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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25
    거기, 좀 ...
    코코아

거기, 좀 ...

공돌님의 [이봐, 좀...] 에 관련된 글. 

 

  관계없는 사람이 죽었는데 일부러 초상집에 찾아가 낄낄 거리는 것과, 관계없는 사람이 죽었는데 자기집에서 티비를 보는 것을 동일시하는 시각은 다소 독특한 시각으로 보이지만 딱히 새로울 것은 없다. 뭐 그런거 있잖는가. 왕이 죽으면 100일동안 상복을 입고 출근해야되고 술집도 문을 닫고 음악도 연주 못하고 그런 종류. 평생 사람 한번 죽여본 적 없고 평생 논두렁에 시계 하나 던져본 적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하루에 수십명씩 죽어도 다른 사람들은 아는 사람이 아닌 이상에야 평범하게 일상을 영위한다. 그렇다고 예의가 어쩌고 난리치는 경우은 없다. 당연하게도. 하지만, 마음 속에 누군가를 왕으로 모시고 사는 사람들에겐 다른 사람의 일상은 신성에 대한 모독이라도 되는 모양이다.

 

  그게 죽음에 대한 태도라고 생각한다면 더더욱 슬픈 것은 죽음에 대한 태도가 사람들에게 너무도 차등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일 것이다. 노무현의 죽음은 뉴스를 메우고 넘쳐 금요일까지의 모든 예능을 다큐로 바꿔놓는 권능을 발휘했지만, 그보다 선량한 사람들의 처절한 죽음은 주말 예능의 시간표를 멈추기는커녕 신문에 활자화되지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니까 말이다.

 

  이제 트랙백을 떠나 다른 이야기지만 어느 개인까지가 우리가 냉담할 수 있는 혹은 기뻐할 수 있는 죽음인지 따지고 싶지도 않고 따질 수도 없을 것이다. 나름 사연이 있는 것이고 감정은 개인적인 것이니까. 다만 미운 놈이건 고운 놈이건 특집 방송까지 해가면서 노무현 류의 죽음을 주목하는 것은 그가 그만큼 주목받을 가치가 있는 고귀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공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그의 죽음이 다루어지는 방식은 그의 공적인 삶에 대한 정당한 평가일까 아니면 개인적인 장례에 어울리는 감상적인 수사들과 감정의 강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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