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옷 빨래, 특히 모피 빨래

2011/04/1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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쌔옷 같아효. 울샴푸 담근 물에 손으로 조물조물 빨고 잔뜩 헹구워서 서늘한 데서 말린 뒤, 볼품없어진 털을 손으로 마구 부벼주니 원형으로 돌아왔다.

 

몇 년 전에 최초로 동물 털옷을 입지 않기로 맹세한지 얼마 되지 않아 왱 토끼털 조끼에 꽂혀서 사버렸었다. 그 뒤로 재작년에는 진짜 토끼털을 능가하는 인조토끼털조끼를 만세를 부르며 샀다.

 

그런데 사고 어떻게 빨아야 하는지 몰라서 조심조심 입으며 한 번도 안 빨았다 -_- 아다시피 티비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에서 세탁소에 옷을 맡겨도 많은 업소가 물빨래한다고 해서, 모피, 가죽 전문 세탁소도 다 신용이 안 가고.. 그 프로그램을 본 뒤로는 "절대 드라이하시오"라고 써 있는 옷은 절대 안 빨거나, 그냥 물세탁하거나, 가끔 기분 나면 손으로 빨거나 그래왔다.

 

그런데 이제 토끼털 조끼 두 개는 이제 너무 더러워... 겉으로는 여전히 깨끗하지만 이제 내가 신용이 안 가 -_- 너무 더럽다. 그래서 대결단을 내려서 미친듯이 검색했는데 절대 물빨래 하지 말고 전문점에 맡기라는 것도 있고 손으로 조물조물 빨고 말려서 모피 전용 빗으로 빗으면 된다는 의견도 있어서 조물조물 빨았따.

 

근데 다 빨고 말렸는데 털이 뭉치고 쪼그라들어서 완전 후져져서 괜히 빨았다 ㅜ 후회했는데 아빠가 빗으로 빗으면 된다며 더러운 빗을 가지고 나와서 말릴 새도 없이 막 빗어제꼈다 -_- 근데 점점 털이 부풀어오르며 멀쩡해지는 게 보였다.

 

그러다가 아빠가 손으로 맹렬하게 비비기도 했는데, 마구 비비면서 털이 왜케 빠지냐고 -_- 그만 하라고 소리를 계속 질렀는데 ㅠㅜㅜㅜ 근데 다 하고 나니까 확실히 풍성하고 새옷같다..!! 다만 나는 살살 문땠다. 근데 아빠가 한 저 사진의 옷이 더 잘 됐다 -_-

 

엊그제 가디건 두 개랑 아크릴+모로 만든 옷도 손빨래했다. 역시 다 울샴푸로 조물조물.. 가난하거나, 옷을 좋아하거나, 생태적으로 아직 살지는 못 하는데 살려는 사람이라면 손빨래를 해야 한다. 이유는 옷이 안 망가지기 때문이다. 세탁기로 빨면 오래 못 입는다. 알지만 귀찮아서 그냥 세탁기로 돌려버리는데, 조금만 부지런해져야지. 가디건도 작년에 사고 한 번도 안 빨았다 -_-

 

그러고보니 올겨울 제일 신나게 입은 풀색 코트는 생각하기도 귀찮아서 세탁기 빨래했다가 보풀 난리나고 레오파드 부들부들한 모자 부분도 결이 다 상하고... 망했다 -_- 예쁜 옷 오래 입으려면 반드시 손으로..!! 혹은 발로...!!! 발장갑이 없어서 아쉬웜 손으로는 장갑끼고 조물조물하는데.. 빨 뿌러질 것 같음

 

특히 가디건이랑 쉐타 다 니트라서 절대 짜면 안 되고 꽉 쥐어짜서 물을 빼는데 그게 손아구 힘이 얼마나 든다고. 그래도 토요일에 다섯 건이나 해냈다..!! 아 봄 코트 중에도 목도리도마뱀처럼 목부터 아래까지 하얀 모자목도리같은 게 달린 게 있는데 그것도 니트고 비싼 옷이라서 산지 몇 년 됐지만 역시 한 번도 안 빨았다 -_- 그것도 빨을라 그랬는데 까먹었네. 그걸 주중에 꼭 빨아서, 봄코트 세탁기로 빤 거랑 같이 아빠한테 다림질해달라 그래야지.. 다림질할 게 봄코트 하나밖에 없어서 안 해주심(전기세 아꾸워서)

 

옷을 사기만 하지말고 관리를 잘 하긔..!! 특히 좋아하는 옷은 자주 입으니까 자주 빨아야 해서. 혹은 비싼 옷을 안 빨기 위해 최대한 자주 안 입는다 -_-;;;; 앞으론 손빨래를 열심히.

 

겨울이 다 가서 겨울옷을 천천히 정리하고 있다. 그러면서 여름옷 넣어놨던 걸 보는데 가관이야 -_- 그때는 나름 잘 개어서 너놨는데 옷이 많이 상했어. 어떤 사람은 옷장 자체를 깨끗이 닦고 소독해서 지난 계절옷을 넣어놓더라. 윽... 대단한 정성. 나도 그런 정성을 발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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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손빨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