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미녀 시리즈'였던 카테고리가 추억팔이로 거듭났다 검색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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솩쌤

category 추억팔이 2015/05/15 11:37
스승의 날을 맞아 정말 나랑 아무 상관도 없구나 하고 새삼 깨달으며 내가 좋아했던 수학 선생님을 생각해냈다. 딱히 쌤이랑 연애하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그냥 좋아서 좋아했던 건데 나중에 교생으로 학교에 돌아온 훨 후배하고 바람나서 이혼했단 게 떠오르며 재삼 배신감을 느낀다ㅡㅡ 제기랄ㅋ 더이상 팬도 뭐도 아니고 오히려 말하자면 싫어하게 됐는데도 서태지 이혼 소식에, 내가 열렬한 감정을 품고 있던 그 시기에 내 또래의 누굴 사랑하고 결혼도 했었다는 게, 근데 그걸 이혼으로 알게 됐다는 데에 분노도 아니고 배신감을 느끼며 온몸에 힘이 빠져나갔던 이상한 감각이랑 닮았다. 하필 둘이 동갑임ㅡㅡ 다른 사람들 나이 잘 기억 못하는데 서태지랑 동갑이면 지금도 머릿속에 박힌다 암튼

연애 대상이 될 수 없으니까, 왜냐면 첫부임 일 개월 후 결혼했음ㅡㅡ 그렁께 사립여고에서 뽑은 거 아니겠냐구 근데 그 한 달 새에 너무 좋아져 버림 쌤 신혼여행 갔던 4월 초 티비에서 보고싶던 양들의 침묵을 하는데 진짜 눈에 하나도 안 들어오고 머릿속엔 쌤은 지금 섹스를 하고 있겠지ㅜㅜㅜㅜ 이 생각밖에 없어서 영화를 끝까지 봤는데도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땐 몰랐다 이미 섹스한 사이일 것임을... 그리고 그렇게 오래 걸리지도 않음을..ㅡㅡ;;; ㅋㅋㅋㅋ 그 뒤에도 주구장창 좋아했는데 내가 쌤이 야자 담당일 때마다, 거의 매 점심 시간마다 수학 문제 풀이하러 교무실에 가서 살다시피했는데. 오래 같이 있기 위해 미친듯이 수학문제를 풀어서 어려운 걸 찾아서 가서 계속 같이 풀었다 교무실에 애들 줄서서 수학 문제 물어보러 왔었는데 내가 넘 오래 잡고 있어서 애들 다 나가떨어짐 다른 반 애들이 나 존나 싫어함ㅋ 어제 이 얘길 했더니 규만이 학을 떼며 그 선생 졸라 싫었겠다구 갑자기 빙의해서ㅡㅡ 아니거등 쌤이 나 엄청 좋아했거든 좋아하면서도 안 좋았겠지ㅡㅡ 내가 이렇게 불과 성을 다해 사랑을 바치는데 싫을리가 있냐? 그랬지만 싫었을 수 있겠단 생각이 이제 든다 쉬고 싶은데.. 작작 좀 해..ㅜㅜ 나 보고 대학 가면 인기 많을 거라구 했다고! 실제론 개똥도 인기 없었는데 니기ㅋㅋ 됐고 배신감 느낀 게 넘 신기해서. 아무 상관도 없는데.. 지금 아노히니까에리따이 들으면서 왠지 애상에 젖어서ㅡㅡ 썼음 이 노래는 그 당시로 돌아가서 당신을 만나고 싶어, 그러는데 난 내가 사랑했던 어느 시기로도 돌아가고 싶지 않네 좋아하는 것만큼은 후회 없이 다 태워버렸으니까?! 그 후배라는 분과는 잘 지내겠지 쌤 완전 옛날같다던데 얼굴이 함 보고싶다 왕귀엽게 생겨갖구 내 취향도 아닌데도 넘 좋았어-ㅅ- 나한테 연애상대가 될 수 없는데도 왕좋아했었으니까 그래서 과거의 나로 빙의해서 배신감도 느끼고 씨발 부럽다...ㅜ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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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15 11:37 2015/05/1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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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키

category 추억팔이 2015/02/10 01:11

나랑 아무 사이도 아닌 선배가 있었다.

 

그 선배는 나를 너무 너무 못 견뎌했다. 다섯 살 가지고 세대차 운운하기 우습지만 그쪽은 그 비슷한 걸 느끼는 것 같았다. 나를 외계인 보듯 했다.

 

항상 록음악을 크게 틀어주는 데서 술을 마시고 있었고, 항상 동아리방과 학교 주변을 어슬렁대서 술 마시고 싶으면 그냥 거기로 가면 됐다. 백열등 조명 아래 나름 잘 생긴 얼굴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어느날 [화양연화] OST를 사서 자랑했더니 그 안에 들어있는 스틸 사진을 몇 장 달라고 했다. 단호박 모냥 거절했다. 그 씨디는 지금도 갖고 있다.

 

 

인기가 좀 있었는데 여자친구를 본 일이 없어 궁금했다. 어느날 누군가에게 여자가 필요할 땐 어디 클럽에 가서 원나잇을 한다는 얘길 들었다. 그때 나에겐 너무 낯선 얘기였다. 나중에는 예쁜 내 동기에게 작업 걸었다 차였다.

 

역시 나랑 아무 사이도 아니었던 네 살 많은 선배랑 서로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항상 둘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어느날 그 선배는 죽었다. 그리고 다섯 살 많은 선배는 말그대로 그냥 사라졌다. 둘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나는 모른다.

 

그뒤 몇 년을 두고 동기 몇 명은 그 사람을 찾으러 그 사람 고향에 가보고 싶어했다. 실제로 내려갔던 애도 있었다. 만났다고 했는지, 만났는데 비밀이라고 했는지, 흔적도 못 찾았다고 했는지, 아무리 기억하려 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십년 넘게 입고 있는 밍키가 그려진 티셔츠가 있다. 오늘 밍키를 입었더니 그 선배가 생각났다. 그 선배는 격렬한 거부감을 보인 내 성격, 내 물건 중 남은 건 이 옷밖에 없는 것 같다. 사실은 잘 기억도 안 난다. 놀랍게도 이게 내가 기억하는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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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0 01:11 2015/02/10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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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십 세 때 나는 뭐 하고 놀았능가?

category 추억팔이 2014/10/06 01:00

앙겔부처님의 [나예 살던 고향은] 에 관련된 글.

 

오늘 연극 워크샵에서는 이런 것도 했다(워크샵 시간이 길어서 이것저것 함). 갑자기 과거가 무지하게 그리워지면서 그리운 얼굴이 얼굴에 묻어나 남들 할 때도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말았따;; 

 

저 위에 링크한 글에 쓴 대로 우리집은 주택 3층에 세들어 살다가 그 집을 사서 2층으로 집을 옮겼었다(원래 주인 노부부가 3층으로 이사해 우리집에 전세 듬). 그래서 나는 집구석이 본격 중산층에 접어든 2층 시대로 그 집을 기억했는데, 그럴 법도 한 게 20세 초까지 거기 살았응께. 근데 오늘 주어진 나이대인 구, 십 세는 3층에 살 때였다. 아 신기해. 그때 뭐 하고 놀았는지를 해보는 거였는데 집구석을 상상하니까 막 너무너무 그리운 거라. 2층 집은 많이 그리워했었는데 3층집은 별로 생각을 안 했어서...

 

3층에 얽힌 몇 개 기억이 있다. 걸스카웃 갔다 돌아왔을 때 오줌을 쌀 것 같은데 집에서 문을 안 열어줘서(집에 엄마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없었따) 내가 너무 급하고 화가 나서 발로 유리 현관문을 뻥뻥 걷어차다가유리가 깨짐.. -_- 나는 안 다쳤던 것 같다. 1층집엔 우리 할머니가 살았는데 3층 올라가는 길에 담넘어서 할머니네 문잠긴 집에 맨날 들어가버렸던 게 기억나네 ㅋㅋㅋㅋ

 

집에서 혼자 뭐하고 놀았는지를 재현했는데 생각해보면 혼자 노는 시간은 거의 없었다. 항상 언니, 근처에 사는 친척 동생들, 친구들이랑 같이 놀았고 초딩 내내 주로 밖으로 싸돌아다녀가지구..

 

9살의 기억이라면 할머니 방에 누워 갑자기 온 존재가 결국 소멸한다는 것, 나에게도 죽음이란 게 찾아올 거란 걸 깨달으며 혼자 눈물을 흘렸던 거(그러면서 난 이 순간을 결코 잊지 못 할 거야 이지랄 떨었음ㅋㅋㅋ 난 맨날 그랬음-_- 어떤 특정 순간에 뭔가를 느끼고는 이 순간을 잊지 못 할 것이며, 이 순간을 기억하는 한 나는 나라고.. 그딴 패턴을 이십 몇 세까지 반복했었음). 할머니 없어도 혼자 문 따고 들어가서 할머니 집에서 놀았던 거 같다 뭘 했을까? 기본적으론 할머니를 기다렸을텐데. 그땐 할머니가 아직 일을 했었나.. 돈이 궁하지 않아서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고 만들어주고 그랬었는데.. ㅠㅠㅠㅠ 커서 나 초딩 운동회 때 사진 봤을 때 할머니가 화장을 엄청 진하게 하고 있는데, 그때 할머니 나이가 52세? 막 그랬다 겁나 젊어 ㅠㅠ 근데 태어났을 때부터 나한테는 그저 할머니 ㅠㅠ

 

암튼< 정말 이상한 일인데 우리집에 장난감이 별로 없었다. 레고도 없고... 초1때는 미미네 집이 너무너무너무너무 갖고 싶었는데 엄마에게 조심스레 말했지만 안 사줬다. 미미네 집을 갖고 있는 친구네서 오직 그 미미네 집을 갖고 놀기 위해 놀러갔떤 기억이 난다. 방학 때. 끝나고 탐구생활인가? 그거 숙제를 냈는데 미미네 집을 소유한 애가 나보다 점수같은 게 높았다. 그걸 보고 나에겐 미미네 집이 없어서다..라고 생각했었음 ㅋㅋ 그 전에 일곱살 때는 미미가 있었는데, 언니랑 미미를 단발로 만들어주자! 하고 미용실 놀이를 하며 머리를 깡뚱 잘라버렸는데 생각보다 너무 안 이쁘고 머리가 뻗쳐서 ㅠㅠㅠ 베드민턴공으로 머리를 눌러줬던 게 기억난다. 그때 우리집은 귀신같은 집이었고, 동네에 1-2층이 연결된 부잣집.. 아람이네 집에 가서 놀았던 게 이거이 나긔. 걔네 집에 1층에는 왕무서운 할아버지가 맨날 소리를 질러싸서-_- 몰래 2층에 올라가느라 고생했다 그 고생을 뚫고 올라가면 엄청난 장난감들이 잔뜩 있었다. 그 장난감 갖고 놀러 걔네 집에 뻔질나게 드나든 것 생각하면.. 심지어 내 친군데 우리 언니도 같이 다녔음ㅋㅋㅋㅋ 별 게 다 있었는데 먹어보지도 못한 햄버그 스테이크 모형이 있었던 게 기억난다. 그런 레알한 부엌 놀이 세트랑 이것저것.. 잘 기억도 안 남 별 신기한 게 잔뜩 있었는데.

 

암튼 우리집엔 장난감이 별로 없었단 걸 이제야 깨달았는데, 우리 언니는 어릴 때 욕심도 많고 뭐든 갖고 싶은 건 전부 갖는 어린이였는데 왜 별로 없었을까? 잘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열두살에 1층 외삼촌네 애기가 태어났는데, 중학교 때 걔랑 놀아주면서 걔의 장난감을 재밌게 갖고 놀았었다. 레고도 걔보다 내가 좋아하고...;; 뭐가 더 있었더라 기억도 안 나네 걔네 집에 있는 장난감은 다 갖고 놀았는데 ㅋㅋ 아 맞아 인형이 쫘르르륵 있었는데 너무 부러웠다. 중3부터는 만화에 빠져가지구 애기가 놀아달라고 하면 귀찮았던 기억밖에 없엄... 미안 =ㅅ=

 

생각해보면 우리 둘째삼촌네 아들네미는 엄마네 가족 유일한 아들이라고 우리 엄마가 이것저것 엄청나게 많이 사줬다. 나는 왜 나는 안 사주는데 쟤는 저렇게 많이 사주는가, 하면서도 미미네 집 말고는 강렬하게 뭘 갖고 싶어했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없는대로 만족해서 살았던 것 같다. 카세트 테이프에 노래 녹음하고, 김창완 테이프 들으면서 울고; 그 카세트를 참 다양하게 갖고 놀았었다 고스트 바스터즈 변신 놀이도 그걸로 하고. 종이인형 그림 그려서 오려서 입히면서 놀고. 친척동생이 항상 언니는 이렇게 잘 그리냐고 좋아해서 걔만 오면 주구장창 그림 그려줬는데 ㅎㅎㅎ 아까 오랜만에 눈이 초롱초롱한 공주를 그렸는데, 구두까지 생생히 기억났따 어떻게 그렸는지! ㅋㅋ 나의 원형은 항상 백설공주였다 특별히 그 공주를 좋아해선 아니고 옷을.. 그 옷을 좋아했던 것 같다;

 

수족관에 붕어들 몰려오게 하려고 한쪽에서 박수를 미친듯이 치다가 반대편으로 달려가서 미친듯이 쳤던 거.. 베란다에 사는 닭이 너무 무섭고 스트레스였던 거 ㅋㅋㅋ 언니가 사온 병아리가 닭이 돼가지구 ㅋㅋㅋㅋ 진짜 애기 때부터 닭을 싫어했기 떄문에 너무 싫었는데 중학교 때까지 키웠던 것 같은데 어디서 키웠더라? 어느날 하교하니 털만 남고 닭이 없는 거라.. 괜히 굿바이 얄리 부르고 그랬는뎈

 

글고보니 베란다에서 개도 키웠었어 -ㅁ- 어릴 때 개를 진짜 무서워해서 너무 무서웠는데 ㅠㅠ 막 미친듯이 베란다를 뛰놀던 개... 우리 외삼촌이 먹엇겠지... -ㅁ- 우리 집에서 키웠던 많은 개는 기본적으로 다 외삼촌이 잡아먹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었음 ㅋㅋㅋ 너무 해 왜 그러는 거야... ;ㅅ; 압권은 내 동생이라고 엄마가 '진희'라고 이름 붙여준 백구... 잡아먹을 개한테 이름은 왜 붙여 어휴

 

글구 3층 집에 살 때 맨날 엄마가 나 씻을 때 들어와서 똥싸던 게 떠올랐따 완전 잊고 있었는데 ㅋㅋㅋㅋ 으 더러워 진짜 너무 싫어했는데 엄마는 아랑곳 안 하고 맨날... ㄱ-;;;; 나도 자식이 있으면 그럴까? ㅁ이가 나 똥 누는 모습 보면 완전 싫은데... =_=;;; 딸은 괜찮냐규.. 아니면 자식은 무시하는 거늬 =ㅅ= 

 

3층 살 때 아빠가 디지털 피아노를 사줬는데 3층에선 잘 기억이 안 나구 2층 시대부터는 친구들 불러서 미친듯이 피아노 치면서 노래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진추하와 아비의 One Summer Night를 넘 좋아해서 맨날 미친듯이 불렀다. 아 추억 돋네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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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6 01:00 2014/10/0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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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꽃개 2014/10/09 09:53

    아. 연극도 하시는군요. 그나저나 얼마나 다급하고 간절했으면 현관문 유리를... 그 심정 이해해요. 안겪은 사람은 몰라...

고개 숙인 벼

category 추억팔이 2014/09/05 02:25

회초리를 든 엄마 앞에 무릎 꿇고 앉아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얘기를 들으며 동전을 떠올렸던 기억이 있다. 엄마 말씀의 취지는 알겠는데 나는 왜 그런 비유가 사용되는지 이해가 안 갔던 것 같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아니 입학하고 난 뒤 몇 년 동안도 엄마는 엄마 허락 없이 절대로 신호등을 건너가지 말 것을 명령했었다. 나중에 길 건너 사는 친구네 집에 놀러다니게 된 뒤에는 "엄마 미영이네 집은 신호등 두 번 건너야 돼"라고 말하고 허락을 받는 반쯤 해제 상태가 됐었는데,

 

그때 여섯살인지 일곱살 때, 분명히 엄마가 신호등을 건너지 말라고 했지만, 그때 무슨 풍악댄지 뭔지가 지나가니까 신호등이 깜박거렸든가 꺼졌든가, 아무튼 차가 안 다니는 상황이었다. 나는 그 풍악을 울리는 사람들을 쫓아서 신호등을 두 개나 건너 멀리 가버렸다. 돌아오는 길에는 교통 통제가 이미 끝나서 신호등을 건너 왔어야 했는데, 그 얘길 내가 직접 한 건지 누가 제보를 한 건지 엄마가 봐버린 건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엄마 말씀을 어기고 길을 건넜다는 데에 대한 추궁에, 나는 나름대로 그건 말씀을 어기려고 했던 게 아니라는 항변을 했던 것 같고, 그때 엄마는 벼 얘기를 꺼냈다. 그뒤로 벼 얘기는 엄마가 날 혼낼 때 쓰는 주된 레파토리였다.

 

그전까진 신호등을 절대 건너지 않았었고, 한번은 엄마와 언니에게 너무 화가 나서 내복입은 채로 그때 가장 소중했던 접으면 007가방이 되는 오르간?같은 걸 들고 가출을 감행했다가 신호등 앞에서 이걸 건너면 엄마한테 혼나는데...하고 쩔쩔 매다 그냥 집에 돌아간 적이 잇었다. 엄마랑 언니는 내가 나갔다 왔는지 어쨌는지 관심도 없었다-_-

 

중학교 땐지 초딩 고학년 땐지, 엄마가 안방 문을 열어놓은 채 놀러온 친구랑 대화하며 나에 대해 "쟤는 애가 외골수라 걱정이야"라고 말하는 걸 듣고 국어사전을 찾아봤었다. "외골수"라는 말은 없고 "외곬"이라는 말이 있었다. 엄마는 항상 날더러 너는 융통성이 없다고 얘기했는데 난 내가 왜 융통성이 없는 건지 이해가 잘 안 갔었고, 아니 융통성이 뭔지 자체가 이해가 안 갔었다. 지금은 내가 어떻게 행동했었는지 잘 기억도 안 난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빠가 백권짜리 문학전집을 사왔는데 앞에 60권 정도가 소설 요약류였고 뒤에는 위인전기였다. 위인전 읽는 거 진짜 싫어했지만 그걸 다 읽어야 아빠가 자전거를 사준댔나.. 뭘 걸어서 기를 쓰고 끝까지 다 읽었는데 다 읽으니까 갑자기 독후감을 다 써야 사준다고 해서 집어쳐 버렸었다. 암튼 그 위인전 중 다윈은 정말 인상깊게 읽어서 엄마한테 <종의 기원> 사달라고 했는데 끝까지 안 사줘서 내가 과학자가 못 됐쟈나< 그때 겨우 그 다윈 전기 읽고 창조론은 잘못됐고 진화론이 맞는 거라고 떠들고 다녔던 것 같다. 그래서 막 신을 부정하고. 그런 나랑 입씨름하던 같은 반 애가 자기 교회 선생님이 너를 와보라고 했다고 해서 우리 집에서 길은 안 건너는데 굉장히 멀다고 생각했던 그 교회까지 갔었다. 아무도 없는 교회 예배당 그 기다란 의자에 선생이란 자와 둘이 앉아 대화를 했던 게 지금도 기억난다. 나는 겨우 초딩용 위인전기에서 읽은 진화론을 떠드는데 그 사람은 말문이 막혀서 허 참 허 참 그런 게 아니란다 허 참 이러다가 가보라고 했다. 어른이라는 존재에 권위가 있는지 없는지 생각도 못 해본 때부터 권위라는 상이 깨졌다. 어른을 이겼다는 승리감에 좀 도취되기도 했었다. 교회 깨기...< 근데 그 뒤에 달란트 떡볶이 먹으러 다른 교회 잘만 다님ㅋ 정말로 레알 목사님인지 뭔지 앞에서 하는 얘기는 귀에 한 글자도 안 들어왔었다. 예배 시간에 앉아서 주구장창 딴생각을 했는데, 그전에 언니가 먼저 교회를 다녀서 교회 장날같은 때 따라갔다가 달란트로 사먹는 떡볶이의 맛을 잊을 수 없어서 긴 시간 인내하며 교회를 다녔던 것 같다. 그러다가 느므 귀찮아서 안 간 날 교회 쌤이 샌드위치 사줄테니 오라고 해서 밥도 굶고 갔더니 안 사줘서, 다시는 안 갔따 뭐야 찐따같애 ㅋㅋㅋ

 

 

나는 이런저런 모든 얘기를 엄마한테 가감없이 전부 다 얘기했었는데, 엄마가 다른 사람들한테 내 얘기를 다 하고 다닌다는 걸 알게 된 뒤로는 얘기하는 게 좀 꺼려졌다. 나를 끔찍하게 예뻐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엄마가 있는 한편, 내 비밀을 천지사방에 누설하고 다니는 엄마가 있었다 -_- 나를 자랑스러워하면서도 오만방자하다고 혼내키던 엄마, 남자애들이랑 싸워서 지지 말라고 싸우는 법을 알려주던 아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냄새라든가 풍경. 가끔씩 아 이 별것도 아닌 이 장면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이딴 생각을 하곤 했는데 그 중 대부분은 까먹었고 몇 개는 확실히 기억하고 있따 정말 아무것도 아닌 장면, 문방구 옆골목으로 보인 하늘같은 거. 흐려져서 그때 본 게 확실히 그건지는 모르겠는데 꿈 속에서 보듯이 그런 느낌적인 그런 거.

 

그런 게 있다는 거다<

 

소설 [상실의 시간들]을 읽으며 왠지 내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쓰고 싶어졌다. 좀 참다가 몇 개만 써봤다. 하나만 더 쓰자< 우리 엄마가 짱깨집을 할 때, 안방에서 늦은 시간에 티비를 보는데 남자가 여자의 목을 잡아 뽑았다. 여자 목이 땅에 나뒹굴며 뭐라고 뭐라고 말을 했다. 그게 너무너무 무서우면서 웃겼다. 갑자기 그게 생각났엌ㅋㅋㅋ 본래 글을 쓰고 싶었던 마음이랑은 아무 상관 없는 장면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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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예 살던 고향은

category 추억팔이 2014/03/19 02:50

♬나의 사알던 고향은 인천 교도소~

란 노래가 있었다 ㅋㅋ

 

나의 살던 고향 말고 1세 때 이사와 주구장창 살아온 내 고향은 부평!!< 그 중에서도 어린 시절에 오래 살았던 그 집 주소가 갑자기 떠올랐어 -ㅁ- 주소를 기억할 줄이야 ㅇ<-< 인천시 지도포털 보다가, 옛날 위성 사진 보는 게 있어서 신기하게 보다가 나의 살던 집을 찾아봤따 ㅠㅠㅠㅠ 아놔 나 지금 너무 감동했어 ㅇ<-< 나 타임머신 탄 느낌이야 엉엉엉엉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빨간 집이 우리집이다 ㅇ<-< 1994.2.28 ~ 11.24에 찍은 거라는데 그게 언제야... ㄱ-;; 여튼 내가 저 초등학교를 다녔고(하지만 94년엔 초딩이 아님-ㅅ-) 저 빨간 테두리에 2000년대 초반까지 살았다. 엉엉엉엉 저 안에 돌아가신 엄마랑 외삼촌이 들어있었을 거 아니냐긔... 대낮이라 일하러 갔을라나..-_- 엉엉 그럼 우리 외할머니라도 들어 있겠지 우리 외숙모랑, 태어난지 얼마 안 된 수미랑... 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들어 잇을 수도 있고 ㅠㅠㅠㅠ

 

무슨 옛날 집 사진 없는 것도 아니고 위성 사진 찾고 이러고 있냐. 근데 나 너무 감격해서 당장 아빠집 가서 옛날 집 앨범 보고 싶을 정도임. 우리 옛날집... 동네에서 단풍나무집이라고 불렀는데 ㅠㅠ 총 3층이고 1층은 반지하, 반지하엔 할머니 외삼촌 외숙모 수미가 살았고 2층엔 우리 가족이, 3층엔 세를..< 우리 집이 3층에 세들어 살다가 집을 사고 2층 주인집이 3층으로 세들어 사는 그런 형국이었다<

 

여튼 이 집을 산 우리 부모님은 명실상부 중산층의 반열에 들어서며 집안 인테리어를 어찌나 촌스럽게 전형적으로 꾸며놨던지 ㅋㅋㅋㅋ 그때도 납득이 안 가던 장식물들이 좀 있었는데 ㅋㅋㅋㅋ 막 시커먼 가죽 소파, 무겁고 진한 갈색의 원목 탁자, 대리석빛(대리석이 아니고 빛이다) 주방, 커다란 실내용 화분, 알 수 없는 서예 액자, 역시 알 수 없는 도자기, 피아노, 아르누보삘의 안방침대, 커다란 텔레비젼, 커다란 괘종시계, 수족관, 그 와중에 왜 가족 사진 안 걸어놨었나가 의문이네 ㅎㅎ 이미 60-70년대 영화에서 보여주는 중산층의 삶에서 볼 수 있는 소품들로 가득한, 시대착오적인, 중산층의 미학을 싸구려 복제한, 엄마와 아빠의 낭만이었던, 그런... 그런 집. 갑자기 내 방은 차고 위라서 매 겨울마다 얼어 죽을 것 같았던 게 기억났다... ㄱ-;;;

 

아 졸린 나는 갑자기 향수에 젖어 이러는 것이다. 더 이상의 자세한 추억은 생략한다< 다음에 아빰 만나면 보여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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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9 02:50 2014/03/19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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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횬힘 2014/03/19 08:16

    학교가 정말 가까웠음을 새삼 느낌.

  2. 꽅개 2014/03/20 12:57

    "겨울마다 얼어 죽을 것 같았던 게 기억났다" 이것은 뭘까요, 둉야 글 초반부터 얼어 죽을 것 같던 옛날 집 제 방 생각했는데... 통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