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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5

category 우울한일기 2020/04/15 08:53
이십년이 다 돼가는데 여전히 도돌이표로 왜 그런 건지 모르겠다 왜 그랬을까 내가 아는 모든 남자가 성폭행범이더라도 유이하게 절대 아닐 사람이었는데 왜 그랬을까
잘못의 시효는 언제까지지 언제까지 배척했어야 하는 거지? 영원히라는 형벌은 너무 가혹했을까 왜 그랬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간다
내가 읽고 싶은 모든 책을 다 읽은 사람. 군대 다녀온지 얼마 안 된 남자선배들이 추억담 늘어놓을 때 군대의 해악에 대해 처음으로 말해 준 남자선배. 순정만화를 읽고 강경옥 선생님을 좋아한다는 남자는 처음 봤었다. 순정만화를 소년만화보다 높게 평가하는 남자도 처음이었다. 이라크 파병 반대 집회 때 영풍문고 앞에서 마주치자 뿌듯한 표정으로 인사를 하는데 그런 뿌듯한 표정을 본 건 처음이었다. 후배들을 후배라기보다 각 인간으로 대해 왔기 때문에 그런 아랫사람한테나 지어보일 표정을 본 게 생소했다. 다른 학교로 대학원 간 후라 추억 돋았나. 이미 문제제기 이후라서 내가 똥씹은 표정이었을 그 상황이 두고두고 떠올랐다. 괴롭다기보다 그냥 영풍문고 앞을 지날 때마다 그냥 그 상황이 떠올랐다
성추행범들의 개개별 사정 따위 알 필요도 없고 아무 중요성이 없지만, 이 사람만은 지금도 궁금한 것이다. 왜? 그니까 이 사람이 대체 왜? 물어볼 수 있다면 지금이라도 묻고 싶다.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냐고. 그때는 너무 싫어서 말도 섞지 않고 가까운 친구들도 못 만나게 하고 그랬는데. 어떻게 생각해보려 해도 도무지 모르겠다. 그렇게 어리석은 사람도 아니고 폭력적인 건 더더욱 아니고 남성문화에 무비판적으로 젖어있는 구석이라곤 조금도 없는 사람이 왜. 세상을 등져서 물어볼 수도 없고 아무도 답해줄 수 없는데 가끔씩 생각나는 것이다 너무나 알 수 없어서. 논리도 성립할 수 없고 정당화할 수도 없다. 그런 게 하고 싶은 게 아니고 그 사람이 왜 그랬는지 모르니까 영원한 난제야 뭐야 이 생각만 하면 생각이 붙들려서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겠다. 해결하고 싶다. 궁금증을 풀고 싶다. 나랑 제일 가까운 애들이랑 친하면서도 나하고만은 서로 무관심했는데 결국 죽음이 아니었다면 내가 이렇게 궁금해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당시 함께 겪은 사람들이랑은 제대로 얘길 못했는데 지금이라도 해야 할까? 얘길 꺼내면 상처만 후벼파고.. 그냥 전문가 상담? 뭐 이런 거 받아보고 싶음 영원히 언제까지 궁금하냐고..
사건 전까지 나랑은 정말 데면데면 했고 그래서 좋아한 것도 싫어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그 사람 나이를 한참 지난 지금도 그 사람이 읽었던 책을 내가 다 못 읽었다고. 그런데 나는 그 사람이 읽을 수 없었던 좋은 책을 많이 읽었다고. 살아있었으면 물론 다 읽었겠지만 살아있질 않으니 다 놓치지 않았냐고. 원망도 한탄도 안타까움도 아니고 이건 뭘까 나름 책이란 매체를 좋아하는 만큼 어느 정도 선망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책과 관련해서 가끔 떠오르곤 하는데 그냥 정리되지 않은 이 상태가 이렇게 계속될 줄 몰랐다. 어느 순간 20대의 그를 추월하는 순간이 오긴 할까? 그런 잡다한 생각들이 끊임 없이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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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5 08:53 2020/04/1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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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이

category 우울한일기 2019/11/16 19:52

여러 번 썼던 건데 누구나 읽을 수 있지만 아무도 읽지 않을 공간에 내 얘기를 적고 싶은 욕구가 치밀어 오를 때가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 여러 군데를 생각하다 이제 가까운 사람들이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싶을 때 방문하는 공간이 블로그가 아니게 된지 오래됐음을 새삼 떠올렸다. 블로그에서 알게 된 친구들도 다른 공간을 통해 소통한다. 그래서 지금 내 블로그는 내게 가장 필요한 공간이 되었다. 누구나 읽을 수 있지만 가까운 누구도 오지 않는 자유로운 공간. 그 자유로운 공간에서조차 관음당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어하는 게 재밌기도 하고 솔직히 이해가 안 가기도 하지만.

이렇게 적고나니 뭘 참을 수 없이 적고 싶었는지 까먹었다. 어이가 없네..ㅎ 이른 저녁에 반주를 하고, 조금 취한 상태로 혼자 술 한 잔 더 마시면서, 아니 술 한 잔이라는 게 그거임 우유에 타먹는 베일리스 ㅇㅅㅇ 베일리스나 외국 맥주나 한국 양조장 맥주 아니면 혼자 술 안 마심 암튼 그 술을 마시면서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 더 취해서 나를 통제하지 못하게 되면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새벽 두 시 감성으로 이불킥할 짓거리를 하거나, 아무한테나 전화해서 개수작 떨거나. 뭐.. 만취했을 때의 나는 예상 반경 외의 행동을 하곤 해서 너무 이상하다. 그게 솔직한 나일 때도 있고, 전혀 생각도 못한 나일 때도 있고.

한때 내가 쓰는 모든 글은 한 명의 수신자를 전제하고 있었다. 너만 보면 된다고, 너만 읽으라고 쓰는 글은 아니지만 너만 읽으면 된다고. 그 한 명의 수신자를 잃자 더이상 글이 재미없어졌다는 평을 들은지도 십년이 되었다. 요즘은 글 쓰는 것보다 비디오 편집하는 게 재밌다. 처음 어색하게 편집을 해보자마자 편집이 적성에 맞는단 걸 깨달았다. 하지만 지금 나의 수신자는 누구인가? 그걸 모르겠다.

어제 어떤 소설에 대해 간단평을 남긴 트윗에 마음이 찍혔다. 5달 전 트윗이다. 사람을 좋아할 때 하지만 상대방은 나를 좋아하지 않을 때 내가 초라하게 느껴지고, 비참해지는, 그런 걸 잘 다룬 소설이라는.. 사실 그런 마음이 너무 사랑스럽지만, 그리고 그럴 순간조차 느끼는 행복함도 알지만 삶은 언제나 일방통행일 수밖에 없다는 게 여전히 비참하다. 이러면서도 글 다 쓰고 라텍스 장갑 끼고 오늘 온 소설책 확인할 거지만. 삶은 복잡하잖아. 그럴 수밖에. 이젠 물리적으로 물릴 수도 없는 복잡한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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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6 19:52 2019/11/1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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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ㅅㅣ부랄

category 우울한일기 2018/08/02 12:24

불법촬영 생각하면, 이스라엘 군인 개새끼한테 총맞았던 것보다, 어린 시절부터 왼갖 성폭행당했던 경험보다 더 빡치고 미쳐 돌아버리겠다. 나도 모르는 새에 그 오랫동안 무차별 범죄의 피해자가 됐다는 게 넘 빡친다. 한 번도 의심해 본 적 없었다는 것도 빡친다. 검색하면 '몰카'라는 게 한참 전부터 자주종종 보도됐는데도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아무데나 시팔 ㅋㅋㅋㅋ 그냥 솔까 내가 피해자인 줄 몰랐지 그리고 막 이 얘기하다보면 피꺼솟하고 눈물남

내가 당한 다른 범죄 피해보다도 왜 더 크게 충격받은 걸까 생각해보니 이 사회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내가 당한 피해는 특정 가해자들이 있다. 특정 가해자가 있는 것과 누가 가해자인지 알 수 없이 조온나게 많다는 건 차원이 다르다. 내가 속한 사회의 불특정 다수(그니까 촬영범과 소비범 모두)에게, 단지 내가 특정 성별이라는 이유로 내가 똥싸고 오줌싸는 게 무차별적으로 포획된다는 게! 존나! 미친듯이 참을 수가 없다고! 난 그런 건 정말 아주 일부의 아주 예외적인, 그니까 그냥 세상에 미친놈 존많문이라는 정도로 아주 극소수일 줄 알았고 아무 화장실에나 쳐설치돼 있을 수 있다고는 한 번도 생각한 적 없어 ㅋㅋㅋㅋ

그리고 매우 장기간 피해를 입고 있는데 피해를 입고 있는 줄도 몰랐다는 거. 진짜 시체말로 씹소름이다. 저런 데에 어떻게 몰카를 설치해? 방심하고 있었는데 근데 그걸 해냅니다 줄여쓰면 큰일나는 한국남자들이..

지금 어느 화장실에 불법촬영 카메라가 있다는 잘못된 정보가 괴담처럼 유포되는 건 문제가 있다. 이런 괴담은 불안과 공포감을 확대할 뿐이다. 나는 여전히, 불법촬영 카메라가 내 생활 반경에 있을 거라고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이제 가능한 한 공중화장실을 안 간다. 집에 가는 길이면 참는다. 못 참고 가야 되면 기분이 존나 더러운 똥오줌을 싼다. 술집 화장실도 너무 싫고.. 내가 몰카 탐지기를 사거나 몰카 전문가가 돼서 어디에 설치될 법한지 알아서 피해야 되나? 내가 왜? 내가 왜 그딴 생각만 해도 역겨운 걸 공부하고 최신 불법촬영 기술 업데이트되는 걸 팔로업해야 됨? 인구 절반이 왜 그러고 살아야 됨?

근데 염병첨병 최근에는 몰카 탐지기 펀딩이 올라왔는데, 가격에 의구심을 표하는 사람들한테 제작자가 맨스플레인 시전하다가 금형 제작자라는 사람이 생산단가 공개하라고 멘션달았더니 프로젝트가 취소됨ㅋㅋㅋㅋ 시발 모야 남의 불안함으로 장사를 할 수는 있는데 사기는 치지 말아야지 시풜

나는 내가 속한 사회를, 이 사회의 대부분의 구성원을 신뢰했다고. 근데 그 신뢰가 무너졌다고. 오바육반거 알아도 시펄 신뢰가 무너졌는데 어쩌라고. 잘난척 하는 여자들이 똥오줌 싸는 거 보고 기운 차리자는 글이 공유되는데 ㅋㅋㅋㅋ 아 원문 갖다 놔야지

"예쁘게 생긴 여자들이 화장실 문 닫고 속옷을 내려 배변하는 순간 그 더러운 본성에 미개한 동물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 X들이 널 무시한다고 상처받지마라. 무시받는 느낌에 기분이 나쁠 땐 화장실 몰래카메라 영상을 보고 그들의 원초적 미개함을 목격해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여자에게 기눌릴 땐 '화장실 몰카'를 봐라' 글 중.)
출처: [빨간날]문 잠갔는데 뚫렸다… 여자 화장실 '구멍'의 진실

근뎈ㅋㅋㅋㅋㅋ 원문 찾으려고 기억하는 단어들로 검색했더니 더 더러운 글 존나 많네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빡쳐 ㅇㅅㅇ 암튼 내가 알기로 범죄피해자는 원래 자기가 당한 피해에 대해 딱 고 피해만큼의 공포심을 갖고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님 자기도 이럴 필요 없다는 걸 암 그런데 그 공포심과 피해의식은 자기가 극복할 문제가 아님 사회가 변해야 사라질 거임 단지 과거의 측정불가능한 피해가 아니라 지금 현재도 또 앞으로도 기한도 모른 채 범죄 피해자로 살아야 하는 상황에서 피해 회복과 신뢰 회복은 너무나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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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2 12:24 2018/08/0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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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category 우울한일기 2018/01/15 17:53

 

이하이 노래 중에 한숨을 특히 좋아하는데 이 노래의 작사/작곡을 누가 했는지 종현 사망 기사를 읽고서야 알았다.

얼마전 실검 1위로 이하이가 올랐단 건 알았는데 영상 이제야 보네. 너무 슬프다. 현생에서 고통받은 이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사후세계가 있으면 좋겠다. 그조차도 바라지 않을까봐 걱정스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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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5 17:53 2018/01/1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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