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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사흘 남은

  • 등록일
    2006/12/28 11:05
  • 수정일
    2006/12/28 11:05
여느때처럼 황정민 아나운서의 목소리에 잠을 깨고 일어나기 싫어서 눈을 감고 뒤척이는 동안 문득 올 한 해를 정리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흘 남았구나. 몇 월엔 뭘 했더라.. 하고 살짜기 꼽아 보다가.. ** 라디오에선 오늘 춥다고 생난리다. 그동안 너무 따뜻했던 게다. 올 겨울은 너무 따뜻하다. 하지만 지난 겨울은 너무 추웠다. 지난 겨울 더 춥게 느낀 까닭은 아무래도 농성장과 거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 탓이겠지. 그리고 아마 1년 전 오늘이던가. 두 동지가 공안검사 새끼의 횡포에 의해 구속당했다. 정당한 투쟁이었지만 내부적으로 평가하자면 오류가 있었고, 나 스스로도 상당히 안이하게 생각했다. 구속이 확정된 날 밤, 반포 어느 술집에서 마주 앉은 이와 가만가만이 술잔을 기울였던 생각도 난다. 우렁각시처럼 썰렁한 냉방에 찾아가 방정리를 했던 기억도. 지난 겨울은 그렇게 보냈다. 결국 그 투쟁은 그다지 뒷맛 좋게 끝난 것은 아니었지만, 가끔씩 큰 집회에서 다시 만난 그 동지들을 볼 때마다 이것이 바로 승리이자 성과임을 되뇌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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