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lo- 어머니 우시네
어디 여행지에 직접 가보고 싶다거나 명화를 직접 보고 싶다거나 그런 게 없다.
사진으로 그림책으로 봐도 충분하다. 실제로 보았을 때 내가 깨닫지 못하는 어떤 감정의
흐름이 마음 속에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전혀 욕구가 없다.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감복하거나 그러지도 않는다. 등산을 좋아해도 꼭대기에서의
진풍경은 관심이 없다. 땀 뻘뻘 흘리며 등산하는 게 좋을 뿐이다. 바다를 보러 가고 싶지도 않다.
친구가 보고 싶지 않다. 보기 싫을 리는 없다. 그리고 당연히 가끔 술먹거나 괜히 센치한 놀이 할 때
보고 싶은 것같다고 생각할 때는 있다. 그냥 그리움이란 걸 모르겠다.
산소에 가면 난감하다. 아무것도 느끼질 못하겠다. 제사 때도 으으 친척들 시선이 곤란할 뿐
슬프지도 아무렇지도 않다. 가기 싫은 것도 아니고 가고 싶은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못 느끼겠다.
나는 많이도 아니고 아주아주 살짝 이빨 갈듯이 뭔가가 어긋나 있다.
나쁜 점도 좋은 점도 아니다. 어쩌면 그냥 둔감한 건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생존을 위해
스스로 모른척하고 있거나.
노래만은 직접 듣는 게 좋다. 라이브 공연 한 번 본 거는 안 보고 씨디 테이프만 듣는 거랑,
혹은 디비디나 비디오 내지 티비로 라이브 실황을 보는 거랑 차원이 다르다.
말로 언니의 공연을 봤었다. 가고 싶어서 알지도 못하면서 씨디를 샀었다.
이 노래만 들었었다. 죻다.
공연 가려고 집에서 열심히 씨디를 들었는데 앞쪽만 기억했었다. 공연장 가서 뒤쪽 노래 한 번
듣고 거의방 외웠다. 아니 각인되었다. 결코 잊을 수가 없다.
락에 전혀 아무런 관심없으며 더더구나 한국 인디씬의 존재조차 모르던(오바다=_=) 언니는
우연히 쌈지 페스티발을 보고 노브레인인가? 누구 좋아했었다. 공연의 위력이 이렇게 크다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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