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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4호> '사회주의 로그인'을 읽자!

‘사회주의 로그인’을 읽자!

 

 

이론과 실천

경북 고령에서 김대중을 지지하셨던 우리 외삼촌! 지금도 외갓집에는 다양한 이념서적과 함께 버젓이 『노동해방문학』과 『현실과 과학』이 꼽혀있다. 국졸에다가 건설일용직이셨던 우리 아버지도 『신동아』를 읽던 시절이었다. 신동아의 별책부록, 「사회주의 대변혁 핵심문헌 50선」따위가 고향집 창고 한 켠에서 썩어가고 있다. 소위 말하는 80년대 말 90년대 초, ‘민주화’로 현상되었던 운동의 이념이 이렇게 대중적 차원에서 공유되던 시절이 있었다.

90년대만 해도 대학가 서점에서 써클들의 ‘문건’들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가 있었다. 선진 노동자운동들도 직·간접적으로 조직운동과 결합돼 있었다, 이를 통해 선진노동자들은 실천의 무기로써 이론을 공부했고 정기적인 학습은 현실에서 혼란함을 겪을 때나, 현장실천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때 자신을 지탱해주는 힘이 되기도 했다.

 

당 운동과 함께

그러나 최근 ‘노선논쟁’은 조직운동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진행될 뿐 대중들은 물론이고 선진노동자들 사이에서조차 별 관심을 받지 못한다. 현실의 계급투쟁으로 스스로를 입증되지 못하는 ‘문건’논쟁은 ‘말들의 성찬’으로 끝났다. 급기야 사상운동과 노동운동의 최소한의 접점마저 사라지면서 실용주의적이고 조합주의적인 운동의 범람을 아무도 제어하지 못했다. IMF 이후, 핵심적인 투쟁들에서의 패배가 일차적이겠지만, 사상운동의 좌초도 지금의 현실을 규정하는 주요한 요인이라는 판단이 든다.

이런 상황에서 사노위가 본격적인 ‘사회주의 당’운동을 제출하면서 투쟁하고 있다. 그 일환의 하나로 이론정책지 『사회주의 로그인』을 발간했다. 여전히 그 파장은 미비하지만, 이제 ‘출발’을 한다는 의미에서 너무나 소중하다. 한국 사회에서 기꺼이 사회주의 운동을 하겠다는 이들의 ‘실력’과 ‘고민’이 고스란히 녹아들어가 있다. 그것이 어떠하든, 지금 운동의 현실이 이러하고, 여기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

 

투쟁하는 이들의 살아있는 고민

그렇다. 사회주의 운동의 질적 비약과 대중적 확산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금, 사회주의 운동을 하겠다는 이들의 고민과 성찰에서 시작되는 것이고, 그 한가운데에 『사회주의 로그인』이 자리 잡고 있다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다. 조직에 대한 투명한 생각, 강령토론 속에서의 문제의식, 2012년 정세를 바라보는 관점과 투쟁방안들, 역사적인 강령들에 대한 성찰들, 국제적인 계급투쟁에 대한 추적, 그리고 생태와 지역을 함께 고민하고자 하는 노력들!

사노위라는 투쟁하는 조직, 그리고 실천하는 조직에서 깔끔한 이론적 정립은 아직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투쟁하는 이들의 살아있는 고민들이 고스란히 녹아들어가 있다. 현실의 계급투쟁과 유리된 고매하신 ‘이론가’님들의 훈고학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운동의 최전선에서 투쟁하는 이들의 치열함이 있다. 『사회주의 로그인』의 투박하지만, 탁월한 장점이 바로 그것이다.

  

심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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