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에 해당되는 글 28건
- 돈 - 체게바라 2010/01/13
- 권리 - 체게바라 2010/01/13
- 나의 손끝 - 체게바라 2010/01/13
- 조건 - 체게바라 2010/01/13
- 탐독 - 체게바라 2010/01/13
- 괴테 전기 - 체게바라 2010/01/13
- 희망 - 체게바라 2010/01/13
- 고통 - 체게바라 2010/01/13
- 내가 살아가는 이유 - 체게바라 2010/01/13
- 휴가 - 체게바라 2010/01/13
돈
보수를 지불한다는 것은
아주 못된 관습이다
그런 관행은 자본주의의
탄생과 함께 시작되었다
사회주의 단계에서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아마,
돈은 이 세상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쓰레기들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그 돈이 없어지고
보수의 지불이라는
관행도 사라질 때
우리는 비로소
이상적인 단계에
도달할 것이다
권리
오늘 자전거 공장 노동자들이
자기들 손으로 만든 자전거를
특별히 싼값에 구입하게 해달라는
제안서가 올라왔다
나는 사인을 하지 않았다
노등자가 물건을 직접 만들었다고 해서
그 물건에 대한 권리까지 갖는 건 아니다
빵 공장 노동자라고 해서
남들보다 빵을 더 가질 권리는 없으며
섬유공장 노동자라고 해서
실 한 가닥이라도 그냥 가질 수는 없다
모든 것은 거짓없이 공평해야 하고
누구이든 특별대우는 없어져야 한다
나의 손끝
아름다움과 혁명은
서로
대립되는 것이 아니다
얼마든지,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것을
아무렇게나 만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아름다움과 혁명은
먼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의 손 끝에 있는 것이다
조건
민중의 힘은
적과의 싸움에서
질 수 없을 만큼 강해진다
우리는
혁명적 분위기가
단순히 무르익기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폭동은
그런 분위기를 스스로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
탐독
올바른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해적과 달"은
라스콜리니코프로 가는 길을 열어주었다
엘리샤에서 네루다까지
그리고
열띤 토론은 또 다른 책을 탐닉케 했다
스테판 츠바이크,
보들레르와 세익스피어
엥겔스와 도스토예프스키
크로포트킨과 트로츠키
폴 발레리와 가르시아 로르까
그 외 많은 아나키스트들,
레온 펠리페의 "훈장"
레닌의 "유물 변증법"
모택동의 "신중국론"
사르트르의 "벽"
마르크스의 "경제학, 철학수고"
네루다와 랭보
...
특히,
마야코프스키와
네루다의 시에 탐닉했다
괴테 전기
내 중대에 간호병으로
새로 들어온 여성대원
하이디 산타마리아에게
괴테 전기를 빌려 읽었다
기억해 둘 만한 구절에
밑줄을 쳤다
"극도로 예민한 사람만이
아주 차갑고 냉정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단단한 껍질로 자신을
둘러싸야 하기 때문이다
간혹,
그 껍질은
총알도 뚫지 못한 만큼
단단해진다..."
희망
게릴라로 싸우던 동안에는 물론
심지어 지금까지도
카스트로의 이야기는
내 뇌리에 선명히 남아 있다
당신들은 아직
당신들이 저지른 과오에 대해서
그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
무기를 방기한 게릴라로서의
지불해야 할 대가는
바로 목숨이기 때문이다
적과 직접 부딪쳐 싸울 경우
살기 위해 의지해야 할
유일한 희망은
바로 무기뿐이다
그런데 그 무기를 버리다니!
그것은
처벌받아 마땅할 범죄이다
단 하나의 무기,
단 하나의 비밀,
단 하나의 진지도
적들에게 넘어가게 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고통
오늘 전투에서
적군을 사살했다
내 손으로 직접 죽인 건
처음이었다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심장을 정확히
맞추려고 애썼다
적이라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죽이지 않는 게 좋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
그것은,
때때로 당신이,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휴가
오늘 한 혁명동지가 나를 찾아와
고향의 가족을 만나러 가고 싶다고
1주일간만 휴가를 달라고 했다
나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가 말했다
"우린 이제 혁명에서 이겼지 않느냐?"
내가 대답했다
"우리가 이긴 건 혁명이 아니라,
파쇼와의 전쟁이야.
혁명은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야!"
"..."
사랑하는 가족의 품이 사무치도록
그립다는 걸 난들 왜 모르겠는가
하지만 지금은 시간을 아껴야 한다
가족은 자기 사무실에서 만나도
충분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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