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토대가 생각보다는 불안정하다는 말은 그 방면을 굉장히 연구한 학자들의 논문에서나 본 말인데, 현장에서 님이 느끼셨다니 대단한 통찰력입니다. 동독이 하루아침에 무너졌던 것이나, 소련이 의외로 허무하게 무너지는 이유가 그겁니다. 우리도 전두환만 없었다면 박통이 죽고 쉽게 권위주의 체제가 무너졌을 것이란 얘기를 종종 하더군요. 아무튼 명망가들의 거창한 아이디어 보다는 내가 주변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거부터 고쳐나가는 거 좋다는 생각입니다. 20년 가까이 운전했지만 경적 울린 적이 불과 세네 번이면 이 또한 통일운동 못지 않게 사회를 스트레스 없이 부드럽게 만드는 데 일조한 것이라 믿고싶습니다.
보리와 약간 관계 있던 사람인데요, 윤 대표와 안면도 있고요. 명망가들의 실제 얼굴들이 정말 어이없을 때가 많습니다. 윤 대표의 그런 모습을 나는 직접 보지 못했지만, 명망가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님의 글을 보며 일종의 쾌감이 느껴집니다. 명망가라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좋은 일 하지만, 실은 자기 생각을 사람들한테 당위라고 얘기하며 사람들 부려먹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법륜스님 일하는 곳에 자원봉사 문의하러 간 적 있는데, 이름만 거창했지 별로 일도 없고 사람도 적고 스님만 유명해지고 있다는 느낌 받았어요. 나도 지난 20여년 동안 진보인사들과 함께 나름 밑에서 수발들며 할 거 안 할 거 구경도 많이 해봤지만, 솔직히 기획위원은 늘 기획위원에 고문, 자문위원, 대표, 이사 다 해먹지만 간사가 언제 그런 자리로 올라가는 거 못 봤습니다. 간사 아이디어나 교수지식인들의 아이디어나 다를 거 없는데도 잘 짜여진 학벌 네트워크로 아이디어만 내고 다니며 행세하는 인간들, 그리고 그 말에 속아서 맨날 우리는 자원봉사와 잘 해봤자 간사, 사무국장.... 오히려 생활은 저임금으로 고착되고, 운동은 변질되며, 주변에서는 애인도 없는 좌빨이란 소리만 따라 붙습니다. 대안교육운동도 90년대 중반부터 지켜봤는데, 거기 나온 애들이 더 대안적으로 사는 것도 아니고, 좋은 대학 가려는 스펙으로 변질되었잖아요. 일종의 자유주의 지식인 가문들의 자제들이 더 비싼 돈 내고 따로 노는 거밖에 안되더라구요. 그야말로 자기네들은 늘 아이디어 내고 우리는 손발이 되어 그 치닥거리 하는 구조, 이젠 정말 끝입니다. 그리고 보리에서 성희롱적 발언들이 문제됐던 적이 있었다는 블로그를 본 적 있는데, 그것도 말 좀 듣고 싶군요. 사실인지 아닌지도요.
댓글 감사합니다^^ 교수나 유명인들 중심인 단체들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 일하는 사람은 따로 있는데 유명한 사람들이 그 단체의 성과물을 독식하고 대표하는 문제들이 보리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납니다. 보리출판사가 펴낸 좋은 책들이 윤구병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것들도 있지만, 정작 그 아이디어를 책으로 만든 건 노동자들인데 윤구병 대표 혼자 그 성과와 업적을 독차지하고 있죠. 그리고 성희롱적인 발언은, 굉장히 많습니다. 다만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글을 쓸 생각이 아직은 없습니다. 윤구병 대표의 악행을 폭록하는 게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아닌데, 그 부분을 쓰면 그렇게 될 거 같아서요. 써야할 때가 오면 피하지는 않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