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으로서 어디 후기도 못 남겨 미안합니다; 공연 후 질문 받겠다 했을 때 몇초 정적이 흘러 제가 얼른 손 들었던 건데 완전 기우였어요. 질문들도 모두 좋았고요, 연극의 진지함 덕분에 이스라엘에도 검문 명분이 있는 것 아니냐, 왜 한국에서 연대해 줘야 하느냐하는 질문까지도 솔직하고 진중한 토로로 다가왔습니다. 무엇보다 돌아가며 뭐든지 다~~ 답하는 활동가들의 내공에 감탄했구요...ㅎㅎ
저는 우스타 쿄스케 만화를 좋아하지는 않아서 마음에 담아 두고 싶은 장면도 없습니디만(^-^;), [삐리리 재규어]의 경우는, 정말이지, 만화의 모든 컷이 훌륭한 짤방이랄까, 하여튼 이런저런 상황에 처했을 때 긴 말 하지 않고 [삐리리 재규어]의 한 컷으로 끝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어요(^-^). 이를테면 너무 엉망인 예술작품들을 보았을 때는 구체적인 설명 다 집어치우고 그냥 "아아. 감동했어! 상상 이상으로 대단하게 엉망인걸"이라는 대사가 들어있는 컷으로 대신하다거나, 그렇게 엉망인 작품을 피해가지 못한 나 자신을 자아비판하는 차원에서 "오늘은 모두가 무척 충실하고 쓸데없는 시간을 보냈다"라는 대사가 들어있는 컷을 인용하고 싶어지고는 하더라구요. ㅋㅋㅋ.
그러게요, 인터넷 카더라 통신은 사진이랑 같이 돌아서 그냥 말로 전하는 카더라 보다 더 신빙성있게 보이는게 문젠거 같아요.
근데, 어디서든 애기가 죽고 그럴 때 사진같은 걸 어떻게 찍나 모르겠어요. 그런 순간에 문득 카메라 들이대고 찰칵... 이런 것도 참 굉장한 신경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지 싶습니다. ㅠㅠ
암튼,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요즘 나날이 심해져서, 거기 참상이 말로 형언할 수 있는 지점을 넘어서는 것같아요. 힘내세요...
기자도 소명 의식 없이는 못 해먹을 것 같아요 정말로. 저희가 연극 연습 중이라서 잠시 몇 분 동안 그 비극을 촬영하는 기자 입장에 있어봤는데 내가 이러고 있을 땐가, 근데 이게 내 일이니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에휴... 그리고 익숙해지는 것도 있구요. 어제도 보고 엊그제도 보고 몇 년이나 봤는데 손 떨려서 못 찍을 것 같진 않고..
그나저나 지금 알라딘에서 책 리뷰 읽고 있었는데 ㅎㅎ 저도 빨리 쓰고 싶은데 책을 좀 다시 읽구 쓰고 싶어서요~ 다음주에는 써야징
저는 크레이크 톰슨의 작품은 [하비비]보다는 [담요]쪽이 더 좋았습니다. 저에게는 [담요]가 여러모로 더 흡인력이 있었어요(설명을 하자면 좀 길어질 것 같으니까 나중에 만나면 이야기 할게요(^-^)). 그런데 크레이크 톰슨에 관한 "짧은 쉴드"는 오리엔탈리즘적이라는 비판에 관한 것인가요? 만일 그렇다면 뎡야핑님의 "짧은 쉴드"가 어떻게 작가의 오리엔탈리즘에 관한 쉴드가 될 수 있는지 저로서는 납득이 잘 안 됩니다만. 짧게 써서 그런 건가...?
하기오 모토님의 [포의 일족] 신간 소식은 기쁜 소식이네요(^-^). 이전에 뎡야핑님에게 듣기는 했습니다만 여기에서 신간 이미지를 보니 또 반가운 마음입니다. 저는 [포의 일족]을 아직 1권만 보았을 뿐이지만, 이 만화가 정말 마음들어요!
본문에 썼던 걸 다시 읽어보지 않고 부연하자면 저는 예를 들어 남녀평등이 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녀가 평등한 듯 가정하고 얘기하는 거가 정말 싫은데, 예술작품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현재 맥락에서 여성차별일 수 있는 이야기가 여성해방 뒤엔 차별이 아닐 수 있는 식으로요.
잘 읽었어요 훌륭해요!
안 그래도 요즘 팔연대의 고민이 많겠구나 했어요.. 지적하셨듯 폭력을 주고받는단 식의 구도에도 문제가 있지만, 제가 sns상에서 목격한 것으로는 으째 유대인들이 진작에 다 죽었어야 한다느니, 스타벅스 회장이 시오니스트이니 아니니..가 많더군요. 이런 식의 민족주의 기획이 자민족의 영광에 사로잡힌 불순한 사상의 문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자본/제국과 긴밀히 연결돼있단 것도... 좀 설파해주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