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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왜 군사 검문소에 안면인식 카메라를 도입했을까?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자 감시 체제의 서막

이스라엘군이 검문소에 설치한 안면인식 카메라로 팔레스타인인들의 생체정보를 수집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다. 군에 안면인식 기술을 제공하는 업체는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애니비전(Anyvision Interactive Technologies)이다. 애니비전은 퀄컴,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기업의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고 이스라엘군이 점령지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을 감시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며 요 몇 년 새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애니비전이 개발한 안면인식 소프트웨어는 기종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카메라와 연동해 바로 작동할 수 있게 설계돼 있다. 애니비전은 이스라엘군이 서안지구에서 진행하는 두 개의 감시 프로젝트에 기술을 공급한다. 첫 번째는 매일 각각 수천에서 수만의 팔레스타인인이 지나다니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 검문소 27개에서 안면인식을 통해 통행 허가증 소지자인지를 자동 확인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서안지구 안에 군이 설치한 검문소에서 일상적으로 촬영한 팔레스타인인들의 데이터를 수집해 ‘잠재적 테러리스트’를 감시하는 것이다. 두 번째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다.

1천억 원짜리 감시 프로젝트

이스라엘 국방부는 최근 몇 년간 1천억여 원을 들여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 검문소의 시설을 ‘개선’하고 안면인식 카메라를 설치해 2019년 2월부터 새로운 검문 시스템을 도입했다. 잠시 이 검문소라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이스라엘은 1967년 팔레스타인 즉 서안지구, 가자지구, 동예루살렘과 시리아의 골란 고원을 군사점령했다. 그 뒤 동예루살렘과 골란 고원을 자국 영토라 주장하고 있고,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많은 부분도 자국 영토로 불법 편입시켰다. 그리고 가자지구는 주기적으로 침공해 학살을 자행하며 13년간 육・해・공을 봉쇄 중이고, 서안지구는 2002년 주로 8미터 높이의 콘트리트 장벽으로 둘러싸는 공사를 시작해 거의 완공했다. 2004년 국제사법재판소는 이 장벽 건설이 불법이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아랑곳하지 않고 마치 이 장벽이 서안지구와 이스라엘 사이의 ‘국경선’이라도 되는 양 장벽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국경 검문소’라 부르고 있다. 장벽은 실제로는 서안지구 안쪽 땅을 깊숙이 침범하며 세워졌고, 많은 팔레스타인 마을이 장벽 때문에 갈라졌다. 이스라엘은 또다시 그 땅을 불법 병합했다.

장벽의 검문소는 서안지구 안 곳곳에 세워진 검문소와 함께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군사점령 만행의 장소로 꼽힌다. 검문소에 가로막혀 이 안에서 출산을 하다가 사망한 임산부나 병원에 가지 못해 사망한 환자의 사례가 적지 않다. 물론 사망자 중엔 어린이들도 있다.

일상적으로는 매일 아침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로 출퇴근하는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이 4시간 가까이 검문소에 줄을 서서 통행을 허가받기 위해 대기해야 했다. 이스라엘은 1천여 억 원을 들여 검문소를 선진화한 덕분에 노동자들의 대기 시간이 4시간에서 10분으로 줄어들었다며 안면인식 기술 도입을 자화자찬하고 있다.

노동 허가증과 검문소

그렇다면 애초에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은 출퇴근 길 8시간을 대기하면서까지 왜 이스라엘로 일하러 갔던 것일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노동자들로 자국을 위한 거대한 하부 인력시장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군사점령한 뒤 팔레스타인 산업을 파괴하고 국경과 수출입을 통제해 경제를 고사시켰다. 이스라엘 화폐가 기본 통화로 지정되고 이스라엘로부터 공산품을 구입하도록 강제되며 팔레스타인의 물가는 이스라엘에 맞춰졌다. 이스라엘의 물가는 한국보다도 높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유대인이 꺼려하는, 힘들고 임금이 적으며 법적인 보호 장치가 적은 직업군에 점령지 팔레스타인의 노동자를 데려오기 시작했다. 같은 일을 하고도 팔레스타인 노동자의 임금은 유대인 노동자 임금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그럼에도 팔레스타인에 제대로 된 산업이 성장할 수 없었고, 따라서 실업률 역시 몹시 높았기 때문에 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찾아 이스라엘로 향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군사점령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인이 많다는 이유로 2000년대 중반부터 노동자의 출입을 엄격히 관리하기 시작하며 노동 허가 제도를 도입했다.

이스라엘군은 검문소에서 이스라엘로 출근하는 팔레스타인 노동자의 몸을 수색하고 노동 허가증 소지 여부를 검사했다. 이 과정 때문에 팔레스타인 노동자는 매일 아침 적어도 출근시간 4시간 전부터 검문소에 줄을 서야 했던 것이다. 때문에 바뀐 시스템을 달가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새 시스템에 따라 이제 노동 허가증을 받으려면 반드시 생체정보가 담긴 마그네틱 신분증을 만들어야 한다. 2019년 6월 현재 팔레스타인 점령지를 통치하는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의 군사정부(COGAT)는 서안지구 주민들에게 83,000개의 노동 허가증과 382,000개의 ‘스마트 신분증’을 발급했다.

빅데이터를 통한 ‘테러’ 예방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UNOCHA)에 따르면 2017년 1월 현재 서안지구에는 총 98개의 검문소가 있는데, 이 중 39개의 검문소는 베들레헴과 칼란디야 등 장벽에 위치한다. 이스라엘군은 장벽의 검문소 중 27개에 애니비전의 안면인식 카메라와 소프트웨어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마트 신분증과 얼굴을 스캔당해 검문소를 통과하는 이들의 정보가 수집돼 다른 용도로도 쓰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장벽 외에 서안지구 안에 설치된 59개의 상시 검문소 중 어디에 애니비전의 카메라가 설치됐는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 또 기습적으로 설치되는 이동식 검문소라는 것도 있는데, 유엔이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5,587개, 2,941개가 설치됐다고 밝힌 바 있다. 카메라 어느 기종에나 설치 연동과 실행이 간편한 애니비전 안면인식 프로그램의 특성상 이동식 검문소에서도 사용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 역시 알 수는 없다. 팔레스타인인은 언제 어디서 자신들이 촬영되는지, 그렇게 촬영된 데이터가 어떻게 수집・저장돼 활용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통제는 더욱 불가능하다.

이스라엘군은 이미 검문소에서 신분증 정보와 전화번호, 차량 정보, 얼굴 사진 등 팔레스타인인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자칭 ‘테러 방지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여러 번 ‘빅데이터’를 활용해 ‘테러’를 예방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기존에 검문소에서 수동으로 일일이 정보를 수집해야 했던 이스라엘 군인들이 업무 강도에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제 생체정보가 담긴 스마트한 시스템의 도입으로 데이터 수집과 신분 확인 절차가 간소화되고 편리해졌다. 일견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피점령민 양자 모두에게 이로운 일처럼 보인다.

안면인식 기술 도입이 의미하는 것

이스라엘 국방부는 이런 안면인식 시스템의 도입을 통해 ‘국경 검문소’, 즉 27개 장벽의 검문소가 ‘공항 터미널’ 같아졌다고 말한다. 같은 인식을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공유한다. 좁고, 지저분한데다 매일같이 붐비던 검문소가 쾌적한 공간으로 거듭났다. 피점령지 주민으로서, 점령당국의 폭력을 매일 면 대 면으로 경험하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점령군과 접촉이 최소화되는 것만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감시의 고도화는 검문소를 정상적인 것으로, 아무런 불편함과 거리낌 없는 일상의 일부로 만든다. 궁극적으로는 이스라엘이 전력을 다해 시도하는 점령체제의 정상화에 이바지한다.

안면인식 기술과 생체정보의 DB화도 문제적이다. 2019년 5월 샌프란시스코 시의회는 미국 최초로 경찰 등 55개 행정기관이 범죄수사를 위해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조례를 통과시켰고 여러 도시들도 잇따라 같은 내용을 통과시켰거나 논의 중이다. 감시 기술이 인권 침해적인데다, 생체정보는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특성 상 피해 발생 시 원상회복이 불가역적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얼굴 사진 등 생체 정보를 저장해서 테러 예방 명목의 거대한 감시 체제를 만들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정보가 어떻게 수집돼서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한 접근권도 없다. 한편으론 이렇게 모인 생체정보들이 빅데이터화 돼 애니비전 같은 이스라엘 업체의 자산이 되고 기술 개발에 활용될 우려도 크다. 안면인식 기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선 최대한 많은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필요하다. 그래서 안면인식 기술 개발을 위해 당사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인터넷 상의 사진을 마구 가져다 데이터셋을 만든 기업들이 계속 문제가 되고 있다. 애니비전이 자랑하는 높은 정확도는 이런 문제제기로부터 안전하게, 아무런 통제 없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이용해 개선되고 있는 건 아닐지 의심스럽다. 이 때문에 애니비전 투자자로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미국 이민관리국이 이민자 단속을 위해 MS사의 안면인식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밝히자 비판 여론에 몰린 MS사가 기술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힌 일이 있다. 이와 같은 비판은 애니비전 투자에도 적용돼야 한다. MS사는 안면인식 기술 개발과 적용에 관한 6개의 윤리적 지침을 만들기도 했다.

매일 일터에 가기 위해 노동 허가증이 필요한 이들로서는 안면인식을 비롯한 감시 시스템을 거부할 방법이 없다. 반세기 넘게 극악한 점령정책과 경제 말살에 시달린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피할 쉬운 선택지로써 생체정보 제공은 너무나 유혹적이기도 하다.

이스라엘과 친미 아랍 국가들은 지금 오랜 반목을 공식적으로 깨고 미국의 ‘중동평화’ 구상에 따른 반(反)-이란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화책으로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경제 번영’을 약속하고 있는데 원조 명목의 기금이 상당 부분 그랬듯 걸프 국가가 약속한 돈도 이스라엘로 쏟아져 들어갈 공산이 크다. 자본의 이동만큼 노동자의 이동 역시 자유로울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이 전보다 쉽게 이스라엘로 일하러 가도록 시스템을 정비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선진화된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워커스 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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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1970년대를 풍미한 팔레스타인 저항의 아이콘 : 가산 카나파니와 라스미아 오데

플레이어가 안 보이면 링크

:: 오프닝 ::

- 당신들은 도대체 왜 이스라엘과의 평화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는거죠?
- 평화 협상이 아니라, 왜 조건부 항복이나 굴복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인거죠?

소설가이자 혁명가로 지금까지도 전세계 해방 운동에 영감을 주는 가산 카나파니. 7월 8일은 그가 이스라엘에 암살당한지 47년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오프닝에 인용한 인터뷰 영상을 조만간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 휴먼즈 오브 팔레스타인 ::

팔레스타인 해방운동가, 이스라엘군에 고문당한 생존자, 평화운동가로 살아온 라스미아 오데. 왜 오데는 미국에서 추방당했을까요? 왜 최근 독일에서 그녀의 입국을 막으려 든 걸까요?
팔레스타인인의 뿌리 뽑힌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라스미아 오데의 인생 여정을 더듬어 봅니다. 또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 김복동 선생님과의 만남도 소개합니다.


벌써 4화다

다 재밌지만< 이번 화가 제일 좋다. 사실 개인적으론 사심방송했던 3화가 넘 재밌었지만 ㅋㅋ 이번 화가 중간중간 설명이 잘 들어가서 듣기 좋지 않을까... 그냥 그런 생각이 들어서 좋은 건데 막상 청취자는 아닐 수도...<

처음 듣는 사람도, 팔레스타인에 관심 있는 사람도 모두 재밌게 들을 수 있는 팟캐스트가 되어야만 해

가산 카나파니 소설은 한국에도 조금 소개됐었는데 지금 번역판 구할 수 있는 게 없는 듯? 인터뷰 영상 넘 좋아서 빨리 자막 달아 봐야지. 예전에 카나파니 소설이 꽤 번역되고, 유명했단 걸 알고 신기했다. 그 많은 아랍 소설 중 한국의 운동권들에게 가닿았다는 게. 어떤 점이 유독 여러 번 번역될 만큼 가닿았던 건지 흥미롭다. 물론 나도 엄청 재밌게 읽었지만.

라스미아 오데님은 2년 전에 "48년째 '자백'을 강요 받고 있습니다" 쓰면서 자세히 알게 됐는데 기사에 못 풀었던 얘기를 자세히 할 수 있어서 넘 좋은 시간이었다.

우리 PD님이 구성하신 거지만 어쩌다 보니 우연히 PFLP-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의 두 활동가를 다루게 됐다. PFLP에 대한 탄압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데, 특히 미국에서... 테러 단체라고. 웃기지도 않는다 진짜 나쁜 놈들이야

처음 팔레스타인에서 내가 PFLP 어쩌구 하니까 사람들이 잘 못 알아 들었다. 당연한 거 아닌가...; 나도 한국 단체들이나 정당 이름 영어로 하면 모름;; 아랍어로는 보통 '전선', 즉 '샤으삐야'라고 부른다.

다음 화도 또 준비해야 돼....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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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토화, 가옥 파괴 – 인종청소의 다른 이름


※ 2017년 여름, 이스라엘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마을 ‘깔란사와’와 ‘움 알 히란’ 방문 후  2018년 1월 일본 ‘팔레스타인을 생각하는 모임’의 회지 『미단』에 기고한 글입니다. 번역을 염두에 두고 작성한지라 영어 단어가 많습니다;;

현대중공업(현중)의 굴삭기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을 불법적으로 부수는 데에 사용된다는 걸 처음 알게 된 것은 한국에서 BDS 운동(이스라엘을 보이콧Boycott, 투자 철수Divestment, 경제 제재Sanctions하여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끝장내도록 압박하는 운동 )을 시작하기 위해 「이스라엘-한국 관계 보고서」를 준비하던 즈음이었다. 그때까지 이스라엘이 점령지 팔레스타인에서 자행하는 문제를 한국에 알리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기 때문에, 순식간에 팔레스타인인의 집을 부수는 노란 굴삭기에 새겨진 ‘현대’ 로고는 충격이었고, 자연스레 현대중공업을 주요한 BDS 운동의 타겟으로 삼게 됐다.

현중 측에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고, 현중 본사 앞에서 가옥 파괴 퍼포먼스를 하고, 현중 굴삭기에 집이 부서진 피해 가족을 인터뷰해 단편 영화를 제작하는 등 현중 보이콧 운동을 조금씩 전개해왔지만 중장비를 소비자들에게 불매하자고 제안할 수도 없었고, 제대로 현중을 압박할 특별한 아이디어 없이 그때그때 당면한 이슈에 집중하느라 현중 보이콧 캠페인은 답보 상태에 있었다.

그러다 2017년 2월, 이스라엘 내 베두인 마을 주민들로부터 현중 보이콧 요청을 받았다. 1월 18일, 현중의 굴삭기에 의해 14채의 집이 부서진 네게브 사막의 움 알 히란Umm al-Hiran 마을 소식은 뉴스를 통해 알고 있었다. 올 여름 현대중공업 보이콧 캠페인의 재가동을 위해 Umm al-Hiran을 방문하기로 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 정기적으로 현지에 활동가를 보내고 있다. 이번 방문에선 4명의 활동가가 현중 피해 마을 방문 외에도 ‘올드 시티’ 사진 촬영, 팔레스타인에 대한 한국의 독립 다큐 『올 리브, 올리브』 현지 상영, 핑크워싱Pinkwashing 운동 세력과 연대 구축 등의 활동을 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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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에 앞서 이스라엘, 즉 ‘48년 팔레스타인’에서 새롭게 BDS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BDS48’ 그룹을 만났다. 이들은 현대중공업을 운동의 중요한 타겟으로 삼고 있다. 이미 이전 현지 활동 때 120번(현재 기준) 가옥이 파괴된 네게브의 Al-Arakib 마을을 방문·조사한 적이 있어서 가옥 파괴 문제가 점령지 팔레스타인만이 아니라 48년 팔레스타인에서 역시 심각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20년간 파괴된 가옥이 5천 채에 달하는 등 생각보다 규모가 훨씬 방대했다. BDS48 활동가들의 추천으로 Umm al-Hiran이 공격당하기 8일 전인 1월 10일에 대규모로 가옥 파괴당한 깔란사와Qalansawe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알아보기로 했다.

깔란사와Qalansawa로 가는 길

그동안 현지 활동에 낼 수 있는 시간은 최대 1달 정도로 짧았기 때문에, 우리의 활동 영역은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에 집중돼 있었다. 그래서 이스라엘에 체류한 경험이 없어 교통 시스템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었다. 주로 점령지 팔레스타인에 체류하며 servees라는 미니버스나 택시와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뿐이라 차를 렌트하지도 않았다. Qalansuwa에 가기 전 서안지구 나블루스에 머물던 우리는 나블루스와 깔란사와가 거리상 가깝단 걸 지도를 통해 확인했지만 서안지구와 이스라엘을 잇는 대중교통이 없는 줄 알았기 때문에 약속 전날 예루살렘으로 가서 하루를 묵었다. 약속시간에 맞추기 위해 구글 지도 어플이 제시하는 대로 버스를 타고 깔란사와에 가던 중 갈아타야 할 버스 시간표가 구글 시간표와 오차가 있었고, 그 결과 한창 공사중인 고속도로 옆 정거장에 2시간 가까이 서 있어야 했다. 깔란사와로 들어가는 버스의 배차 간격이 1-2시간에 한 대 정도로 길었던 탓이다. 그나마 이 버스도 최근에 생겼단다. 여담으로 이스라엘과 서안지구 내 settlement를 잇는 settler bus 73번이 나블루스 인근 settlement 앞 정류장에서 깔란사와를 거쳐 간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다. 하지만 이 버스는 깔란사와에 정류장을 만들어놓지 않아 유대인 마을까지 더 가야 한다. 아무튼 이렇게 약속 시간에 늦은 탓에 깔란사와는 이후 재방문해야 했다.

깔란사와 – 마을 확장을 막고 게토화하기

깔란사와는 주민 23,000명의 소도시다.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마을이 확장되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이스라엘 내 여느 팔레스타인 마을과 마찬가지로 깔란사와의 땅을 몰수해 건설한 주변 유대인 마을과 고속도로에 둘러싸여 확장이 막혀 있다. 땅을 몰수한 명분은 군사 지역으로 선포됐다거나, 공원 등 녹지를 조성할 거라거나(이스라엘의 공원 기타 녹지의 60%가 팔레스타인 마을 위에 지어졌다), 전기 시설을 설치하겠다거나 하는 둥 다양했지만 마을 발전에 투자된 돈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주변의 settler들 듣기 시끄럽다며 사원mosque에서 아잔도 울리지 못하게 하고, 보기 안 좋다고 놀이터 하나 못 짓게 만들었다.


깔란사와 마을의 부서진 건물 잔해

주로 결혼과 출산을 통해 가족 구성원이 늘어나며 새로운 집이 필요해지지만 당국은 어떤 건축 허가도 내주지 않는다. 대부분이 가족 단위로 땅을 이미 소유하고 있어 그 땅위에 집을 짓고 싶다고 요청해도 허가해 주지 않는다. 운이 좋아 허가를 받더라도 최소 5년은 각오해야 한다. 더 이상 한집에 스무 명씩 부대끼며 살 수 없어 건축 허가 없이 소유한 땅 위에 집을 지은 11개 가구가 1월 10일 화요일 새벽 5시, 800여명에 달하는 경찰과 9대의 불도저의 습격을 받았다. 72시간 내 떠나라는 철거 명령을 받은지 48시간도 안 지난 때였다.

마을 청년들은 불도저가 들어오는 입구에 자동차를 세워 경찰의 호위를 받는 불도저를 막아보려 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자동차는 부서지고 부상자가 발생했다. 철거 명령에 대한 재판을 진행 중이라는 항의에 경찰은 건축 허가를 받더라도 집을 부수러 올 거라고 대답했다. 이날 전례 없는 대규모 가옥 파괴로 각 집마다 60,000 shekel(약 2천만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집을 부수는 데에 이스라엘 당국이 지출한 비용 역시 피해 가구가 지불해야 한다.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아 지은 집은 파괴됐어도 대출금은 계속 갚아야 한다. 피해자들이 감당해야 할 비용이 너무 많은 이 시스템은 서안지구, 예루살렘 어디든 동일하다. 그래서 차라리 직접 자기 집을 부수는 이들이 곳곳에 늘고 있지만 통계에 잡히지도 않는다.

11개 가구가 끝이 아니다. 7월 기준으로 이미 60여개 집이 철거 명령을 받았다. 간혹 철거 날짜조차 적혀 있지 않은 명령서도 있다. 우리가 만난 Ismael씨가 짓고 있는 집은 올 10월에 철거 예정이었다. 20년간 모은 돈에 500,000 shekel의 대출금을 더해 지은 집을 부수는 것은 삶을 파괴하는 것과 같다며, 그는 집이 눈앞에서 부서지는 걸 보느니 죽어 버리겠다고 말했다. 12월인 지금까지 그의 집은 철거되지 않았지만 다행이랄 수도 없는 것은 이젠 언제 철거될지 알 수 없이 내내 불안에 떨어야 하기 때문이다. 철거 명령을 아직 받지 않은 집도 마찬가지로 내 차례가 언제 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움 알 히란Umm al-Hiran – 인종 청소

48개 가구가 사는 네게브 사막의 작은 ‘미승인’ 마을 움 알 히란. 사실 이 마을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모든 아랍인이 이스라엘 軍政 통치를 받던 1956년, 軍令에 의해 다른 지역에서 이곳으로 이주당했다. 이스라엘 대법원High Court도 이 사실은 인정했지만, 이스라엘 당국은 애초에 건물 짓고 定住하란 뜻이 아니었다고 우기고 있다. 움 알 히란은 총 35개의 네게브 미승인 마을 중 하나로 분류돼 수도, 전기 등 일체의 기반 시설을 갖출 수 없었다.


마을이 부서진 움 알 히란

1969년 이스라엘은 아랍인 땅 소유자들에게 소유권을 등록하라고 강제했지만 네게브 베두인의 신청은 한 건도 받아주지 않았다. 지금 네게브 주민에겐 건축 허가를 신청할 관할 기구가 아예 없다. 당국은 미승인 마을의 약 3만명에 달하는 베두인을 7개의 베두인 계획 도시(planned town)로 강제 이주시킬 계획만 갖고 있다. 그나마 미승인 마을보다는 사정이 낫지만, 이 계획 도시들 역시 Qalansawa와 마찬가지로 확장은 금지돼 있다.

철거 당일, 노인, 아이 포함해 주민 500여명인 마을에 14채의 집을 철거하러 쳐들어온 경찰은 500명에 달했다. 요아브(Yoav) 경찰 특수 부대는 베두인의 강제 이주를 위해 그 총체적인 계획인 ‘Prawer Plan’이 의회에서 통과되기도 전에 구성됐다. 명찰도 달지 않은 채 요아브 경찰은 철거 당일 차를 운전하던 마을 주민에게 발포했고, 콘트롤을 잃은 주민은 경찰 한 명을 치었다. 두 사람은 모두 숨졌다. 비디오 판독 결과 선후가 명백히 드러났는데도 이스라엘 경찰은 여전히 주민이 IS에 연계된 테러리스트였고 고의로 경찰을 죽이려 들어서 발포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철거된 집의 잔해가 나머지 집들과 함께 남아 있는 풍경이 보이는 언덕 반대편으론 유대인 outpost가 보인다. Golden Dog이라 불리는 이 외딴 농장(lone farm)의 인구는 4명에 불과하지만 전기, 수도 등 기반 시설은 물론 개를 위한 호텔과 묘지까지 갖췄다. 우리를 안내해 준 베두인 청년 단체 Haraki Shababi(حركي شبابي) 활동가들은 ‘움 알 히란에 가면 와이파이에 연결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를 주고받는다고 했다. 언덕에서 보이는 풍경보다 실상은 훨씬 더 극단적으로 대조적이었다.


Golden Dog이라 불리는 외딴 농장(lone farm). 유대인 Settler 4명이 산다.

당국은 움 알 히란을 부수고 지워버린 위에 여전히 마을 이름 ‘Hiran’인 정통 유대인 settlement를 짓겠다고 한다. 우리가 방문한 7월에 이미 마을 주변에 불도저를 비롯한 건설장비들이 들어와 settlement를 세우기 위한 작업을 재개한 상태였다.

마치며

이번 방문을 통해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점령지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너무나 닮았음을 새삼 깨달았다. 동예루살렘과 서안지구, 48년 팔레스타인 커뮤니티, 골란 고원(시리아)에 이르기까지 모든 아랍-팔레스타인인들이 가옥 등 건물 파괴와 인종 청소의 위협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48년 국경을 넘어 가옥 파괴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운동은 없었다. 점령지 내에서도 A와 C의 사법 관할이 다르고, 이스라엘 내 법적 절차는 또 다를 것이다. 또 공통의 문제로 연결해 대응하지 못하는 건 비단 가옥 파괴만도 아니다.
다만 한국에 있는 우리는 다양한 가옥 파괴의 현장에 현대중공업의 불도저가 사용되는 만큼, 현중의 책임을 묻는 캠페인을 통해 현장을 우리 나름대로 연결해 보고자 한다. 여담으로 깔란사와에서는 현중이 아닌 다른 곳의 불도저가 사용됐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깔란사와의 가옥 파괴에 관심을 덜 가질 이유는 전혀 없다. 현대중공업 보이콧 캠페인의 목적은 단기적으로는 가옥 파괴에 쓰일 장비를 이스라엘에 공급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이스라엘이 군사점령을 끝내고 아랍-팔레스타인 시민권자의 동등한 권리를 승인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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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랜드 밴드 하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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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하타리’라는 이름의 아이슬랜드 메탈 밴드의 행동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유로비전’에 출전해, 팔레스타인 국기를 펼치는 모습이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로 송출되었기 때문인데요.

유로비전은 유럽 국가들의 최대 음악 경연대회지만 이스라엘, 호주 같은 나라들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작년 우승자의 국적국에서 다음 대회를 개최하는 관례에 따라 올해는 이스라엘에서 개최되었구요.

이스라엘은 전쟁과 학살의 이미지를 씻고 문화 선진국으로 자국을 알릴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유로비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며 국가적인 노력을 쏟아부었죠. 팔레스타인 시민사회는 유로비전이 이스라엘에서 개최되어선 안 된다고, 참가 뮤지션들에게 보이콧으로 연대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이미 현재진행형으로 가자지구 비무장 시위대가 이스라엘군에 매주 살해당하고 있는데, 그리고 가자지구가 지금 폭격당하고 있는데, 그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반 세기 넘게 군사점령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건데, 마치 이런 것들이 아무 문제도 아니라는 듯이 이스라엘에서 평화와 화합을 노래하는 것이 말도 안 되는 것이죠.

많은 뮤지션들이 이스라엘의 군사점령과 민간인 학살을 규탄하며 유로비전 참가를 거부했습니다. 유럽 곳곳에서 유로비전에 가지 않겠다는 가수들이 모여 콘서트를 갖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슬랜드 밴드 하타리는 참여를 해서 팔레스타인에 연대를 표하는 자신들만의 방식을 고집했습니다.

하타리의 행동은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드는 것 자체를 불법화해온 이스라엘로서는 당혹스럽고 감추고 싶은 장면이었을 겁니다. 한편으로 팔레스타인 상황을 잘 모르는 많은 사람들은 밴드가 저러는 이유가 뭘까 궁금해 하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군사점령에 대해 알게 되는 계기가 됐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대를 호소한 팔레스타인 시민사회는 하타리에게 다른 뮤지션들과 마찬가지로 유로비전 자체를 보이콧해달라고, 그래서 이스라엘이 아무 문제 없는 정상국가로 다시금 자리매김하는 데에 단호하게 반대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하타리는 정면으로 이 요청을 거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신 자신들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연대를 표한 것이지요. 하지만 텔아비브까지 온 뒤에도, 행사 직전까지 보이콧을 선언해 달라고 요청했던 팔레스타인 시민사회 입장에서는 보이콧 요청을 거부한 것 그 이상이 될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연대의 방식이 한 가지만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보이콧 경험을 보면, 어떤 때는 백인과도 함께 하지만 억압받는 흑인을 지지한다는 ‘선택적 연대’가 아파르트헤이트, 즉 인종차별 체제를 철폐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혀 아니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연대도 마찬가집니다. 우리는 단호하게 같은 행동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유로비전 보이콧이 바로 그런 때였습니다. 하타리가 다른 기회에, 다른 장소에서 같은 행동을 했다면 분명 달랐을 겁니다.

비록 밴드 하타리가 이번에는 유로비전에 참여해 이스라엘을 정상국가화하는 데에 기여했지만, 다른 기회에, 다른 장소에서 다른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팟캐스트 오프닝으로 처음 써봤는데 역시 수정 많이 됨 ㅎ 쓰면서 깨달았다. 난 안 돼... 말랑말랑한 척 쓰려고 해도 결국 안 됨 ㅠㅠㅠ

하타리 퍼포먼스는 통쾌한 부분이 당연히 있었는데 위에 적었듯이 다른 장소에서 했다면 마음 편ㅅ히 통쾌했겠지만 보이콧 요청을 거부하고 한 거라서 통쾌하긴 커녕... 팔레스타인 시민사회의 호소를 무시하고 시민사회가 주도해 온 운동의 권위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것이 어떻게 연대가 될 수 있을까. 하타리 자신들은 아니지만 이들을 옹호하겠다며 많은 사람들이 연대는 다양한 방식이 있고 어쩌고 하는데 연대는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이게 최소한임

사실 팔레스타인 시민사회라는 게, 다양할 수밖에 없을텐데, 그게 '시민사회'라는 자체의 다양함도 있지만 팔레스타인은 점령지에 사는 사람들과 난민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처한 환경이 뚜렷이 다르고, 난민 중에도 인근 레반트 지역에 있는 사람들과 아예 잘 사는 제국주의 국가들로 간 사람들의 환경이 또 다르고. 그렇다고 제국주의 국가에 산다고 절대 모두 주류에 편입한 건 당연히 아니고 그래서 그 안에서도 다르고... 뭐 그래가지고 당사자 운동의 측면에서 봐도 자기네끼리 막 아무렇게나 막 절대 옳지 않은 방식으로 운동 많이 함 그리고 점령지 시민사회의 권위를 깎아내리기도 하고

시민사회라..하아.. 복잡하지만 지금 전개되는 보이콧 등 BDS 운동을 호소하고 주도하는 것은 팔레스타인 시민사회가 맞다. 정파를 초월해서 모든 조직이 동참하고 있기도 하다. 나는 일반론적으로 말해서 식민(내부 식민지 포함)/억압 세력에 맞서 민중들이 무장 투쟁할 권리를 지지하지만, 하지만 신체 건장한 일부만이 참여 가능하고 화기의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경쟁 불가한 무장 투쟁으로 어떤 해방이 가능한가에 대해 물음표를 갖고 있다. 비폭력 운동 특히 BDS가 성공하는 것은 팔레스타인만이 아니라 다른 세상,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도 큰 승리가 될 것이다. 암튼 하타리... 늦지 않았어 이제라도 동참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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