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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도 없는 판에 예전에 말한 P선생의 "국가"에서 S가 말하는 정의에 대한 대화가 어떻게 종결되는지 정리해 두고자 한다.
예전에 우리의 S선생께서는 정의의 절대적 기준에 대한 신념을 버리지 못하고 논쟁자들이 주장하는 이른바 '현실적' 정의관을 하나하나 논박한다고 이야기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하나의 사유 실험으로서 국가를 하나 만들어 보고 그안에서 국가의 정의부터 발견하고 이후에 미시적으로 개인의 정의를 찾아보자고 말한다.
S가 말하는 정의로운 국가는, 결코 민주적인 국가도 혹은 귀족정도 과두정도 아니다. 그가 생각하는 정의로운 국가는 각 계급이 그 계급의 성향에 맞는 역할에 충실한 사회를 말한다. 그렇다면 각 국가의 계급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지배계급 이른바 S선생이 수호자라고 부르는 계급이 있다. 그리고 수호자를 보좌하여 국가를 방위하는 전사 계급이 있다. 그리고 나머지 생산 계급이 존재한다.
수호자 계급에게 필요한 역할은 이른바 '이성'이다. 이성적으로 나라를 통치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며 그렇기에 S는 나라의 지도자는 마땅히 '철인왕'이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그리고 그러한 수호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체계를 세세하게 이야기한다. 7~15세 까지 음악, 체육 교육을 하고, 그 이후에는 수학, 변증술과 같은 이성을 단련하는 교육을 실시한다. 그리고 3,40대에 이러한 소양을 실제로 실천하기 위해서 우리나라의 9급 공무원에 해당하는 말단으로 내려가 나라 일을 맡아 본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5,60대가 되어서야 국가의 중요한 일을 맡아 처리하면서 가장 훌륭한 이에게 철인왕의 자리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전사 계급에게 필요한 역할은 이른바 '용기, 기개'로서 적에 대한 강한 적개심과 자신의 국가와 공동체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생산자 계급에게 필요한 것은 이른바 '절제'에 해당한다. 물론 이러한 절제는 생산자 계급 자체에게만 해당하는 덕목은 아니다. 모든 계급이 이러한 절제의 덕이 필요하다고 S는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생산 계급에게는 따로 어떠한 덕이 요구되지는 않고, 이러한 '절제'의 덕만이 소극적으로 요구되고 있을 뿐이다.
그러면서 S는 국가의 정의는 무엇이냐? 바로 이들 세 계급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것, 이것이 바로 국가의 정의일 뿐이라고 말한다. 마치 우리가 국딩 때나 배웠듯이, 우리나라가 잘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리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요!~ 와 같은 대답이라고 할 수 있다.
하여 S가 이상적으로 바라보는 나라는 민주정이 아니다. S는 민주정을 어중이 떠중이가 모여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면서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혼란한 국가로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가 결국 과두정이나 귀족정, 참주정으로 이어질 만한 혼란상을 조장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S는 철저한 교육으로 양성된 엘리트와 같은 철인들이 나라를 이끌어야 하며, 이러한 정치 체제는 왕정이 아니라, 그때 그때 적합한 철인이 추대되어 나라를 다스리는 체제를 말한다.
솔까말로 어떨까? 이런 나라가 말이다. 극히 회의주의적인 사람은 이런 국가는 사실상 독재국가라고 보고 있다. 북한과 같은 나라 정도가 아마도 S의 이상을 올바로 실현하고 있는 나라라는 것이다..(!) 북한은 김일성 종합대학에서 양성된 당성이 강한 사람들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으며, 주체사상에 가장 충실하고 이에 대한 해석의 권한을 가진 김씨 할아버지가 이른바 철인왕으로서 역할하고 있지 않은가..
전사들은 선군의 영도 아래에 적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가지고 있고, 지도자 동지를 옹호하기 위해 마치 개처럼 용맹성을 과시하고 있다. 인민들은 철저히 이러한 사회 엘리트 계급의 지도와 솔선으로 인해서 사회를 바라보고 자신의 일에만 충실히 하고 있다.
사회 엘리트가 국가를 운영한다는 점에 있어서 아마도 반론을 제기하기는 힘들 것이다. 어쨌든 보다 덕이 있고, 똑똑한 사람이 나라를 운영하는 것이 오히려 속 편한 일이 아닌가. 이러한 사람이 나라를 다스린다면 우리는 편하게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오락도 하면서 편한 인생을 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아마도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그 당시도 마찬가지였지만, 지배 엘리트 계급이 타락할 가능성, 금전이나 자기의 사적인 이익의 측면에서 반동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들 수 있다.
물론 S는 그런 측면은 철저한 교육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S가 말하는 교육방식은 스스로도 스타르타에서 많은 것을 가져왔다고 할 정도로 철저하다. 하지만 아무리 철저해도 말이다. 상당히 어려운 것이 사실이 아닌가. 우리나라 조선시대에는 철저한 유교 교육을 거친 선비들이 그 어려운 과거 시험을 2차, 3차에 걸쳐서 붙어서 관직에 진출했음에도 나라는 결국 타락하고 새로운 시대적 요구도 간파하지 못하지 않았는가....
논의를 다시 이어 가자. S는 이것이 바로 국가의 정의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라고 말하며 논쟁자들의 아가리를 쐬랍하도록 강제한다. 씨벌, 이렇고 저렇고 일단은 맞는 말이자나..?
그렇게 평정한 S는 이제 개인의 정의를 알아보자고 말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
국가에 세 계급이 있다고 한다면, 우리의 영혼에도 세 가지 부분이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
뜨아아아악...유명한 영혼 삼분설이 이렇게 등장한다.
S는 금의 영혼은 '이성'에 해당할 것이고, 은의 영혼은 '용기 혹은 기개'에, 동 혹은 철의 영혼은 '욕구'에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개인의 정의는 이러한 영혼의 세 가지 요소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상태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래야 그 개인의 정의로운 삶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영혼의 최상위에 있는 이성은 기개와 욕구를 적절히 통제해야 한다. 그리고 이성은 지식을 추구하는 자신의 역할을 다 해야만 한다. 기개는 이성과 연합하여 부당한 일에 대해서는 용기를 발휘하여 이를 지적하고 항의하며, 적에 대한 적개심을 발휘해야 한다. 욕구는 적절하게 통제되어 이성이나 기개의 통제를 넘어서 과도하게 추구되어서는 안된다.
이것이 S의 정의이다.....논쟁자들은 어느새 yes맨이 되어 있다. 국가 10권 중에서 3,4권까지는 간혹 S에게 반론도 제기하던 이들이 7,8,9권 쯤 가면 '옳습니다요~ 맞습니다요~그렇지요~'를 연발하는 지지자가 되어 있다. 아아 대화술의 마법이여..~
이러한 S의 정의는 그동안 논쟁시되어 왔던 정의에 대한 논란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논쟁자들은 정의가 과연 강자의 이득이냐, 아니면 강자와 약자의 일종의 약속이냐, 정의는 무엇이며 이것을 따를 시에는 인간이 행복할 수 있느냐, 오히려 걸리지 않고 부정의를 행하는게 행복하지 않느냐 하는 식으로 구체적인 의문을 제시하고 있는데, S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답을 제시하고 있다.
S 가라사대, 정의는 영혼의 세 부분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야. 그래야 인간이 행복해져..
논의의 철저함으로 논쟁자들은 자신의 최초 의문을 잊어먹은 채로 S의 논변에 그대로 따라가 버린다. 따라서 이러한 S의 동문서답을 지적하는 학자들이 많이 있다. S가 제대로 논쟁자들에게 사기를 쳤다는 것이다. 논쟁자들은 '아 오늘 참 좋은 거 배웠다.'라고 말하고 잠자리에 누웠을 때, '으응?'하면서 벌떡 일어나겠지....
그래서 정답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떠나 버렸다. S는 정의로운 자들이 부정의한 자들보다 행복한가 라는 물음에 대해서 이렇다할 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그저 마지막 10권에 가면 현실적으로 그들이 불행할 수도 있지만 내세(이데아 세계)에서 보상받을 것이라는 말을 할 뿐이다. 으응?
이건 또 뭔가..마치 교황이 착하게 살어. 어쨌든 입 닥치고, 그러면 천국에서 행복할 거야..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우리는 수업시간에 이러한 S의 사기극을 2000년이 지난 후에 책으로 살펴보면서 스스로 경악할 뿐이었다. 공소시효는 이미 지났고(오래전에;;;),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은 풀리지 않는 의문 그것 뿐이었다.
그렇게 연극은 끝이 났다...오우....젠장...
이렇게 우리에게 사기를 치고, 지가 철학자라는 권위만 챙기고 달아난 S이후로 이런 문제에 대답하기 위한 수 많은 사기꾼들이 재등장하게 된다. 근대 이후의 공리주의가 그렇고, 정의는 오직 요청된 개념일 뿐이라고 얘기하는 칸트도 등장한다. 좆까고 있네, 그런 것은 역사적으로 변하는 것이라고 얘기한 헤겔도 있고, 이른바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논쟁도 정의라고 하는 개념이 보편적인가, 아니면 개별적인가를 두고 벌인 긴 논쟁이었다.
사기꾼들.....힘들게 공부해서 얻은 결론은...모두가 사기꾼이라는 것, 그리고 바로 우리도 사기꾼이라는 것이었다..
턱 하고 생각이 막히는 것을 느낀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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