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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혁명

사실 의도하지 않고 계획하지 않은 인연처럼 보이는 우연들에 대해서는 겸허할 수 밖에 없다. 그러한 우연들은 역사가 나에게 주는 어떤 기회인 셈이다. 인간은 이렇게 우연 속에서 감사하고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 같다.

 

문화대혁명은 나에게 이런 우연적인 테마이다. 나는 문화대혁명을 연구한 바가 없지만, 그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되는 책들과 번역을 통해 인연을 맺게 되었다. 전리군 선생의 <모택동 시대와 포스트 모택동 시대 1949~2009>(한울, 2012), 백승욱 선생의 <중국문화대혁명과 정치의 아포리아>(교통대학출판사, 2013 근간),  조정로(曹征路)의 <민주 수업: 문화대혁명과 정치 그리고 사랑>(가제, 출판사와 협의중, 2015년?)이 나와 인연을 맺게 된 저자와 책들이다. 

 

이 세 책은 형식적으로 일정한 전형성을 갖는다. 백승욱 선생의 책은 전형적인 이론적 탐구이다. 조정로의 소설은 매우 훌륭한 문학적 표현이다. 전리군 선생은 역사를 다루되 이론과 문학을 결합시킨다. 백승욱 선생과 조정로 선생의 저작은 전적으로 문혁을 테마로 하고 있고, 전리군 선생의 저작은 당대 역사 전반을 포괄하지만, 문혁이 그 중간에 위치하며 가장 큰 분량을 차지한다는데서 문혁의 위상을 소홀히 할 수 없다.

 

내게 이 책들은 내용적 측면에서 문혁에 대한 이해를 높혀주는 계기라는 차원을 넘어서, 오히려 그 내용을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저작의 맥락성을 이해하고, 그러면서 동시에 문학, 이론, 역사 등의 서술 방식의 연관성, 새로운 결합 가능성 등등을 풍부하게 고민할 수 있게 해줬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암튼, '문혁'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유사한 메시지를 이렇게 다른 방식으로 다른 느낌으로 전달하고 있는 세 저작들과의 인연은 참 특별하고 신기한 것 같다. 그리고 이 우연이 내게 주는 함의를 조금씩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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