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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 공동실천위원회(이하 ‘사노위’)의 내부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의견그룹에 속한 한 회원이 사노위 서울지역위원회의 온라인 정치신문에 사노위가 발행한 소책자 <사회주의 지금 여기에!>에 대해 비평기사를 게재하면서 불거진 이 문제는 사노위 주류(현 지도부 경향)의 기사 삭제 및 사과 요구로 인해 조직 내에서 개인적 견해 표현의 범위와 비판의 자유에 대한 논쟁으로 확대되었다. 애초 논란의 발단이 되었던 사노위 서울지역 온라인 정치신문 <사회주의자 통신> 2호는 “사회주의 정치활동과 비판의 자유”라는 특집기획을 통해 전면적인 논쟁을 제기했다. 하지만 4월19일 열린 사노위 서울지역위원회 총회에서는 기존 조치를 재확인하는, 사살상 조직 내 비판의 자유를 부정하는 결정이 내려졌다. 그 결과 사노위 내부에서 이 문제에 대한 논쟁이나 변화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었으며, 사노위 주류는 지금까지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전혀 밝히고 있지 않다. 사노신은 이 문제가 단지 일개 조직의 내부 문제가 아니라, 여전히 운동진영에 팽배한 관료주의·스탈린주의의 전형적인 사례로 판단하고, 총회가 열린 다음 날, 서울지역위원회 2기 집행위원을 지낸 이형로 활동가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소위 조직의 권위와 사업의 편의를 위해 개인의 견해를 억압하고 탄압할 수 있다는 것은 여전히 운동 전반에 퍼져 있는 스탈린주의 조직관의 잔재이다. 사노신은 사회주의 운동 내에서 조직 내 민주주의를 제약하려는 모든 시도에 대해 단호히 반대하며 사노위 내에서 비판의 자유를 방어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지들에게 지지를 보낸다. [편집자주] |
집행위원위가 전원 사퇴하신 것인가.
서울지역 집행위와 운영위 간에 대립이 벌어졌다고 했는데 논쟁의 전개과정을 간략히 소개해 달라.
애초에 중집이 문제제기한 내용은 무엇이었나.
중집은 처음부터 제재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인가.
총회 결과는 어떻게 됐나.
상식적으로 당연한 문제제기를 했는데 그렇게 밖에 표가 안 나왔다니 의외다.
아까 말씀 중에 정치토론을 할 생각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는 말씀이 있었는데, 정말 그런 말까지 나왔나.
징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나.
서울지역위 총회가 그렇게 됐다면 사노위 전체 총회를 소집해서 문제를 다시 제기할 계획은 없는가.
외부로 확장시킨다고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사노위가 정치적으로 파산했다면 이상 과연 강령토론을 계속 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 의문스럽다.
그러면 의견그룹에도 이번 운영위의 조치를 지지한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다. 그럼 의견그룹은 어떻게 되는 건가.
사실 민주집중제라고 하는 것은 일정정도 의식적인 동일성이 보장되고, 그 하에서 비판의 완전한 자유와 행동의 통일이 존재하는 건데 그런 것들이 현재 사노위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그 결과 한편으로 느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대단히 관료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런 현상들에 대한 진단은 어떻게 하고 있나.
동지들이 지난 번 조직과 멤버십 문제에서는 주류를 연방주의라고 비판해 놓고, 이번에는 독재라고 비판하는 것은 일관되지 않다는 견해도 있는 것 같은데, 아까 말씀하신 그런 모습들이 이런 양면성을 설명하는 것 같다.
수준 높지 않은 사람에게는 비판의 자유가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하는데 그건 상당히 엘리트주의적인 발상이 아닌가. 사실 내용 문제를 다 떠나 조직에서 개인의 견해에 대해 이런 논의가 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내부적으로 정치적 통일성이 높거나 상호신뢰가 있을 때는 서로 합의 하에서 그럴 수 있을 듯은 한데, 지금 사노위 같은 경우는 스스로도 인정하듯이 다양한 성격의 정치가 들어와 있는 것이고 그런 경우에는 상당히 위험한 논리로 보인다. 사실 사람들이 아주 철통같은 조직으로 알고 있는 볼셰비키 같은 경우도 캠페인에 직접 들어가기 전까지는 거의 무조건적인 비판의 자유가 있었고, 심지어 캠페인 도중에도 몸은 따르지만 비판은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는 게, 예를 들어 책자를 팔면서도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내 견해는 이렇다고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었다는 게 역사적 기록이다.
향후 계획은 어떻게 잡고 있나. 강령논쟁은 어떻게 진행되는 건가.
그러니까 향후 전망을 이번 논쟁의 결과보다 강령 논쟁의 결과를 보고 세우겠다는 것인가.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다른 세력이나 개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사노위에서 강령실무위원을 하고 있다. 서울지역위원회(이하 ‘서울지역위’)에서는 집행위원회(이하 ‘집행위’) 집행위원이었다. 어제(4월9일) 서울지역 총회결과로 서울지역위 대표 이하 모두 사퇴하기로 해서 지금은 모두 전직이다.
전원 사퇴했다. 서울지역 2기 집행위가 어떻게 꾸려졌냐하면 공공연하게 의견그룹에서 추천을 받은 대표와 집행위를 꾸리겠다고 해서 만장일치로 꾸려진 것이었다. 현재 사노위 중앙집행위원회(이하 ‘중집’)가 지난 전체 총회 이후 통합지도부가 아니라 한 경향 중심으로 구성된 것과 마찬가지다.
어쨌든 이번에 서울지역 집행위가 서울지역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와 마찰을 빚었고, 총회가 운영위 안을 수용한 것은 운영위의 비판대로 집행위를 조직의 사업을 부정하고 파괴한 기구로 규정한 것이다. 때문에 집행위는 옳고 그름을 떠나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맞았다. 관례에 따라 운영위원들이 중심이 되어 비대위를 꾸렸고 다음 총회 때까지 비대위 체제로 가게 되었다.
자세한 전개과정은 서울지역위 명의로 발행한 온라인 정치신문 <사회주의자 통신> 2호에 다 나와 있으니 보시면 될 것이다.
애초 문제의식은 중집 주도로 발행한 소책자 사업에 대립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이미 강령토론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책자를 보니 내용이 너무 평이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강령토론 수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논쟁을 유발하기 위해서 서울지역 집행위원인 임천용 동지가 비판을 해서 새로 창간한 서울지역위의 온라인 정치신문에 기고했다.
비판의 핵심내용은 (소책자가) 사회주의를 목가적으로 표현했다는 근거 하에서 공상적 사회주의로 비판한 거다. 또 중간에 나오는 미래 소득의 문제에서 기본소득제를 유추할 수 있으니 우려가 된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 두 가지가 문제가 되었다.
(온라인 정치신문) 창간호 교열 중 중집의 문제제기가 있었다. 내용이 적절치 못하니까 글을 보완하거나 다음에 싣는 게 어떻겠냐고. 하지만 편집권을 가진 편집장이 그건 우리의 고유 권한이고, 이 상태로 나가도 우리가 원하는 바를 충분히 표현하고 있다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기사가 나가자 중집에서, 중앙의 공식사업인 소책자 사업을 공상적 사회주의로 규정하고, 그것도 서울지역위 기관지라는 공식매체에서 그렇게 한 것은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사태라고 문제제기를 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엄청난 논쟁이 있었다.
사실 문제가 이렇게까지 커진 것은 중집에서 서울지역 집행위와 운영위에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청하면서부터였다. 집행위는 이 문제에 대해 비평 글 게재와 관련하여 어떠한 문제도 없다는 입장을 단일하게 밝혔다. 오히려 토론을 통해 논쟁을 확대시켜 나가자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반면 운영위에서는 운영위원의 다수가 그것은 조직의 사업을 부정하고 파괴한 행위다, 그래서 그 기사를 삭제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피할 수 없는 대립이 시작된 것이다.
그게 어제 총회를 보니 원래 했던 말과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교열 과정에서부터 비평 글 게재에 대해 문제제기했던 중집은 정작 총회에서는 서울지역 운영위 대 집행위의 싸움으로 던져 놓고 발뺌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집은 총회 발언을 통해 비판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 아니라, 비평글 내용이 서울지역위의 공식 입장(중집에게는 아마 다수 의견)인지 서울지역위에서 판단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발언했다.
만약 중집의 순수한 의도를 사실대로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렇다면 비평 글 게재에 대해 조직 원리를 들먹일 것이 아니라, 내용에 대한 조직적인 토론을 요청했어야 한다. 그런데 정작 중집은 내용 토론은 철저히 외면한 채 관료적 제재로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사실은 운영위 역시 자발적으로 문제제기를 한 것이 아니라 중집에서 먼저 운영위를 움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당시 임시 운영위를 발의했던 운영위원이 중집 사무국 성원이기도 했다. 중집의 당시 정서는 의견그룹이 주도하는 서울지역 집행위가 자기 사업을 방해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강하게 운영위를 압박한 것이다.
애초 중집의 문제제기의 핵심은 공상적 사회주의라는 표현 때문에 조직의 권위가 무너지고 책을 팔 수 없는 상황이 왔다, 공상적 사회주의라는데 이걸 어떻게 팔겠냐, 그 결과 조직의 사업을 부정하고 파괴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제재가 들어온 것이었다. 그렇다면 먼저 소책자의 내용이 과연 공상적 사회주의라는 비판의 근거가 전혀 없는 완전히 왜곡이라는 것을 규명해야 그 다음 토론이 될텐데 논쟁이 그렇게 진행되지 않았다.
우리는 “임천용 동지의 글이 아주 수준 높은 글은 아니라도 충분히 토론 가능한 글이었고 중집에서 토론을 통해 해결했으면 오히려 강령적 수준까지 접근할 수 있었는데 내용토론은 전혀 하지 않고, 형식과 절차상의 문제로 권위적으로 대응한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그랬더니 중집에서는 “우리는 임천용 동지의 글 내용 자체를 비판하지 않았다, 그렇게 충분히 쓸 수도 있다. 다만 그것이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했을 뿐이다”라고 한 사람도 있었고, “서울지역의 소수 의견이 소책자를 부정하고 있는 것 같아서, 서울지역 다수의 입장이 어떤 것인지 듣고 싶었기 때문에 서울지역 운영위와 집행위에 의견수렴하려고 했다”라는 사람도 있었다. 그 발언을 듣고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교묘한 발 빼기는 둘째 치고 그냥 의견수렴을 하려고 문제제기를 했는데, 기사를 삭제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결론이 어떻게 날 수가 있나.
총회에 이르기까지 많은 복잡한 과정이 있었다. 첫 번째 운영위 회의에서는 그 안건 자체가 사회주의 조직에서 있을 수 없는 안건이라고 해서 서울지역 대표가 퇴장하면서 회의가 유예되었다. 나중에 회의를 속개한 결과, 삭제라는 용어만 빼고 나머지 내용은 그대로 다 들어간 결정이 내려졌다. “임천용 동지의 글은 조직의 사업을 부정하고 파괴했다, 그래서 서울지역 운영위는 회원들에게 사과한다”는 입장이 운영위 다수 의견으로 결정되어 공표되었다.
반대로 서울지역 집행위는 운영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그럼 조직의 체계상 가장 아래로부터, 운영위원회보다 직접 민주주의가 구현되는 총회로 넘겨서 심판받자고 해서, 임시총회를 대표 권한으로 소집했다.
총회 안건은 “운영위 결정사안을 폐기하라”는 단 하나였다. 그 하나를 가지고 세 시간 넘게 회의를 했는데, 우리가 제출한 안건에 대한 찬성이 참석자 중 4분의 1도 안 되었기 때문에 부결되었다.
임시총회를 통해 비판의 자유 문제와 그 글 내용 중에 문제가 됐던 내용들이 충분히 조직 밖으로도 공개할 수 있을 정도로 근거가 있다는 점을 제기하며 토론을 계속 하려했다. 그러나 반대 입장에서는 일관되게 “우리는 정치 토론할 생각이 없다”, “이런 비판이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을 뿐 아니라 조직의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그 결과 사업이 잘 안 되고 있으니 잘못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왜 공상적 사회주의라는 비판에 근거가 없는지 먼저 얘기를 해 달라고 했는데 답변은 하나도 없었고 “빨리빨리 표결하고 가자” 이런 태도였다. 깊은 토론은 전혀 되지 않았다.
이런 정치적인 내용은 토론을 통해서 걸러진 다음에 결과를 도출해야지, 어떻게 운영위원들이 내용에 대한 토론은 하나도 없이 무조건 조직파괴 행위로 규정해 놓고 밀어 붙이냐, 그런 문제의식이 강했기 때문에 총회에서도 사실 토론을 통해서 소수지만 설득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서 인원조직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런데 반대 입장 쪽은 토론할 생각은 전혀 없고 사람 동원해서 표로 제압하려는 그런 구도였다.
총회 전에 열렸던 운영위에서 소수 운영위원들이 이건 토론의 대상이므로 정치토론을 더 하자고 제안하니까 다수는 정치토론 필요 없고 바로 이 안으로 결정하자고 했다. 안건에 대한 토론만 하자는 게 그들의 입장이었다. 그래서 결국 정치토론 없이 운영위에서 그 안건이 통과된 것이다. 이미 그 때 정치토론을 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 드러난 것이다.
그리고 내부게시판을 통해서 계속 정치토론을 통해서 해결하자, 그 결과를 가지고 다시 이야기하자, 의견에 대해 삭제·사과 요구를 하는 것은 사회주의 조직에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니까 이성적으로 판단하자, 소수파 말고도 거의 모든 집행위원들이 글과 입장을 통해서 그런 의견들을 밝혔지만, 단 한 마디의 공식 입장이나 반박 글, 심지어 임천용 동지의 기사에 대한 비판 글조차 한 번 내오지 않았다. 내부 게시판에서도 그랬고, 운영위원회에서도 그랬고, 몇 주라는 많은 시간 동안 정치토론이 아예 안 된 거다.
그래서 아까 말한 것처럼 총회에 가서 제대로 된 정치토론을 통해서 결과를 내려고 했는데, 여전히 처음에 한 시간 정도는 절차상의 문제니, 안건 순서가 어쨌니, 이런 걸로 시간을 질질 끌어서 정치토론과 전혀 무관한 내용으로 흘려보냈다. 심지어 서울지역 대표의 거취 문제 같은 걸로 안건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어떻게 하실 거고, 부결되면 어떻게 하실 건가 하는 걸로 말이다. 대표나 집행위원들을 사퇴시키고 싶은데, 총회 이후에 이 사람들이 어떡할 것인가 확인해보려는 의도가 농후했다. 결국 우리 쪽에서 총회 결정사안에 대해 행동통일 원칙을 따르겠다고 하니까 회의가 시작되었다. 그것가지고도 한참 시간이 걸렸다. 정작 안건을 상정하기도 전인 이 때 이제 토론 충분히 했으니까 표결로 처리하자는 발언까지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안건 상정을 하고나서, 내용에 대한 문제부터 시작해서, “조직운영 원리상 이런 게 말이 되냐, 1호에 비판 글 실리면 2호에 반박 글 싣고, 그래도 안 풀리면 (사노위) 전체 회원 토론을 개최하고 그런 판을 만들어서 해결해야지 단지 분회 대리인일 뿐인 운영위원들 일부가 정치토론도 없이 그런 결정을 해버리는 것이 말이 되냐,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형식상도 말이 안 되고 내용상으로 말이 안 되기 때문에 토론을 하자”고 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 문제로 인해서 사업이 집행이 안 되고 뭐가 안 되고, 그렇기 때문에 사과해야 한다, 징계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일관할 뿐이었다.
그렇다. 일부에서. 특히 노동전선에서 활동하는 회원들. 그런 주장에 대해 그게 관료주의고, 그게 바로 사회주의 조직의 기본을 모르는 행위라고 이야기를 해도, 서울지역위를 당신네 의견그룹이 사조직으로 운영하지 않았냐, 서울지역위가 당신들 사조직이냐, 이런 식으로 나오는 순간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정치토론은 더 이상 안 되는 거구나, 논리로 밀리면 말을 바꾸고, 그런 걸로 시비를 걸고. 그러다 결국에는 표결이나 하자, 이런 식이었다. 한 마디로 충격이었다.
아직 계획세운 바가 없다.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강령토론에 집중해야 되기 때문에. 이것도 사실 총회까지 소집한 것은 싸우자고 한 것이 아니라 우리 원래 목적인 강령토론을 위해 이 문제를 빨리 해소하고 가자는 의미가 컸다. 이런 대립 구도 속에서는 아무 것도 못하니까. 어쨌든 총회에서 패배한 것은 받아들여야 하니까. 전체 총회는 강령총회라서 이 문제를 갖고 (사노위) 전체 회원 총회까지는 안 갈 것 같다. 아직 이후 구체적인 방향은 안 세웠지만 이 문제를 갖고 끝까지 싸울 거다.
내 개인적인 견해는 사노위가 명백하게 정치적 파산을 한 거라고 본다. 정확히는 스탈린주의를 부활시켰다, 사노위 출범할 때 사민주의, 민족주의, 스탈린주의는 제외하고, 그런 그룹들은 고려의 대상에서 빼고 시작한 건데, 결국 1년 만에 서클논리·조직논리로 어렵사리 극복한 구태의연한 관료주의를 여기 다시 끌어온 것이다. 그 동안 토론과정이나 총회과정에서 발언들을 보면 50% 이상은 그 기저에 스탈린주의가 깔려 있다는 것을 간파했기 때문에, 나는 스탈린주의의 부활이라고 판단한다. 이에 대해서 타협할 생각이 전혀 없다. 지금까지 봤을 때 조직 내부는 변화하지 않을 테니까 외부로 확장시켜서 싸우겠다는 거다.
아주 기밀사항이 아닌 이상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결정사항과 경과 등을 공개해서 외부로부터 심판을 받게 하겠다는 말이다. 정말 이런 조직이 한국에서 당을 만든다고 하는 조직이 맞나, 이런 조직과 앞으로 같이 갈 수 있겠나 없겠나를, 폐쇄적인 구조 속에서 오래 있던 노쇠한 활동가들의 판단력은 이미 흐려진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당장 사노위에 결합하고 있지는 않지만, 당 건설의 열망을 가지고 새롭게 성장하고 있는 동지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본다. 방법은 아직 생각을 안 해봤지만 그런 걸 기본관점으로 갖고 있다.
사회주의 조직의 기본 운영 원리, 스탈린주의에 대한 철저한 차단, 사상투쟁의 자유 문제나 사상투쟁의 조건과 환경을 만드는 것이 당 건설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명확히 깨닫지 않으면 당 건설은 어렵다.
미묘한 문젠데, 내 말은 일부 파산이라고 한 거다. 1년 전에 배제시키고 왔던 스탈린주의적인 것을 부활시켜준 데 대한 일부 파산이고 전면적 파산은 아닌 거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 자체가 서울지역에 국한되어 나타난 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얘기하긴 어렵다. 예를 들어 다른 지역에서는 예전 사노준 쪽에 있었던 회원들 중에서도 이번 조치에 대해서 적극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긍정적인 면도 있기 때문에 전체 파산으로 볼 수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이런 게 고착되면 전체 파산으로 가는 길이다.
개인적으로 강령은 실천적으로 승인되고, 무기로서의 강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을 주도했거나 몰아간 주역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제출한 강령과는 전혀 맞지도 않을뿐더러, 그런 사람들이 이런 강령을 채택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 강령에 대한 모독이자 강령의 정신을 질적으로 저하시킬 것으로 본다. 그람시나 스탈린도 강령을 받아들였지만 그렇게 변절한 사람들이 강령을 낮추어 버리거나 바꿔 버렸다. 강령을 형식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말거나의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에게 강령을 설득할 생각도, 권유할 생각도 없다.
다만 이런 사태까지 주도한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 중에는 선의로 동원된, 그게 조직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해서 동원된 그런 사람들도 있다고 본다. 그런 사람들을 계속 설득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를 주도한 사람들과는 강령토론의 실천적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마지막 의견그룹 회의에 비판의 자유에 대한 문제를 지지하는, 그러니까 이번 총회에 올린 안건과 똑같이 운영위 결정에 대해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연서명 안건이 올라왔다. 의견그룹 전체의 동의를 받기 위해, 최소한의 행동통일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글 내용이나 절차상 문제에 대한 내용은 다 뺐다.
오직 삭제·사과 요구에 대해서는 절대로 받을 수 없는 요구니까 그에 한정해서 성명서를 발표하자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동지들이 글 내용에 대해서 지지할 수 없고 절차상 문제 있는 것이 맞기 때문에 사과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오랜 토론에도 불구하고 전혀 바뀌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이건 노선의 차이구나, 더 깊게 사상적으로 들어가면 정말 위험한 사고들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날 발언들 중에 심지어 마음에 안 드는 글은 삭제하는 것이 기본 아니냐는 발언도 있었다. 마치 스탈린이 환생한 것 같은 발언들이, 그것도 젊은 동지들 입에서 쏟아져 나와서 깜짝 놀랐다.
그 과정에서 이렇게 되면 의견그룹으로 같이 갈 수 없다, 행동통일 안 되는 의견그룹은 이미 소멸한 것이라는 입장이 나왔다. 나 같은 경우도 “의견그룹이 애초에 강령으로 모인 것이 아니라 민주집중제에 대한 동의로 모인 것이고, 다만 의견그룹 성원들이 주도하는 강령안이 나와서 의견그룹 안으로 채택해 달라는 과정이었을 뿐이다. 민집제 문제에서 지난 번 멤버십 문제가 ‘집중’의 문제였다면 지금은 ‘민주’의 문제가 걸린 것이다, 따라서 여기 동의하지 못한다면 반대하는 사람들이 나가는 게 맞다”는 의견을 냈다.
비판의 자유를 옹호하지 않는 사람들이 제기하는 논리의 밑바탕에는 당분간 강령을 채택하지 말고 처음 사노위가 구성될 때 제출된 11개 정치원칙을 가지고 1년 더 계속하자는 주장이 깔려 있다. 여기에는 “모든 대립과 갈등을 봉합하고 조직보존 잘하고 확대시켜서, 1년 더 끌고 가서 다수파 획득해서 당으로 가자”, 이런 논리가 깔려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과 본래 의견그룹의 입장은 맞지 않다. 왜냐하면 의견그룹은 애시당초 명확한 기한을 정해 놓고 강령논쟁에 집중하고자 했었는데, 그런 주장은 이를 희석시키는 주장이었기 때문이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의견그룹은 자연스럽게 해소되었다. 향후 문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고, (새로운 의견그룹의) 준비모임 정도만 한 차례 가졌다.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조직문제가 반복해서 논쟁되고 있고, 조직문제에 대한 결집이 계속 강령문제에 대한 결집으로 연결되는 양상인데. 이것은 사노위를 구성했던 세력들이 애초에 조직원칙에 대한 기본적인 동의, 이데올로기적 기반이 완전히 달랐던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
정확하게 보았다. 사노위에 참가한 소위 혁사진영이라는 소수파는 혁명정당, 전위전당 쪽에 모든 것이 맞추어져 있는 반면, 다른 쪽은 사노위라는 것 자체가 전환해서 당 추진위로 가야한다는 입장이다. 사노위를 잘 다듬고 만들어서 그것이 당추진위나 당으로 가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사노위 조직 자체를 흔들고 분란을 일으키는 행위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사노위가 한시적인 조직에 불과한데도 끊임없이 대중들에 대한 권위, 조직의 권위에 대한 강조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당건설의 경로는 서클 몇 개가 모여서 통합의 정치를 잘해서 당으로 간다는 게 전혀 아니기 때문에 개념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우리는 혁명적인 분파 투쟁은 기본이고 항상 모든 논쟁은 공개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그 쪽의 조직관은 내부적으로 모든 논쟁을 다 해소한 다음에 정선된 것만 단일한 걸로 외부에 보여주자는 것이다.
이번에 비판의 자유가 문제가 된 것도 “내부게시판에서는 무슨 말을 해도 다 괜찮지만 왜 그걸 공식기관지에 싣느냐, 그래서 너희들은 조직사업을 파괴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그들의 조직관이 우리가 말하는 민주집중제를 기본으로 하는 당관이 아니기 때문에 자꾸 부딪치는 것이다.
맞다.
나는 그 사람들과 같이 한지 1년 밖에 안 돼서 아주 객관적인 판단은 할 수 없다. 그래도 지금까지 나타난 모습을 보고 판단해보면, 이름은 비록 바뀌었지만 한 서클이 십년 이상 지속되었을 때 나타나는 폐쇄성과 자족성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결론은 서클주의의 폐해인 것 같다. 그 안에서는 그들 내부적으로 권력을 장악해 왔던 흐름에 권위주의적인 면도 있고, 폐쇄성도 있고 패권적인 요소도 있고. 그런 것들이 복합된 것 같다.
겉으로는 느슨해 보이는 것은 정치적인 긴장이나 정치의식이 높은 수준에서 균질화되지 않아서 그런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위주의와 폐쇄성은 높고. 아주 전형적으로 정치의식은 낮으면서 조직논리로만 조직을 유지하려는 그런 모습이다. 사실 지난 번 멤버십에 관련된 논쟁도 엄밀히 보면 왜 문제제기 하느냐를 가지고 친 것이다. 비판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차단해 버리는 것이다.
그렇다. 정립이 안 돼 있으니까. 어느 때는 저렇게 가고, 어느 때는 이렇게 가고. 멤버십 문제는 엄격해도 될 문제인데 그것에 대해서는 느슨하고, 실제 정치적인 견해나 노선의 문제에 대해서는 열려있어야 하는데, 비판의 자유가 완전히 보장되어서 질적인 상승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그건 다 다 막혀 있고.
맞다. 그들이 계속 주장하는 논리 중 하나는, 소책자를 공상적 사회주의라고 비판하는 그 글이 논리적으로 이해되고 수준이 높은 글이었다면 그 글도 방어하고 삭제·사과 요구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소책자를 판매하지 말라고 했을 거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건 글이 후져서 삭제하라고 했다는 말이다. 그런 후진 글들은 공개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그런 발상 자체가 참 그렇다. 실제로 사노위 신문에 글 쓰는 사람은 10명도 안 된다. 쓰는 사람들만 계속 쓰고 있는 거다. 임천용 동지도 조직에서 집행위원까지, 나름 간부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의 글마저 수준 떨어진다고 평가하고 못 싣는다고 하면, 글 쓰는 게 서툰 일반회원들은 어떡하란 말인가. 앞으로 글을 쓸 수 없는 거다.
또 비판의 자유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토론을 거치지 않고 그런 글이 나가는 것에 반대한다고도 이야기하는데, 그게 그들의 조직관이자 언론관인데 그것도 내가 보기에는 굉장히 위험한 논리다.
맞다. 세 개 조직이 모이고 무소속이 모이고 해서 합의해서 출범했으면 내부적으로 보장해줄 것도 보장해주고 소수파의 권리도 보장해주고 페어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배후정치로 일관하고 있다. 1년 동안 단 한 번도 서로 톡 까놓고 토론을 해서 결정해서 의견이 일치되고 행동통일이 된 적이 없다. 그래서 죽은 조직이 맞는 것 같다.
다수파 쪽은 원래 그랬으니까 이해한다 치고, 의견그룹에 있다가 그 쪽에 힘을 실어준 사람들의 논리는 정말 위험하다. 결국 레닌, 트로츠키 말 찾아다 정당화시키려고 몇 년에 뭘 쓰고 몇 년에 뭘 쓰고 찾아다니고 있는데, 스탈린을 겪은 후 혁명적 사회주의 세력들의 조직관이 어떻게 변했는지, 현실이 어떻게 변했는지 정말 무지하다. 결국 1917년에 묶여 있다. 레닌 저작이 성경책도 아닌데, 레닌 저작 갖고 서로 찾기 경쟁이나 하고.
의견그룹이 해소된 뒤 남은 사람들 사이에서 오고간 얘기는 이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 가야한다. ‘혁명 강령 수립을 위한 모임’ 혹은 ‘혁명 강령 수립을 위한 의견그룹’ 같은 명칭으로 강령투쟁만 사노위 끝날 때까지 집중하는 그걸로 모이자, 그리고 전처럼 낮은 차원이 아니고 정확하게 강령에 동의하는 사람들로 모여서 행동통일까지 하는 정치적인 의견그룹을 구성하자는 것이었다. 전제조건은 명확한 기간을 정하고 싸우는 의견그룹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령논쟁을 1년 더 하자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강령이 같더라도 같이 못할 것이다.
강령은 조만간 완전한 초안형태로 제출하려 한다. 현재 세 가지 안이 나와 있는데 절충하거나 조합하는 건 바라지 않고, 같은 것과 다른 것에 대한 원칙상의 확인을 해서 노선적인 원칙이 다르면 단일안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 과정을 겪고 나면 5월 달부터는 한 달 동안 공개토론 기간을 갖고 그 결과를 갖고 5월 말에 총회를 할 건데, 그 총회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는 크게 네 가지 정도이지 싶다.
첫째, 다수가 선호하는 강령을 채택하자, 둘째, 3개월 정도 강령논쟁을 더 하자, 셋째, 절대 타협할 수 없는 강령들이니 각자 강령에 따라 헤쳐 모이자, 넷째, 강령을 채택하지 말고 1년 더 지금 형태로 가자. 우리는 강령 토론을 1년 연장하자는 안에 반대하고, 다수가 선호하는 강령선택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그 두 가지는 배제하고 강령 논쟁에 최선을 다한다가 입장이다. 우리 목표는 기계적 절충이 아니라 실제 사상 투쟁을 통한 강령 통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실제로 다수파 같은 경우도 5월 이후를 상정하고 있지 않다. 사실 그 동안 토론이 거의 안 됐다. 4월, 5월에 강령토론을 내외부적으로 확대시키는 것이 아니라 4.30 정치대회다, 뭐다 해서 뺑뺑이 돌리고 해서 정신 하나도 없게 만들어 놓고 실질적인 토론은 그냥 묻혀왔다. 이런 과정이 분명히 또 반복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내 개인적인 생각은, 어쨌든 5월 달부터는 무조건 내외부로 토론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만일 단일안이 안 나오면 독자경로로 가는 수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사노위 일부 성원들 중에는 사노위만이 유일한 길이고, 이게 안 되면 운동이 수십 년 후퇴하는 거라는 과도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 그건 특권의식일 뿐이라고 본다. 우리는 단지 먼저 시작하는 사람일 뿐이다. 우리의 강령은 계급의 강령이고 조직체계도 계급이 함께 할 수 있는 열려 있는 체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1년 동안 사람은 거의 안 늘었고 집회에 피켓팅하고 신문 뿌리며 피드백 없이 일방적인 홍보만 해왔다.
비판의 자유 문제가 나오게 된 계기는 결국 사노위 조직이 갖고 있는 폐쇄성과 논쟁이 외적으로 확장되는 것에 대한 제한, 분파 활동에 대한 적대감들 때문이었다. 당 건설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개념들이 뭔지를 모르는 것이고, 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본다. 이런 걸 외부 동지들도 제대로 알게끔 더 공개적이고 전면적으로 해서 나중에라도 당을 같이 할 거면 우리만의 경험이 아니라 같이 공유해서 외부로부터의 압박도 좀 가해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외부로부터 많은 생각들을 받았으면 좋겠다. 사회주의건, 당이건, 정말 한국의 운동이 얼마나 무너졌나 망가졌나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데 ABC부터 했으면 좋겠다.
지난 3월 이후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 공동실천위원회(이하 ‘사노위’)는 내부 논쟁에 휩싸였다. 발단은 3월 16일 사노위 서울지역위원회에서 발간한 온라인 정치신문 <사회주의자 통신> 창간호의 한 기사였다. <사회주의자 통신> 비평 꼭지에 실린 사노위 임천용 활동가의 ‘소책자 <사회주의 지금 여기에!>에 대한 간략한 비평’(이하 ‘비평글’)이 사노위 내부에서 논란이 되면서 그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된 것이다. 임천용 활동가는 사노위에서 발행한 소책자 <사회주의 지금 여기에!>를 놓고 비평글에서 “소책자의 전체 기조는 사회주의의 혁명적 전통을 계승하는 방식이 아니라 비판적, 공상적 사회주의로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의 정치적 견해를 밝혔을 뿐인 비평글은 그러나 곧바로 삭제 요구에 직면하게 됐다.
사노위 중앙집행위원회(이하 ‘중집’)가 긴급 소집되어 비평글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뤄진 데 이어, 중집의 요청으로 입장을 밝힌 서울지역위원회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원회’)는 조직 내 혼란을 부추기고 소책자 사업을 파괴한다는 이유로 비평글의 삭제와 사과를 요구했던 것이다. (운영위원회의 최종 입장은 삭제를 뺀 사과로 결정됐다)
비판의 자유
현존하는 사회에 머물지 않고 그 대안을 찾고자 하는 한, 비판의 자유는 필수적이다. 여느 진보적 운동과 마찬가지로 자본주의 체제의 타파를 목적으로 하는 사회주의 운동에서도 스스로 비판을 억압한다든가, 토론을 금한다든가 하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기존의 체제로부터 비판의 자유를 요구하며 정치적 활동을 펼쳐내려는 것은 그 내부에서 그러한 자유를 폐지하기 위함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 사회주의 운동진영의 일부에서는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조직 내부가 가장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뛰어난 전위들의 조직이라는 모종의 관념은 조직 밖에선 민주주의 투쟁을 지지하면서도 조직 안에선 민주주의를 도외시하게 했다. 이러한 이중 잣대는 불가피하거나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으며, 내부 단속에 가까운 관료적 통제를 정당화 하는 구실로 악용되기도 했다.
사노위 내부에서 불거진 논란은 이와 같은 과거의 오류와 폐해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 때문에 비평글의 내용과는 별개로 운영위원회가 취한 삭제와 사과 요구 역시 비판의 자유를 부정하는 관료주의적인 조치로밖에 볼 수 없다. 비평글에 대한 문제제기가 필요하다면 그것은 비판과 토론이 어우러지는 공론의 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운영위원회는 사전 검열을 통해 개인의 정치적 의사표현이 공론의 장에 들어설 기회를 가로막고자 했다.
이는 소통의 단절을 꾀하는 위계적인 명령으로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어떠한 의견도 자유롭게 표현될 수 없고 그래서 검열을 의식하게 된다면 남는 건 결국 은연중에 강제되는 정치적 수동성의 강화일 것이다. 기본적인 요구인 표현의 자유, 비판의 자유가 존중받지 못할 때 민주주의는 그 생명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오직 공문구로 치장된 민주주의만이 활개 치게 될 것이다.
하물며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 같은 진보정당에서도 중앙당의 입장이나 정책에 대한 당원들의 비판은 당내 언론을 포함한 각종 매체나 당원 게시판 등을 통해 제기되고 있다. 이때, 의견들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정치적 의제를 앞에 두고 대화하고 토론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사노위 중집과 운영위원회가 보인 위로부터의 통제와 검열은 민주주의가 후퇴된 정도가 아니라 박정희이나 전두환을 떠올리게 할 만큼 시대착오적인 것이었다.
민주주의가 요구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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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 : 민중언론 참세상 |
사실 이 같은 지적은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며, 지난 2008년 촛불시위에서 거리의 민주주의를 계기로 확인된 것이기도 하다. 촛불이 타오르던 그때 거리로 나선 수많은 노동자서민들은 아래로부터의 소통과 연대가 무엇이고, 집단적 의사결정을 통한 직접 행동이 무엇인지 체험하고 느낀 바 있다. 그러나 대중의 민주주의적 요구에 대해 지배계급은 비판에 대한 합리적인 토론과 논쟁이 아닌 이데올로기적인 색깔론과 표현과 비판의 자유에 대한 억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최근 원전 사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방사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자 ‘친(親)원전’을 표방한 이명박 정권은 반동적인 보수언론의 지원 사격을 받으며 ‘방사능 색깔론’ 타령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방사능 불안감을 조성하는 불순세력이 있다”, “국가 전복을 획책하는 불순세력에 맞서 제압해야 한다”며 강경한 언사를 쏟아냈다. 공권력은 방사능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인터넷 게시물을 엄벌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런 상황은 해외도 마찬가지였다.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의 여러 국가는 TV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의 일부 에피소드가 방사능 공포를 확대시킨다는 이유로 방송금지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지배계급의 ‘비판의 자유’에 대한 이러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국내 원전이 밀집되어 있는 경북 지역의 주민들은 오히려 원전의 수명연장 반대 및 영구폐쇄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들어갔으며, 4월 23일에는 환경시민단체들과 함께 고리 1호기 인근 월내항에서 고리 1호기의 폐쇄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독일에서는 3월 26일 전국적으로 반(反)원전 시위로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고, 심지어 재난으로 인해 비상상황인 일본에서도 4월 1일 1만5000명이 모여 원전 반대 거리행진을 벌였다.
원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러한 갈등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1990년대 이후 세계 곳곳에서 세계화 등에 반대하여 대중의 직접 행동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안착되어 있다는 서구 사회에서도 국민국가의 재량권을 뛰어넘는 거대 자본의 이해와 사회구성원의 이해가 충돌하고 있는 모습은 대중의 광범위한 직접 발언과 직접 행동으로 등장하고 있다. 원전 반대시위 역시 이른바 ‘대의민주주의의 위기’ 속에 자리 잡고 있으며, 사람들은 민주적으로 소통된 이해를 가지고 집단적인 저항에 나서길 주저하지 않고 있다.
몇 달째 지속되고 있는 아랍의 민주화 투쟁은 민주주의를 향한 또 다른 모습이다. 이집트에선 소셜 미디어가 대중집회와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으며, 리비아에선 카다피의 탄압 공세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무장한 반정부 시위대가 해방된 지역에서 한때 민주적 통제를 경험하기도 했다. 수많은 난관과 제약이 뒤따르고 있지만 고조된 투쟁의 활력이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었다. 아랍 각국에서 불붙은 민주화 시위 또한 새로운 저항주체 형성의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었다.
민주주의적 요구와 투쟁의 중요성은 이 시대에 들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내부의 비판에 대해 토론과 논쟁이 아닌 “조직적 혼란을 부추긴다”, “사업을 파괴한다”는 따위의 논리로 비판의 자유를 제약하고 있는 사노위 지도부는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있는 지배계급과 과연 얼마나 다른가.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대의민주주의의 한계와 관료정치의 폐단을 극복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들은 능동적인 정치 참여를 통해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열망은 지지받고 확대되어야 한다. 이는 사회구성원이 함께 토론하고 함께 결정하는 직접민주주의가 실현 가능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사회주의를 향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사회의 생산수단을 장악하고 있는 지배계급의 이해와 사회구성원 전체의 이해 사이에서 민주적 권리를 놓고 빚어지는 대립과 마찰은 대중투쟁을 더욱 더 공공연하게 확대된 형태로 나아갈 가능성을 품고 있으며, 그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과 권력을 움켜쥔 지배계급의 질서가 타도되지 않는 한 민주주의는 완전하게 달성될 수 없는 권리의 선언으로 그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민주적 기본권의 확대가 생산수단의 전사회적 소유로의 전환을 보증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민주주의 권리를 확장하고 누구나 정치의 주체로 설 수 있는 조건을 창출하려는 노력과 이를 통한 직접적인 경험과 자각 없이 사회주의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사노위 내부 논쟁에서 드러난 운영위원회의 반민주적인 관료적 조치는 사회주의 운동을 표방하고 있는 정치조직에서 발생한 까닭에 더욱 우려스러운 일이다. 경제혁명이 사회정치적 억압을 제거하는 데 필수적인 전제조건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과 경제혁명으로 그러한 억압 모두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만일 ‘사회주의가 모든 것을 해결할 것이다’ 하는 식으로 사고를 한정한다면 그것은 불합리하기까지 한 앙상한 주장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사노위는 430 정치대회를 준비하면서 “사회주의 정치활동 보장은 민주주의의 척도”라고 주장했다. 맞는 말이다. 지난 2월24일 사회주의노동자연합 사건 유죄판결에서도 드러났듯 소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선전하는 남한의 지배권력은 정치사상의 자유를 보장하기는커녕 되레 국가보안법이라는 구시대 악습을 들이밀며 탄압하는 작태를 보였다. 때문에 이에 맞서 더 많은 지지와 연대를 위해서라도 운영위원회가 결정한 제재 조치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사노위 내부 논쟁은 더 이상 사노위만의 문제로 제한되지 않는다. 사노위 명의의 소책자 <사회주의 지금 여기에!>는 이미 공개되어 있으며 소책자가 말하고 있는 정치적 입장에 대한 판단은 사노위 밖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비평글은 그 내용과 무관하게 이러한 판단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단지 사노위 내부에서 이견이 제출되었을 따름이다. 운영위원회가 주장하듯 비평글이 조직 내 혼란을 부추겼다면 그와 같은 혼란은 장려되어야지 거부되어선 안 된다.
비평글과 같은 정치적 견해의 표출은 더 활성화 되어야 한다. 비단 사노위 뿐만 아니라 어느 정치조직, 운동단체에서든 그러한 능동적인 참여가 전제될 때 서로의 견해를 확인할 수 있으며, 그 속에서 배제가 아닌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노위 중집과 운영위원회는 소책자의 내용을 비판한 비평글을 구속하기에 앞서, 소책자에 나와 있는 다음과 같은 문구부터 되짚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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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 : 민중언론 참세상 |
“아무리 당의 방침이 올바르다 해도 당원의 동의와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집중된 힘을 발휘할 수 없다. ‘비판과 토론의 자유’를 아무리 보장해도 당원이 ‘침묵’하거나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표현을 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실제로 작동할 수 없다. 따라서 당원들이 민주적 참여의 주체로 설 수 있는 역량을 갖춰나가도록 힘쓴다. 그리고 ‘비판과 토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을 넘어 당내 지위와 체제가 위계화, 관료화, 권력화 되지 않도록 한다.”

[혁명정당 강령 정립을 위한 3차 토론회]
일정 : 2011년 5월 10일 오후 3시
장소 : 전국철도노동조합 서울지방본부 2층 강당
1주제 :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역사적’사회주의”(오후 3시)
- 발제 : 오세철 / 사회 : 고민택
2주제 : “노동자계급의 권력장악을 위한 이행요구”(오후 5시 30분)
- 발제 : 양효식 / 사회 : 고민택
동지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사노위 혁명정당 강령 정립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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