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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농어촌에서는 한곳에서 평생동안 살기도 하고, 나아가 대대손손 집성촌을 형성하면서 살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도시에 사는 사람은 이사를 수없이 다닐수 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 있다고 봐야할것이다. 그래서 보통 10번 이상 이사를 다니는 경우도 많다고 본다.

 

이사를 다니지 않고 한군데 머물러서 오래동안 살아가게 되는 농어민들은 살아가는 그곳이 고향이고, 함께해야 할 지역사회이며 공동체일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살아가는 지역민 모두가 형님 아우 아저씨 아지매들이고, 이웃집에 사정들을 샅샅이 다 알게되어 말 그데로 인간들이 살아가는 살맛나는 이웃들이고 함께 지역문화를 이루며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요즘은 개발로 인한 지역공동체 파괴를 보면서 너무나 화가 나기도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도시민들은 이사를 자주 다니게 되고, 설사 한곳에 오래 사는 토박이라고 하더라도 이웃들이 자주 바뀌다 보니, 위의 경우와 다르게 누가 이웃에 살고 있는지? 그러기에 함께 해야 할 이유도 희박할 것이고, 나아가 관심을 가지지도 않게되고, 차라리 조금만 이웃이 나에게 피해를 입힌다고 하면 싸움의 대상이 되는것도 다반사라고 본다. 그러니 도시에서 지역공동체를 이루어 나가기는 쉽지 않음을 볼 수 있다.

 

이사를 간다고 한다. 우리집이 이사를 가는것이 아니고, 우리가 도심에서 수십년간 터잡고 신앙공동체를 이루던 공간인데, 재개발로 인해 이사를 갈 수도 있다고 한다.(스스로 의지만 있으면 이곳에 머물러 있을수는 있을것이다. ) 한 집이 이사를 가더라도 위의 사항들이 발생하며 지역공동체와 문화가 파괴되게 되는데,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 이사를 가면 어떻게 될까?

 

이제껏 도심에서 자리하고 있으면서 이 땅의 민주화와 통일 그리고 소외받으면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하는 이들에게 어느정도 역활을 하게 되었다고도 할 수 있었을텐데.... 도심을 떠나(이사를 한다면 도심에 남아 있기가 쉽지 않을것이기에) 지역으로 나가게 되었을때 지역사회에서의 역활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아니면 공간의 차이는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해 온데로 포괄적으로 지금까지 해온 역활들을 그대로 해 나갈수 있을 것인가?

 

회의적인 생각이 들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 이제껏의 역활과 정체성을 한 순간 잊어 버리고 말수도 있다는 두려운 생각이 든다. 이는 도심에 있었기에 그간의 역활이 가능했고, 우리의 정체성을 지킬려고 하는 노력들 또한 그런 환경이 크게 도움을 주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곳을 찾아 오는 사람들은 한 지역에서 오는 것은 아니다.(이웃의 경우를 보아도 마찬가지인다.) 따라서 지역활동을 제데로 하는것도 쉽지 않다고 보아진다. 이는 우리의 현재의 상황이 머리와 말과 글, 등 추상적인 요소로 우리의 역활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보고, 손과 발 몸이 움직이는 일을 잘 하지 못한다고 보고 있기에 말이다.

 

앞으로의 이사가 우리를 시험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보여지기도 한다. 여기서 정신을 제대로 차리면 지금껏 우려하는 상황들을 극복해 나갈 수도 잇겠지만, 그러지 않는다면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게 될 수도 있겠다. 그렇게 보면 이제껏 도심에 존재하고 있다는 호조건 속에서 우리는 온실속에서 살아왔고, 그의 혜택을 많이 보았다고 할 수도 있을텐데, 그러지 않고 조금어 더 열악한 지역으로 갔을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이 있을까?

 

오늘의 이런 기우가 기우로 끝나기를 바라면서, 오늘 오후 시간을 보내면서 갑자기 드는 이야기를 남겨 본다.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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