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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후진성

category 다른 운동 2015/11/20 23:47

자기 자신의 의식이 얼마나 후진지 지는 모른다. 뒤늦게 내가 성폭력 문제에 대해 대단히 후진적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직도 잘못된 통념을 갖고 있겠지만... 불현듯 고등학교 친구가 떠올랐다. 나는 어른이 돼서도 걔가 당한 일이 강간이란 걸 생각 못 했다. 블로그 뒤져보니 '준강간식'이라고 표현해 놨네. 강간이면 강간이지 준강간은 뭐야.

 

걔는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하고 처음 잤는데, 그때까지 섹스가 뭔지도 모르고 있었고 자기가 무슨 일을 당하는지도 몰랐다고 했다. 내가 첫경험을 할 때까지 남자 성기에는 털이 난 줄 알고 있었고, 성기가 단단해진다는 것도 몰랐던 걸 생각하면, 그러니까 대충 이것저것 봤는데도 나도 무서울 정도로 아무 것도 몰랐는데, 스무살 내 상태를 생각하면 열여섯살 걔가 얼마나 무지했을지도 상상이 된다. 걔가 그렇게 시작해서 그 남자랑 몇 번 자지도 않고 버림을 받았다는 걸.. 그 새낀지 딴 새낀지 그 과정에서 임신을 하고 낙태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걸.. 다 알았는데도, 걔가 첫남자를 잊지 못 해서 나는 그냥 걔가 그냥. 걔가 강간당한 거라고 생각을 못 했다. 나는 걔가 좋아하는 남자한테 버림 받고, 낙태했던 것 때문에 괴로워하는 거라고, 그래서 너무 괴로워서 맨날 미친년처럼 구는 거라고 생각했었지, 강간당했다라고는 생각도 못 했고, 지금까지도 그렇게 생각을 못 했던 것이다. 이제와, 그애를 만났던 나이만큼 더 산 이제 와서 갑자기 그걸 깨달은 거다.

 

지금도 내가 가끔 떠올리는 거의 유일한 고등학교 친구인데. 다시 만나보고 싶은 유일한 앤데. 그만큼 걔와의 기억이 강렬한데. 당시에 나는 기계적으로 걔의 좋은 가정 환경을 보면서 대체 집에 아무 문제도 없는데 왜 이렇게 탈선하고 지랄이야. 왜 내가 있는데 집을 나가고 지랄이야. 미친년아... 그냥 이해가 안 갔었는데.

 

원조교제를 했던 것도 성폭력 피해자들이 자기를 궁지로, 같은 상황을 모는 그 일환이었을까? 그걸 어떻게 알겠냐만은.. 어느날 택시를 탔을 때, 지는 항상 앞좌석에 탄다고 굳이 앞자리에 앉아 택시 기사 새끼한테 성희롱을 당했을 때 나는 왜 아무 말도 못 했을까? 기분 나빠하면서도 묘하게 익숙한 네 태도가 나는 더 신경이 쓰였는데. 아 모르겠다 이제 와서 뭐.

 

네가 고통스러워하는 게 마음 아팠지만 그런데 나는 뭐가 문제인지 네가 왜 그러는지 정말 알 수가 없어서. 너 같이 예쁜 애가 제대로 된 연애를 못 하는 것도 이해가 안 갔는데. 나이가 들어서도 우리가 엘이었다면, 한 명이 남자였다면 구원하는 관계가 됐을까라는 개똥같은 생각이나 했었는데. 아니 내가 후지단 건 알았는데 진짜 후지구나. 무서울 정도다. 더 늙기 전에 깨달아서 그나마 다행인가. 정말 한심하다. 할 수 있다면 지금의 나로, 그때로 돌아가 너를 다시 만나고 싶다. 할 수 없지만. 이제 와서 뭔 개소리냐 한심하다. 그 애가 말 없이 흘리던 눈물. 아무것도 묻지 말라면서 흘리던 눈물들이 떠오른다. 물어볼 걸 왜 우냐고 물어볼 걸 그랬다. 슬프다. 지금 이런 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 이미 지나간지 한참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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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0 23:47 2015/11/20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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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 같은 진심

category 다른 운동 2015/10/29 16:31

첫 공판, 목이 메어 하지 못한 말들

 

어떻게 한결 같이 진심일 수가 있지 그 많은 세월 헤쳐오는 동안.. 글 읽고 존나 쳐움 나자신이 한결 같은 게 잘 안 되기도 하지만 아 정말... ㅜㅜㅜㅜ 울퉁불퉁한 것도 진심이지만 한결 같음 그 자체에서 오는 감동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박래군씨를 몰라서 그의 구속 소식에도 가슴 아파하진 않았는데, 오히려 그냥 운동권이니까 뭔가 당연한 수순으로, 예정된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그렇다고 잡아가둔 놈들이 죄가 없다는 건 당근 아니고. 그냥 뭔가... ㅜㅜㅜㅜ 나를 대신해서 들어간 게 아니지만 감히 유족분들이 느낄 그 미안한 마음을 나도 느낀다. 뭔가 세월호 인권선언 관련 작업하는 걸 귀찮게 생각하는 부분이 없지 않았는데. 물론 백퍼 내 탓은 아님 스케쥴도 빼놨었는데 내 탓 아닌 이유로 진행이 안 돼서. 어쨌든 결국엔 귀찮아 하게 됐다고. 다른 일 있고 뭐 여러가지 변명거리야 존나 많지만 그걸 비난하거나 변명하고 싶은 게 아니고 그냥 비교가 되네 갑자기 또 작아지네 아놔... -_-;;;; 뭔가 훌륭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감동을 느끼고 그 감동으로 끝내지 않고 항상 나랑 비교하는 게 반성적이라기보다 뭔가 자기중심적이라서 꼴뵈기 싫은데 맨날 자동으로 이렇게 됨 아오 기승전나자신 -_-

 

석방촉구사이트: http://hrfund.or.kr/savelaeg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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