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민주주의 독재

정말로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불과 30년전, 독재자 박정희는 살해되었습니다. 참 많은 사람들이 끔찍하게 고문당하고, 죽임당하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피속에 독재는 막을 내렸습니다.

 

80년 서울의 봄이 찾아들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군부독재는 오랜시간 지속되었지만, 독재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뜨거운 피로 막을 내리고 문민 정부가 들어섰죠.

 

대한민국 국민들의 그리 오래되지도 않은 과거 기억속에는 독재의 비극이 아직도 가슴아프게 남아있습니다. (혹시 나만 그런건가요?)

 

그런데 어떻게, 또, 이런, 독재 권력을, 그것도 국민들 손으로 직접 만들어주게 된 걸까요?

지금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아무런 장치가 없습니다. 독재입니다.

그들이 공기업 민영화를 하든, 영어 몰입 교육을 하든, 땅파서 운하를 만들든, 값싸고 질좋은 미국산 쇠고기를  단체급식으로 초등학생들한테 먹이든,

그것을 막을 수 있는 마땅한 세력이 없습니다.

그저 착한 시민들이 손에 촛불 하나들고 거리로 나서는 방법밖에요.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더더군다나 안타까운 것은 국민들 스스로가 선거라는 아주 민주적이고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서 이 독재권력을 만들어 준 것입니다.

 

캐캐묵은 얘기지만 지난 대선당시, 이명박은 전과 14범이고, 현대 건설 부회장으로 재직당시 회사가 부도난 된 무능력한 CEO이고, BBK  사건으로 알 수 있듯 도덕성도 현저히 떨어지는 인물이고,  이외에도 기타 등등 그에대한 수많은 반대 주장을 한나라당을 제외한 모든 당에서 열심히 국민들에게 알렸지만, 국민들은 듣지 않았습니다.  그저 막연히, 정말이지 그저 막연히, 빈민에서 대기업의  CEO까지 계급 상승한 그의 성공 신화에 매료되어 그저 현대건설 부회장 출신이 대통령이 되면 잘 먹고 잘 살게 해주겠지 생각했어요. 자기도 고생했던 사람이니까 서민들 마음 알아주겠지. . . . . .

 

정말 수많은 지식인들, 언론인들이 747 경제 공약은 달성할 수 없는 허구다,  대운하는  말도 안되는 사업이다. 이명박은 사기꾼이다. 아무리 열심히 외쳐도 국민들은 이런 주장과 경고들을 다 외면했습니다.

 

게다가 4.9총선 당시까지도 꺼지지 않은 경제 발전의 열망에 힘입어 거대 여당이 조직되었고 결국은 독재 타도 이후 불과 30년만에 지금과 같은 독재권력이 생산되었습니다.

 

이제 국민들은 이명박의 남은 임기 동안 그 댓가를 그야말로 혹독하게 치루게 될 것입니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의 기본 정책은 모든 공기업의 민영화입니다. 시멘트 공사입니다. 복지정책의 축소입니다. 부자들의 감세입니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전기, 수도, 가스, 의료보험, 철도등  많은 공기업이 민영화되어  요금이 폭등할 것입니다. 이런저런 시멘트 공사를 진행하여 생태를 파괴하고 일부 건설회사들의 배만 채워줄 것입니다. 부자들의 세금을 줄이고 복지 예산을 줄여  서민과 빈민층의 삶은 더욱 황폐화될 것입니다.

 

앞으로 5년동안 국민들은 쉼없이 서울 광장에 집결해 촛불을 켜는 힘들고 피곤한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힘없는 국민들이 아무리 촛불을 쉼없이 켜고, 전경에게 맞아 구타 당해도, 이번 쇠고기 수입 장관 고시에소 보듯이 그 효과는 미미할 것입니다. 그들은 거대권력을 지녔거든요. 바로 국민들이 스스로 그들에게 이런 거대권력을 쥐어줬습니다.

 

우리는, 군부독재에만 당해봤기 때문에 민주주의 독재(민주주의를 악용한, 정통성 있는 독재)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나 봅니다. 지난 두번의 선거를 이렇듯 허무하게 떠나보낸 88만원세대와  30대(특별히 규정할만한 세대론이 없네요;), 386세대는 요즘 뉴스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사담이지만, 개인적으로 전 참 억울하답니다. 전 이명박이나 한나라당을 지지한 적도 없는데 왜 나까지 이런 고생을 해야하냔 말입니다. 집이 서울이 아니어서 촛불 집회참여하느라 돈도 많이 쓰고 한 번 다녀오면 무지 피곤하답니다.  물론 촛불집회의 즐거움도 크게 누렸습니다. 참 재밌더군요. 맨날 그밥에 그나물인 멤버들이 모여 뒤지게 욕먹으면서 가두행진 하다가 정말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에너지로 가두행진하는 그 틈새에 끼어보니 엄청 감동적이더군요.

 

하지만 한 편으로 너무 억울하답니다. 선거만 제대로 했으면 이런 고생 안 해도 됐을텐데 ~ 쩝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