹시 속이 상했었다.

도대체 군대에서 무슨 일을 당했는지 알고 싶었던 터라 그 군인의 대화를 숨죽이며 엿들었다.

그 군인의 전화 내용은 내 아들을 이해 하는데 매우 유용한 정보가 되었다.

 

어제 육군 22사단에서 총기 난사로 병사 5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런데 총기사고가 발생한 육군 22사단은 84년에도 일병이 총기를 난사하여

15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당했었던 사건이 있었던 부대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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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육군 28사단에서도 총기 난사 사건으로 장병 여덟 명이 죽고 네 명이 부상당했었다

최근 2011년에는 해병대 2사단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장병 4명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일명 해병대 기수열외 사건은 피의자가 기수열외가 되어 후임들로 부터도 괴로움을 받고

총기난사 사건으로 생의 끝을 낸 안타까운 사건이다

세상에 죽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지만 죽고싶은 상황으로 몰려

2년을 못버티고 아까운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20대 초반의 청년들은 환경에 의해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장학금을 받고 돈을 아껴 쓰던 낙천적이었던 아들도 군대에서 2년 동안 청년기를 보내면서

정신병에 걸려 집에 돌아 올 수 있고 자살자가 되어 하얀 통에 담겨져 돌아 올 수 있다

문제는 지극히 정상적이었던 아들들이 탈영병이 되고 자살자가 되고 정신병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총기를 난사하고 탈영한 장병 또한 대학생으로서

강제 징집 되어 군대에 와 여태 버티다 전역을 불과 몇달 앞두고

현재 고립무원의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애초 군대란 곳에 보내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도 겪지 않았을

집에서는 멀쩡한 아들이었을 것이다

나는 군대의 병영문화가 한 인간을 파멸의 길로 끌고 갈 수 있기에

이 문제는 결코 쉬쉬 은폐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우리 나라의 아들들은 모두 징병이 된다.

그래서 아들을 가진 어머니들은 세월호 사건 만큼이나 군대 내 사망 사건이 가슴 아프다

 

총기사건이 날때마다 국방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총기를 난사한 장병을 군법에 회부하여 사형을 하는 것으로 끝냈기 때문에

원인을 알 수 없고 쉬쉬 은폐되어 정확한 진상도 알 도리가 없다.

군대가 정화되려면 상부에서 조사를 제대로 하고 정의로운 심판을 해야하지만

상부도 사병들의 인권을 챙기기 보다는 자신들의 승진에만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군대를 가보지 못한 나로서는 군대의 병영문화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다만 군에서 일어나는 자살사건의 규모를 통해 그 병폐를 짐작할 뿐이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자살자 65명, 2006년에는 77명,

2007년에는 80명, 2008년에는 75명. 2009년에 81명이다.

10년이면 800여명의 군인이 병영문화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군대의 병영문화가 왜 이 처럼 쇠락했을까?

교육부는 자유와 평등을 수호하고 자주적인 인간으로 주체적으로 살도록 교육했지만

국방부는 계급이라는 불평등으로 굴종을 강요하고 자유를 억압하고 까라면 까라고 시킨다

일제시대 식민지 군대에서 저항하지 못하는 백성으로 길들이기 위한 코스처럼

핍박 받는 동족들끼리 서로 괴롭힘을 주고 알량한 계급으로 자존감을 망가뜨리고

서로 보복하는 행위에 가담하도록 하는 병영문화는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우리나라 군대의 성격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군대란 외국군대의 침략으로부터 민족을 지키는 것이어야 하는데

이미 외국군대가 군지휘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병영문화의 정화란 불가능한 것이다

외국군대의 주둔 목적은 그 나라 민족의 안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 나라 민족을 지배하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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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31 추모 시위

추모 시위

 

사진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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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시민을 사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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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은 경찰을 사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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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연행하겠다고 위협하고
시민은 체증을 고발하겠다고 위협한다

누가 더 위협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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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호인'을 보고.....

영화 '변호인'을 보고.....

 

어제 크리스마스 이브에 남편과 영화를 보았다.

제목 -- 변호인

이 영화를 소개하는 예고편을 하도 많이 본 탓에 처음엔 편안한 마음으로 시작을 했다.

아 그 장면! 

그러다가 중반으로 접어 들면서 나는 더 이상 영화를 볼 수가 없었다.

숨이 쉬기가 힘들고 아팠다.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옆으로 지나가야 할 의자가 너무 많았다.

사람들은 너무도 진지하게 영화를 보고 있고...

버티다가 결국 겉옷을 최소 사이즈로 만들어 끌어 안고 양해를 구하며 기어서 나왔다.

내가 문제인가 영화가 문제인가

영화를 보다가 이런 일이 없었는데...

나와서 보니 중대장님으로 부터 문자가 와 있었다.

헌병대 영창 주소와 찾아 가는 방법이 자세하게 있었다.

내 상황과 영화 속의 아들을 찾는 어머니가 동일화 되었나 보다

고문을 받는 아들을 내가 어머니 시점에서 보았을까?

잠시 후 다시 영화관으로 들어 왔다.

맨 뒤 카펫 위에 다리를 펴고 앉아 숨을 가다듬었다.

고문 할 때 나갔다 왔는데 벌써 재판이 진행되고 있었다.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은 대학생은 국보법 위반이라는...

영화는 이 책의 저자가 역사학자이며 외교관이라는 사실을 밝힌다.

즉 불온서적이 아니므로 국보법 위반이 아니라는 대목에서 설득력을 갖는다.

 

나도 대학 때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었었다.

저자의 주장은 역사는 발전한다는 것인데 당시 기독교학과 교수가 된 서클 선배가

역사란 그저 환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자 학생이었던 우리들과 얼굴까지 붉히며 싸웠던 책이다.

   

영화관은 진지하게 몰입한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우리들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은 너무 잘 아는 사실들.

그 옛날 일들을 지금 이 시대 사람들도 과연 공감할 수 있는 것일까?

송광호가 연기를 잘해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향수? 아니면 국보법이 아직도 있기 때문에?

 

역사란 진실로 발전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다음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적어도 국보법은 사라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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