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가면과 스타니슬랍스키...이 두 개가 나란한 겁니까? 하하. 어떤 광풍연기를 하실지 궁금해졌어요. ^^
근데, 본문 읽다가 문득 김태희 생각났어요. 예전에 짤방으로 떠돌던 그거 있잖아요. 울고웃고놀라고 무서운게 모두 한가지 얼굴...ㅋㅋㅋ (물론 앙겔님은 초보셔도 그보다 훨 훌륭한 연기자일 거라고 믿습니다. ^^) 그런건 역시 자신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지 못해서 그런거 아닐까 싶어요.
배우도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자신이 받고 싶으니까 연기하는 걸텐데요, 그렇다고 무대에서 그냥 자신으로 남으면 아무도 봐주지 않으니까 완전히 자신을 버리고 타인이 되어야 하는 것같아요. 그치만 사람이 자신을 전부 버리고 남이 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은 없으니까요. 이기적이고도 이타적인 감수성은 갖추기 어려운 드문 자질인 것같아요. 명배우들은 그런 감수성이 있는 거겠지요.
으악 아니에요 무대광풍을 기대하시면 절대 안 돼요 ㅡㅅ ㅡ;;; 진짜 쪼금도 기대하지 마세영...; 진지하게 임하고 있고 내용도 무대도 진정성은 있겠지만 퀄리티는 기대하지 마세영 ㅡㅅ ㅡ;;;
무대에서는 그렇다고 혼자 하는 게 ㅇㅏ니기 땜에 자기를 완전 잊으면 안 되고, 다른 연기자들과 교감하며 그래서 그들의 행동을 관찰하며 해야 되구요. 내적으로 몰입과 외적인 조건의 긴장 속에 그 사이 중간 지점에 있어야 한다구 해요 그런 트레이닝을 받고 잇어요. 근데 그게 무지하게 어렵네영 일단 덜렁대는 몸뚱이 내 의지를 거스르는 몸뚱이가 원통하다..< ㅋㅋ 글구 연기를 너무 못하니까 배우들이 자기자신으로, 그니까 내가 그저 나인데 어떤 상황에 처하는 걸로 해보자고 저는 제안했었어요. 그것도 좀 반영될지 모르규.. 암튼 그렇슴다 지금은 트레이닝에 촛점을... 제가 앞으로 쓰는 글에 졈 허세가 낑기더라도 너른 마음으로 무시하고 마음을 비우고 와주십셔.. 헤헤<
잘 읽었습니다. GV에서 충분히 이해가 안 됐던 부분을 글로 읽으니 좋네요. 권리는 분절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일부의 권리가 보장된다고 해서 일부만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하는 건 쓸모 없는 소리라는 이야기도 곱씹어보게 되구요.(사소하지만 보통은 인권을 쓰는 자리에 권리를 갈음해서 쓴 이유도 궁금합니다)
하지만 쓸모 없는 소리라는 이야기엔 생각이 다릅니다. 요컨대 이 나라는 민주주의다, 혹은 독재국가다, 혹은 상한 잡채다, 라고 하는 말은, 현 상황을 진단하는 말이죠. 진단은 (간결함을 희생하지 않는 한)상세하고 정확할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잡채에서 당면과 시금치가 쉬었고 당근이랑 양파는 괜찮네? 그럼 지금 배고프고 멀쩡한 거 버리기도 아까우니 당근이랑 양파만 골라내서 비빔밥 해먹자.(물론 먹기 싫은 건 알겠지만 알다시피 우리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가 않잖니?)거나
우린 종교의 자유와 표현과 언론의 자유는 제법 갖춰졌지만 사상과 양심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는 아직 개떡같아. 그러니까 AA BB한 슬로건으로 투쟁하자!
라는 식으로, 쓸모있게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더 상세한 진단은 좀더 상세한 액션을 끌어낼 수 있다 싶은 겁니다.
같은 맥락에서 GV와 이 글에서 나온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전체적인 내용엔 공감이 가지만 이야기하는 방식에 있어서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영화는 감독이 감독 나름으로 적절하고 찍고 싶은 정치적인 방향으로 찍었던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이 간 친구는 다양한 게이의 생활과 생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식의 영상보다 더 만족스럽기도 했죠. 물론 점령상황은 어떤 배경설정으로만 깔았고, 더 심각하고 본질적인 문제일지도 모르는 그것을 전면적으로 보여주지 않은 것은 동시에 아쉬웠고, 그런 점에서 GV때의 이야기도 공감이 갔지만요.
그렇다면 영상을 다시 찍어서 상영할 수는 없으니, 아쉬운 이야기를 뎡야핑님이 채워주시면 되는 겁니다. '어깨에 총을 메고 클럽에서 춤 출 수 있는 건 오직 유대인 뿐이라는 것, 슈샨에서 발언하는 팔레스타인인은 영어를 써야 하지만 슈샨이 문을 닫을 때 고별사는 히브리어로만 이뤄졌다는' 것, 결국 '슈샨이 (완전한) 해방구가 아니라는 것은 영화 스스로 입증했다.'는 것을 지적하고(뎡야핑님 같은 관심 많은 분이 아니라면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점들이겠죠. 그런 걸 짚어주신 건 중요한 지점이었습니다.)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영화에 드러나지 않은 점령상황에 대한 현실은 어떻고, 어떤 자료를 찾아보면 더 상세하게 알 수 있는지, 그리고 이 상황에서 우리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액션은 어떻게 있는지 조목조목 짚어주셨으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하는 뭐 사실은 다 지난 이야기긴 합니다만.~_~
어휴 잘 읽었다는 말 한 마디 하려고 쓴 게 길어졌네요. (http://blog.jinbo.net/house/3) 요기 들어갔다가 들어본 적 있는 별명이 보이길래 혹시나하고 들어와봤는데 GV이야기가 딱 나와서 반가워서 그만 ㅎㅎㅎ
어머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스팸 아닌 댓글이 달렸네요 가끔 들어와서 스팸이나 지우고 있었는데...-_-;;;;
상한 잡채를 저는 점령 문제와 관련해서 언급했던 건데요, 점령과 피점령의 관계에서 이스라엘의 시스템이 동떨어져 존재할 수 없다고 봅니다. 이스라엘 유대인에게 보장된, 그리고 상대적으로 서안과 가자의 팔레스타인인들보다 이스라엘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조금 더 보장되는 표현의 자유가, 점령 문제와 아무런 상관이 없느냐면 그렇지 않다는 얘기를 해왔는데요. 이스라엘로서는 21세기에 얼마 남지 않은 노골적인 식민 국가로 존재하기 위해 정당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위한 여러 작업들이 민관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실행되고 있습니다. 이해하시는 바처럼 '민주국가'라는 이미지(와 그 이미지를 위해 수행되는 것들이) 팔레스타인 점령을 지속하는 데에 수단으로 존재하고 있다면, 저는 그 수단이 허구이고, 점령에 봉사한다는 점을 드러내고 싶지, 그 장점을 살리고 극대화 해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쓸데없는
특히 아랍인은 표현의 자유가 없는데 유대인은 있으니까 표현의 자유가 일부 있는 나라라는 말 자체가 저는 성립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건 그냥 인종차별 시스템 아닌가요? 발전시켜야 할 무엇이 아니고요. 백인들만 자유를 누리던 과거 남아프리카 공화국처럼 말예요.
제가 말하는 건 "우린 종교의 자유와 표현과 언론의 자유는 제법 갖춰졌지만 사상과 양심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는 아직 개떡같아"가 아니고 "유대인에게는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등 모든 것이 제법 갖춰졌지만 아랍인에게는 아니야" 그리고 이 아랍인들은 (GV 때 언급한대로) 이스라엘 내에서 50여개 법으로 공식적으로 차별받는 팔레스타인인과 군사점령당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인 거고요.
GV에 임하는 태도는 미숙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뭔가 쓸데없이 분노를 드러냈던.. 앞에 있는 사람이 그런 식이면 마음이 편치가 않죠 마치 재밌게 본 게 잘못이라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고.. 저는 그런 점이 미숙했다고 생각하지만요, 이미 찍어서 공개된 영화를 얘기할 때 정치적으로 입장차를 드러내고 영화를 비판하는 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다만 더 정제된 언어로, 분노하지 않고-_- 건조하게 얘기하는 게 훨씬 좋았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몇달간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으로 격해져 있던 감정이 괜한 자리에서 폭발했던 것도 같습니다-_-;;;
그리고 점령 현실은 설명했다고 생각하고요, 그거 하러 갔던 거니깐요-_- 더 찾아보실 수 있게 안내하지 않은 것은 아쉽고..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항상 BDS를 얘기하고는 있는데, 더 구체적인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게 연대운동 차원에서 좀더 준비하겠습니다.
참 인권과 권리는 명확히 나눠서 쓰고 있지는 않고, 기본적으로 시스템 얘기를 하는 거라 권리라고 썼던 것 같습니다. 법 민주주의 그러면 저는 권리 쪽으로 단어를 쓰게 돼서요. 암튼 스팸 아닌 댓글 정말 반가웠습니다^^;;
하기오 모토 작품에 관심이 많아보이셔서 공연 정보 하나 알려드릴게요. 하기오 모토 만화를 연극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요, 명동예술극장에서 하기오 모토 단편 만화 <반신>을 원작으로해서 연극 <반신>을 무대에 올려요~ (<반신>도 꼭 찾아보세요! <반신>에서도 하기오 모토의 감성과 깊이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반신> 공연은 9월 12일부터 10월 5일까지 공연해요. 원작이야 알고계시다시피 실력 있는 작가 하기오 모토 <반신>이고, 일본에서 스타 연출가로 불리는 노다 히데키와 국내 연기파 배우들이 뭉쳐서 만드는 작품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