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사이드 짧은 인터뷰집인데 예전에 읽다 말아서 다시 읽었다. 익히 알고 있어도 오슬로 협정에 관한 부분은 화가 난다. 썩어빠진 부분보다 무능한 부분이 더 화 난다. 사이드는 오슬로 협정을 "재난에 가까운 협상"이라고 얘기하는데, 무능하고 부패한 리더십을 따라야 했다는 것 자체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재난이 아니었을런지. 아. 아래는 발췌문.
(까뮈가 정의보다 어머니 선택하겠다 운운한 데 대해) 이것은 선택 항목을 잘못 제시한 것입니다. 지식인들이 정의와 진실을 대변해야 할 책임이 있는가, 거짓말을 해도 되는가,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파농: 프랑스를 상대로 혁명을 일으키려는 것이 고작 프랑스 경찰을 알제리 경찰로 대체하기 위함이어서는 안 된다
비극은 이 운동에 몸담고 있는 이런 지식인들이 8월 27일 비밀 합의가 밝혀지기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PLO 내의 상황이 얼마나 참혹한지, 아라파트가 얼마나 안하무인이고 독재적인지, 주위에 아첨꾼이 얼마나 많은지, 세력이 얼마나 줄었는지 저에게 토로하다가 협의가 이루어졌다는 발표가 나자 싹 돌아서서 아라파트가 천재라며 추켜세웠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정치를 비밀 거래, 위대한 지도자, 기적 같은 거대한 사건에 의해 한순간 뚝딱 변화하는 것으로 여깁니다. 종교의 관점에서 정치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문제입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돌을 던진 이 아이를 체포한다면 어떻게 할까요? 이스라엘 감옥에 들어갈까요, 아니면 이스라엘이 관리하는 팔레스타인 감옥에 들어갈까요? 다른 해방 운동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ANC(아프리카민족회의)는 승리했지만 정부를 구성할 때까지, 정부를 통제할 때까지 경찰력에 가담하기를 거부했습니다. 우리는 승리하지도 못했는데, 정부를 구성하기도 전에 이런 역할을 받아들였습니다.
(--> 팔레스타인의 다음 인티파다(민중봉기)는 부패한 팔레스타인 지도부에 대항해 일어날 것이다 라고 얘기하는 팔레스타인 젊은이들이 떠오름... 아오... 진짜 눈물나네 ㅠㅠㅠㅠ)
해방 운동으로 시작되었던 PLO는 독립이 이뤄지기도 전에, 식민주의 점령이 끝나기도 전에 점령군의 협력자로 돌아선 20세기 유일한 해방 운동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인터뷰 때 백혈병 투병 얘기가 잠깐 나온다. 동시대에 사이드를 외면할 수 있었던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런지.. 사이드 책 뒤적이다 말기만 하고 끝까지 읽은 적이 없는데 읽어야겠다... 오슬로 협정 관한 부분들은 다 타이핑하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팔레스타인 친구들이랑 얘기해 보고 싶은데, 아랍어 공부부터 해야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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