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묵은 광저우 유스호스텔

 

1.

아침에 일어났다. 처음엔 졸려서 몰랐는데 창가로 점점 더운 열기가 느껴진다. 광저우가 가까워지고 있다. 차창밖에는 꽃들이 피어있다. 저건 활엽수다. 야자나무같군. 채소농사밭이다. 모든게 푸르다. 겨울에서 순식간에 봄이온 느낌이다. 광저우 역에 도착했다.겨울파카와 솜바지를 꽉꽉묶어 베낭 위 주머니에 넣고 역을 나왔다. 어디나 역앞은 정신이없다. 숙소로 결정한 광저우 유스호스텔로 걸어갈까 어쩔가 하다 지하도를 내려가니 지하철이 있다. 2003년 판 론리플레닛에는 지하철 공사중이라 나왔는데 완공되었나 보다. 표를 사는데 터치스크린 방식이다. 내가 갈곳을 누르면 요금이 표시된다. 몇 번을 보고 따라하니 4원에 작은 고무 동전이 나온다. 내려서 나갈때 동전을 반납하면 통과할 수 있게 되었다.

 

2.

시멘다오 섬에 도착해서 숙소를 확인했다. 아직 체크인시간인 12시까지는 20분이 남았다. 밥을 먹고 들어가자. 근처 식당에서 볶음밥과 계절에 따른 야체를 시켰는데 야체가 달랑 한가지만 데쳐서 나온다. 파오차이 김치를 달라하니 못알아 듣는다. 광저우의 광둥어와 북경어는 다르다는데 사실인가 보다. 12시가 넘어 유스호스텔 카운터로 갔다. 아니 도미토리 룸이 다 찼단다. 150원짜리 싱글도 다 차고 180원짜리 더블만 있단다. 여기 하나 믿고 왔는데 계속된 배와 기차여행에 지쳐 다른 곳을 돌아다닐 힘도 없다. 다른 곳을 가보았자 여기가 그래도 싸다. 광저우는 홍콩과 물가가 맞먹는다는 도시다. 일단 하루 묵기로 하고 도미토리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침대는 더블이라 넓다. 4일 동안 몸을 굽혀서 자느라 힘들었는데 이런 호사를 누리게 되다니. 5일만에 샤워를 했다. 아이구 좋다.

 

3.

1시쯤 나와 내가 묵고있는 시멘다오 섬을 둘러보았다. 광저우 사람들이 결혼식 야외촬영하는 곳이 여긴가 보다. 녹지가 우거져 있고 갖가지 인물상들이 거리거리에 장식되어있고 여기저기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이곳은 고급 주택가와 외국인 대상 상점, 호탤들이 들어서 있다. 지도를 보며 강가를 죽 걷다가 돌아 희귀동물 약제시장이 있다는 칭핑시장쪽으로 갔다. 칭핑시장은 못찾고 쇼핑상가가 길게 이어진다. 빵을 사먹으면서 아이쇼핑했다. 크리스마스 케럴이 여기 광저우에서도 울려퍼진다. 마치 대목을 잡으려는 듯 산타 모자를 쓴 점원들이 소리를 지른다. 광저우의 길거리 음식으로 보이는 순대국같은 건 보기만 해도 부담스러워 포기하고 센베이 과자 비슷한 것을 사먹었다.

 

4.

일찍 숙소에 들어와 다시 샤워를 하고 티비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 축구를 보면서 내일 일정르 생각했다. 만약 도미토리가 없다면 이 곳 광저우에 계속 있을 필요가 없다. 바로 홍콩으로 가자. 한편 진순신의 중국문화기행 광저우 편을 보며 여기를 좀 더 둘러보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이생각 저생각에 잉글랜드 축구 다음 스페인 프리메라리그의 바로셀로나 경기를 보다보니 12시다 넘었다. 중국 남단 광주에서의 하루 밤이 지나간다.

 

 

* 0412219(화) 여행26일차

 

(잠) 광저우유스호스탤 더블 23,400원 (180원)

(식사) 점심 2600원 (20원)

(이동) 광저우 지하철 520원 (4원)

(기타) 물 260원 (2원)

          센베이과자 390원 (3원)

          빵 330원 (2.5원)

.......................................... 총 2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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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8 15:46 2004/12/2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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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yyjoo
    2004/12/29 11:37 Delete Reply Permalink

    '서쪽으로 간 까닭' 잘 보고 있슴다. 도 많이 닦으시고 사람되서 만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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