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치 전쟁을 치르는 사람들처럼 나약했고, 피해의식에 시달렸으며, 불면증에 걸렸고, 웃지 않았다.
뱃속이 떨리고, 두 볼의 근육이 화석처럼 굳어버리고, 발가락이 빳빳해지고.
금방 피곤해졌다.
과거는 우리를 실 없이 희롱하고, 불행히도 미래는 매번 내일에 있었다.
달리는 기차는 덜컹이지 않았고, 객실은 늘상 만원이었다.
차창 밖으로 들꽃을 자르는 가난한 사람.
가둔 지 얼마 안 된 물웅덩이들.
수확하고 남은 보리 밑둥더미.
가 보였다.
들에는. 말 못하는 얼룩소, 말 못하는 다갈색 말, 말 못하는 거위 여럿.
나는 눈으로 그것을 세었다. 그리고 금세 까먹었다.
나는 왼손으로는 회개를 하며 오른손으로는 죄를 지었고, 고작 반 평짜리 몸뚱아릴 가지고 번복의 역사를 찬란히 꿰고 있었다.
배은망덕하게도.
우리는 항상 서로에게 총을 쏘았다. 그리고 나는 항상 나의 총구가 부끄러웠다. 탕 탕 탕.
기차는 아주 오랜 동안 강의 역사를 따라 달려갔다.
그리고는 무려 세 시간이나 연착을 했다.
그 동안 나는 범죄한 손을 품고 무례히, 돌같이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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