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건 아니나 스포일러 있음
주말에 와우북 페스티벌에 들려 생각지도 못하게 북스피어 출판사에서 마쓰모토 세이초님의 구간 리퍼 책을 5천원에 팔고 있어서 5권을 사버렸다. [짐승의 길] 상권은 대여중이고 [10만분의 1의 우연]은 신간이라 10% 할인. 단편 컬렉션 상권은 중고로 샀었다 괜히 샀었어 -_-;; 예전에 친구들에게 추천받고 단편집 세 권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었다. 나도 완전 흠모하게 되어 [일본의 검은 안개]를 바로 읽으려 하였으나 다른 책에 치여서 사도 바로 못 읽을 것 같아서 안 샀었다. 그랬는데, 이번에 사와 처음 읽은 4권의 책은 벌써 다 읽음ㅋ 너무 재밌어서 눈에서 떨어지질 않았음 일하다가 중간에 인터넷 끊겼을 때도 읽고 똥싸러 갈 때도 읽고 도시락 먹을 때도 읽고 암튼 혼자 쓸 수 있는 짜투리 시간만 생겨도 읽어대서 금새 다 읽고야 만 것이다.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내가 책을 이렇게 빨리 읽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니 놀랐음 흠흠
와우북에서 북스피어만 봐서 거기 책만 사왔는데, 책 뒷편의 설명을 보니 모비딕과 북스피어라는 두 출판사에서 전작을 낼 계획이라고 한다. 장편만 100편이 넘는다는데 정말 다 나올지 기대되는 마음으로 앞으로는 쌔 책으로 사서 읽겠음 근데 지금 찾아보니 문학동네에서도 한 편 나왔네 아이씨 문학동네 부스 들어갔다가 잘 보지도 않고 금세 나왔는데 -_- 애니북스(문학동네 만화 임프린트) 책은 아주 소수 있었는데 그 중 죠죠가 있길래 뒷권 살려고 들춰보니 부스 지키는 분이 그거 1권밖에 없다고... 아놔 ㅋㅋㅋㅋ 왜 웃기지;;
읽을 때는 이것저것 여러가지를 생각하는데 막상 다 읽으니 스스로에게 건질 만한 생각을 없다. 쓸 것도 없다. 왜 아무 소리나 지껄여대면서 이럴 때면 엄숙&엄격해지지< ㅋ [푸른 묘점]부터 읽었는데 이건 일단 제목이 멋있다!!!! 멋있어!!! 묘점이 뭐야>?!!! 몰라!!!! 근데 멋있어 ㅇㅅㅇ 문장이 하드보일드하다 정말 몰아쳐라 세이쵸여1! 이러면서 아니 눈 깜빡이는 시간도 아까워하며 읽음 자다가도 눈이 벌떡 떠짐 ㅋㅋ
문체도 너무 좋지만 미스테리도 재밌다. 미스테리 소설을 별로 안 읽어봤는데 다들 이렇게 재밌음?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여러 점 점 들이 엮이고 재구성되는 게 너무 재밌잖아 심지어 사건의 범인과 동기가 예상이 되더라도 재밌따. 그건 독자로서 내가 더 나중 사람이라서 트릭을 맞추는 게 아니고 그러라고 만들었다 [10만분의 1의 우연]은 그렇게 만들었다. 그래도 '어떻게'가 남는다, 아주 세세하게 말이다. 그걸 쫓는 재미가 장난 아니고, [푸른 묘점]의 경우에는 미스테리계의 초보 두 사람이 문제를 추적하며 진실을 찾아가는데 그 과정에서 독자도 같은 정보를 입수하고 같이 사건을 짜맞춰 보고 그런 게 너무 재밌었다. 여러 가지 점들을 이어그려서 어떤 그림이 완성될지, 그 조합에 따라 다른 그림 중에 진실은 하난데 아 난 옛날에 홈즈 읽을 때도 그랬는데 맨날 내가 놓치고 방심한 사람이 범인 ㄱ-;;;; 그런 게 재밌음<
마지막으로 읽은 [짐승의 길]은 개인적으로 텐션이 좀 떨어졌었는데 오히려 마지막에... -ㅁ-;;;;; 허억....
*스포일러*
다 죽어 -ㅁ-;;;;;;;;;; 꺄악 그게 너무 좋았따< 이 얘기는 두 사람의 시점으로 진행이 되면서도 특별히 주인공은 없는데, 범죄자든, 그를 쫓는 정의(?)의 편이든지간에 특별한 주요 사건의 행위의 주체가 없다. 그러니까, 당연히 여러 사건이 벌어지고 여러 인물들이 행위를 해대는데, 이야기의 중심축이랄 수 있는 다미코는 주요 행위에서 소외된 부수적 행위자라 주인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걸 뭐라고 부름? 뭔가 소설 이론 책을 읽고 싶어졌음 -ㅁ-;;
이제 세이초 월드에 막 입문한 신참이지만 쓸데없는 에필로그 없이 약간 아쉬울 법한 지점에서 이야기를 퐉 그냥 끝내버리는 게 좋다. 특히 단편 읽을 때는 그런 게 여운이 엄청 남았다. 장편도 비슷하네 ㅎ 사건이나 작품이 미완성이라거나 하는 얘기가 아니고, 구질구질한 게 전혀 없다. ㅋㅋ 뭐 이딴 소릴 지껄이고 있어
[일본의 검은 안개]는 꼼꼼하게 읽어야지. '사회파'라는 말때문에 논픽션이 더 더 기대된다. 논픽션... 아오... 생각만 해도 너무 좋아. 요즘 신랑의 영향으로 [그것이 알고 싶다]를 종종 보는데 여기 제작진들 세이초님 책에 나와도 될만큼 집요하다 ㅋㅋㅋㅋ 원래 뉴스도 잘 안 읽는데 갑자기 사회 섹션 뉴스를 열심히 보기 시작함 나도 세이쵸님같은 식견을 길르고 싶다 일견 아무 상관 없어 보이는 파편들을 모아 모자이크를 만들어가는... 그 재료가 가볍게 보이는 현실의 사건들이고... 아 이런 거 너무 좋아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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