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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노동운동)] <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3호>쉽지는 않았지만, 재미있었다!

 

편집자 주: 삼화고속 투쟁이 일단락되었다. 투쟁을 끝내고 현장에 복귀한 조합원의 허심탄회한 소회와 생각을 들어보았다

 

투쟁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조합원1 : 난 제일 힘든 게 매일 나와야 하는 거였다. 그래도 집에 가도 동료들 생각하니까 자동으로 나와졌다. 아들이 사고 났을 때도 입원만 시켜놓고 나왔다.
조합원2 : 나도 배가 아파서 참다가 집에서 하루 쉬고 병원 가니까 탈장이었다. 그래도 병원 갔다가 바로 나왔다.
조합원3 : 400명 가까이 되는 사람이 모였는데 너무 처음인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차 팔아가지고 집에 생활비 주고 한 달만 딱 더 했으면 좋겠다. 현재 타결이 되고 바로 일이 시작이 되면서 1일2교대제로 급하게 돌아가서 혼선이 많다. 만족할 수 있을 만큼 됐을 때까지 좀만 더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재미있었다.
조합원1 : 속으로는 걱정이 되는 거다. 일주일이면 끝나겠지 했는데 20일이 되고 30일이 되면서 나도 먹고 살길을 찾아야겠다고 나간 사람도 있다.
조합원3 : 집행부에서 조금만 더 신중하게 해서 좀 더 준비해서 했으면 좋았겠다. 이건 파업을 너무 빨리 했다는 얘기가 아니라 요구안과 파업운영과 관련해서 영업소별로 의견을 모아 준비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영업소별로 의견이 틀린 걸 모으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래도 파업을 하면서 몸으로 부딪히며 한 거 같다. 집에 가서 생각해보면 아쉬운 점도 많고 회사한테서 더 얻어올 수도 있었던 것도 같다. 오늘까지 3일째 연속으로 일을 했는데 잠을 3일 동안 8시간 밖에 못 잤다.
조합원1 : 한 푼이라도 벌어서 써야 하는 입장인데도 오죽하면 쉬고 나오고 아직도 일을 못 들어온 승무원도 있고, 최소한 3일 정도는 말미를 줘가지고 정리할 시간을 줘야 하는데 끝나자마자 바로 일을 들어와 가지고 힘들다.
조합원2 : 난 너무 일찍 끝난 거 같다. 몸에 막 익어가는 데 끝나버렸다.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

 
조합원3 : 일을 하는데 근로강도를 조금만 더 줄여주면 좋겠다. 그전에는 기사가 맘이 급하니까 사고가 많이 났다.
조합원2 : 오늘 해보니까 오늘처럼만 하면 사고 날 일이 없다. 위반을 안하고 순리적으로 정류장에 제대로 대고 손님 태우고 급하게 신호를 안 넘어갔다. 신호 받아야겠다고 생각하면 노란불에도 그냥 간다. 사실 마지막 신호가 대형사고다. 오늘은 마지막 신호 아예 안 받았다. 파업은 잘했는데 막상 일을 나와 보니까 어용노조 때문에 영 거시기하다.
조합원1 : 나도 울화통 터진다.
조합원2 : 다른 사람들은 얘기도 하더라고, 나는 아예 얘기도 안 했다.
조합원3 : 어용노조 조합원이랑 얘기하는 영업소가 우리 영업소 밖에 없다. 다른 데는 어용노조 사람들한테 담배도 저 쪽 가서 피라고 하고 밥상도 따로 놓고 밥 먹으라고 한다.
조합원2 : 그럴 수밖에 없다. 쟤네들은 적이다. 인사해서 들은 척도 안했는데 나중에 다시 인사해서 까딱하고 말았는데, 나는 얼마나 배앓이 꼴리는지 울화통이 터진다.
 

어떤 점이 울화통 터지나?

 
조합원2 : 오늘 배차가 앞뒤로 어용노조 쪽 사람들이었다. 일부러 힘들게 하려고 앞에 기사들은 시간 간격 안 지키고 빨리 가버리고 뒷 차도 빨리 따라붙었다. 그러면 앞차랑 간격이 벌어지니 승객도 많아지고 운행이 어렵다. 그래서 오늘 무지 열 받아서 영업소 사무실에서도 한바탕 하고 나온 참이다. 차고지에 가니까 지내들끼리 있고 나만 혼자 덜렁 남았다.
조합원4 : 이런 것도 생각해야 한다. 어용노조 위원장만 잡으면 된다. 돈 안 벌면 안 되서 하는 사람도 있다. 밑에 있는 애들은 정치적으로 한 게 아니다. 눈치가 있다 보니까 첫째, 둘째 주에는 많이 갈등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한테 미안해한다. 어용노조 위원장이 조합원들을 생각하지 않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니까 조합원들만 갈라진 거다. 당장 맘은 안 좋지만 나중을 생각해야 한다. 사람들도 어용노조의 문제점을 알거다. 윗대가리 몇 명만 잡으면 된다. 빈정대고 그러는 나쁜 놈들도 있지만 미안해하고 그러는 사람들은 받아줘야 한다.
 
조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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