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에 잘 왔음

2012/02/01 20:31

ㅇㅇㅇㅇㅇ잘 왔다고 하긴 힘들지만 결과적으로 잘 왔음

 

공항에서 당한 일을 쓰자면 너무 내가 나라는 게 명확해져서 생략 나중에 쓰겠음

암튼 여기서 다니다가 이스라엘 군인한테 붙들리면 끝장임 추방당할 거 같음 왜냐면 쟤네들이 나를 추방해서 손해가 뭐야 -_- 예전에 노르웨이 활동가는 군인->경찰 이렇게 끌려갔을 때 대사관에서 1시간도 안 돼서 달려와서 잘 풀려놨는데 한국에서 그걸 기대하긴 힘들겠지 젠장... 그래서 이동루트가 좀 많이 걱정 됨. 괜히 붙들릴까봐.

 

그렇지 않아도 절대로 이스라엘 군인이 여권 뺏을 때 주지 말라고 교육을 받았었는데 재작년에 뺏겼었다고... 그거때문인 거 같다 아오 빡쳐 진짜...

 

여기 게스트하우스 회선이 혹시나 감청당할까봐. 그도 그럴 게 내가 묵는 호스텔 이름 다 알아내고 오늘 내 블로그 접속이 안 되는 거임 알고 봤더니 우리 언니가 진보넷에 전화해서 진보넷에서 내 블로그 접속 차단한 거였음 근데 언니가 그랬다는 사실을 내가 나중에 알아서 -_- 그래서 정말 오버이고 그럴리 없어 하면서도 너무 불안해서 -_-

 

그거 궁금하다 호텔에 체크인 리스트를 국가에 제공하나? 여기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나란데 실제로 그런지 궁금하다. 

 

심문이란 걸 처음 당해봤는데 정말 무서웠다. 뭐가 무섭냐면 얘네가 뭐뭐를 가지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거다. 게다가 즉석에서 내놓으라고 강요당한 정보들도 있고... 암튼 한국인이라서 정말 다행이야 평소에는 영어 못 해서 스트레스 받으면서, 네이티브 영어사용자가 활동에 있어서도 훨씬 유리하다고 젠장그랬는데 심문당할 땐 내가 훨씬 유리해 -ㅁ- 적절히 말문이 막히면 못알아들은 척 하면서 시간을 벌었다

 

그러면서 새삼스레 박정근씨 생각했다. 박정근씨... 그 웃기지도 않는 걸로 심문당하지만, 본인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우울증 치료약까지 먹고... 나는 존나 당할 때는 괜찮았는데 (속으로 진정하라고 주문을 외움) 내가 큰 실수를 했다는 걸 알고 시간을 돌리고 싶었다 그러다가 그래도 새로운 시나리오를 짜서 우겨야 하나 자포자기하고 존나 비난하고 당당하게 추방당해야하나 걱정했는데 모르는 건지 알면서 풀어주는 건지 풀어줬다 그러고나니까 눈물이 나와서 예루살렘 오는 내내 버스에서 울었다 -_- 개년이 추방한다고 계속 협박해 씨발년아!!!!! 썅년 두 눈을 바라보고 말하래 지가 허경영이냐

 

아무튼 오늘은 그래서 완전 날렸다. 새벽에 잤는데 아침에 깼다. 깨서 예루살렘 올드 시티를 대충 둘러보았다. 우산을 꼭 챙겨야 했는데 안 챙겨서 길에서 사는데 도둑놈이 40셰켈이나 달라 그랬다. 한국에서 10셰켈이면 산다면서 극구 거절해서 20셰켈에 샀다(6~7000원) 과연 그지같아서 벌써 한 개 살이 나감-_- 다 도둑놈처럼 보여서 예전에 먹었던 팔라펠을 먹으러 괘 돌아갔는데 홈무스 더 달라는데 안 주고 -_- 서러워가지구... 길 걸어다니면 택시 기사가 타라고 난리를 치고 아오 관광지 너무 싫어 근데 난 여기 건물들이 진짜 너무 좋다 신발이 다 젖도록 걸어다녔더니 감기 걸린 듯 -_- 아직 낮이지만 그냥 쉴 생각이다 일단 잠을 더 자야 해...

 

이따가 나가서 핸드폰 요금 충전하고 환전해야지. 환전을 두 군데만 알아봤는데 재작년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신뢰하고 환전했던 게 완전 당한 거였음을 새삼 깨달았다. 내일은 수공예품 사러 가기로 했다. 혼자라서 좀 걱정했는데 메일 보내자마자 왕환영한다고 엄청 친절한 답장이 바로 왔다 ㅋㅋ 내일 일찍부터 이동해야지..

 

아 내가 지금 묵은 게스트하우스는 크리스챤 쿼터에 있는 곳이다. 올드 시티에는 무슬림 쿼터, 아르메니안 쿼터, 유대인 쿼터, 기독교 쿼터 이렇게 네 개가 있는 듯(더 있나?;) 그 아름다운 흰색 벽돌집임 다 좋은데 와이파이가 1층에서만 잡혀서 그게 좀 짜증나네 누워서 인터넷 하고 싶은데... 무슬림 쿼터는 새벽에 방송(?)같은 게 나오는데 그걸 뭐라고 하더라 맨날 까먹어. 암튼 그래서 새벽에 15분 정도 잠을 못 자기 때문에 일부러 크리스챤 쿼터로 왔다.

 

아까 걷다가 요몇년간 동예루살렘에서 가장 집들이 많이 파괴당하고 있는 실완 표지판을 봤다. 근데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겠어서 결국 걍 돌아옴 지도가 없어서... 지도가 있긴 있는데 일반 여행자용 지도라서 왕 그지같애 내일 지도를 구해봐야지... 벌서 방이 질려서 저녁엔 쌀밥 해먹을 생각이다. 아 장도 봐야 하는구나.

 

연락할 사람 많은데 메일 보내기가 불안해서 이따 다 전화로 얘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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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놈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