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 // 출마의 목적에 부합한다면, 단일화 논의 한다면 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의회진출이 목적이라면, 그게 가능할 것 같아 보인다면 당연히 할 수 있는겁니다. 그렇게 의회 진출한다고 갑자기 열우도당이 되지는 않습니다. 반한나라당 전선을 펴자라고 나온다면 말이 달라지지만요. 그래도 의회 진출이 가능하다면 단일화 할 수 있습니다. 비합전위도 필요한 경우에는 딜을 합니다.
전복/ 04년에 무슨 일 있었는지는 잘 아시겠죠. 제 입장은 분명해요. 예를 들어 그 해에 민주노동당 후보가 반한나라당 해야한다면서 열우당과 합당하자고 했으면, 아마 눈 돌아가 척살조 띄웠을지 몰라요. 그런데 반대로 열우당에서 미적미적 공천받아 후보가 된 사람이 이번처럼 후보사퇴하겠다고 할 때, 그 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겠죠. 2004년에 그런 사람이 있었다면 그건 민주노동당으로서는 유시민의 구걸정치, 읍소정치를 단박에 엎어버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거에요. 열우당입장에서는 완전히 대형사고가 날 일이죠. 그렇다고 해서 민주노동당이 그 제안을 덥썩 받을 수도 없고요. 당시 상황이란 것은 조금만 삐끗해도 탄핵정국에 한나라당을 도와주는 꼴이 되버릴 수 있고, 그것은 민주노동당 입장에서 결코 정치적으로 수준높은 선택이 될 수도 없구요. 이런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고 있는 게 참 어지간하기도 하지만 질문주신 의도가 무엇인지는 잘 알겠어요. 지금 하신 질문하고 이번 사례하고 같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저는 같은 사례가 되리라고 생각할 수가 없네요.
에밀리오/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으로 딱 그 이야기만 하면 됩니다. 제가 자꾸만 다른 분들에게 말을 거는 이유도 다른 거 아니에요. 딱 그 이야기만 하면 되는데 그게 아닌 이야기를 자꾸 하기 때문이죠.
박노인/ 뭐 하여튼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종합할 수 있어야겠죠.
채경★/ 저도 머리가 깨질라고 하네요. 박노인님 의견에 대해서는 같이 논의할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원칙이라는 것을 전제하고 정치상황에 따른 판단을 해야할 것이겠죠.
한평석이 단일화 제안 하면서 반한나라연대를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대운하 반대와 반한나라 연대는 한평석의 입장에서는 둘 중 하나의 효과를 기대한 거죠. 하나는 안 되더라도 그럴싸하게 뒤로 빠져서 지역단체들로부터의 지지를 계속 확보하는 것. 그래서 차기를 노리는 거죠. 반대로 잘 되면, 본문에도 썼듯이 노무현 유시민의 뒤를 이어 멋지게 분위기를 반전하는 거죠. 이렇게 되면 님도 보고 뽕도 따고.
그런데 한평석의 떡밥은 심상정이 덜컥 물만큼 매력적이지도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지네 당 안에서조차 호되게 비판을 당하죠. 그 이유가 바로 전복님이 맨 위에 덧글 단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진보신당의 입장에서 이야기했던 것과 정 반대의 입장에 선 것이 민주당이니까요.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 제안이 도저히 성립 불가능한 겁니다. 한평석의 짧은 생각도 문제지만 심캠프가 이 부분까지 내다보지 못한 것도 문제죠. 어쨌든 지금 머리가 깨질 것 같네요. 걍 조용히 넘어가지 그러냐는 분들도 있던데, 이걸 그냥 못넘어가는 이유는 그런 겁니다.
보수정당과 야합하는 정당에 남아 있는 나의 정체성은 뭐냐는 거죠. 이걸 따져서 진짜 이 당이 보수정당과 야합하는 당이면 당장 때려쳐야 하는 겁니다. 만일 정 반대라면 이 정당에 대해 옹호해야하고요. 왜냐하면 이 정당을 옹호하는 것 자체가 이 정당에 남아 있는 제 자신에 대한 옹호니까요. 그런데 지금까지 진행상황으로 보면 아직은 제가 이 정당에 남아 있어도 되는 상황이라고 판단됩니다.
채경★ // 전복님께 한 이야기였는데...음...일단 채경★님의 글을 읽고(죄송합니다.^^;;) 덧붙일 이야기가 있다면 하겠습니다. 다만, 제가 지칭한 '출마의 목적'은 이를테면 심상정의 목적 만을 지칭한 것입니다. 한평석이야 뭐라고 하던 그걸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일겁니다. 이를테면, "개소리 마라"라고 하는 것도 여러 선택지 중에 하나가 되겠죠. 음...생각하다보니까,'후보 단일화' 그 자체에 대한 고민이 좀 더 필요한 듯 하네요.
행인 // 저는 일단,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거의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완벽한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이번 건에 대해 에이씨~ 하고 넘어갔는데 그걸 보니 확실히 구름밑에 살고 있는 것은 확실한가 봐요. ㅎㅎㅎ 당내 선거라거나 한다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국회의원 선거라면 말씀처럼 케이스별로 대응해야 할 거라고 보거든요.
지난 번에 메일을 보냈던 일산 사는 분이 아쉽지만 선거구가 달라서 투표를 못 하겠다는 메일을 보내셔서 역시나 슬픈 밤입니다... otz
문제는.. 민주노동당 깨고 나온 사람들이 그토록 비판해마지 않았던 '민주노동당스러운' 짓꺼리를 해버렸다는 사실임. 그건 어떤 명분으로 변명하더라도 지워지지 않는 사실이다. 그렇게 함으로서 진보신당 외부의 좌파세력의 우려를 그대로 입증해버렸다는 것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무엇보다도 이번 사건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일반 당원을 핫바지로 만들었다는 데에 있다. 개인의 명망과 인지도에 기대는 순간 진보정당은 끝이다. 그 진행과정에 대한 제대로된 평가가 없이는 진보신당도 끝이다.
그리고, 안 하면 안 했다고 비난했을 것이라는데, 했다고 비판하는 자들과 안 했다고 비판했을 자들이 다른 이들이라는 것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네요. 그들을 '그냥 딴지세력'으로 생각하는 건지.. 다른 이들의 정치적인 정체성에 대해서는 그냥 뭉게면서 비판하면 되는 건지.. 헐...
여튼.. 지금 필요한 것은 '변명'이 아니라 '사과'와 '원칙에 대한 확인'인 것 같습니다.
민주노동당에서 독립한 진보신당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지지하려는 마음을 먹고 있는 사람들이 계속 '해석'해 가면서 옹호해야 하는 사태가 계속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진보신당은 "원칙"을 밝히는데 소극적인데, 실망스런 "행태"에 대한 지지자들의 옹호가 그보다 앞서나가는게 모양이 아닌가 싶어요.
이번 북한인권 문제만 해도 그래요. 민족주의/국가주의 측면에서 제발 민주노동당과 확실한 차별점을 보여주었으면 하지만서도, UN이나 국회에서 인권을 명목으로 군사행동을 정당화하는 북한인권법이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마당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겠다"라고 하면 어떻게 되는 건지요. 다음 국회에서 북한인권법을 지지하는건 아닌가? 이런 의문에 대해 속시원한 해명이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북한 인권" 문제만 이야기하는 행태는, 보수적 북한인권단체와 아무런 차별성이 보이지 않습니다. 진보신당은 현재 그 발언의 무차별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어요. 그 담론의 정치적 파급 효과라는 것이 지배 이데올로기와 대중의 레드컴플렉스에 편승하는 것임에는 분명하쟎아요. "우리는 걔네랑 달라, 믿어줘"라는 막연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지요. 지나치게 실용적인 것 같습니다.
진보신당이 원칙을 밝히는 데 소극적인 것은 역시 의회진출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는 제도정당의 한계인가 싶고, 그렇다면 인권운동가로서 진보정당이라는 것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한번 민노당에 학을 떼고 나니까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동동이/ 국회의원선거와 당내선거가 다르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분들이 말씀하시는 원칙이라는 거, 이거 정말 조심해야한다고 저도 생각해요. 이번에 제가 다른 분들의 말씀에 대해 조금 과민한 반응을 보였습니다만, 언제고 원칙이라는 것이 흔들릴 위험이라는 것은 상존하죠. 그렇게 안 되기를 진정으로 바라지만요...
채경★/ 아마 진보신당이던 심상정이던 이번 건때문에 배운 것이 많을 겁니다. 사실 제 입장은 다른 분들처럼 이번 건의 문제에 대해 두들겨 패는 입장이 되기 쉬웠을텐데, 이건 때리려다 보니 넘 얼토당토 않게 맞는 모습이 보여서요...
지나가다/ 민노스러운 짓처럼 보이는 짓을 한 거 정말 큰 문제라는 거 저도 인정해요. 그러나 그 잘못한 범위를 넘어 과도하게 두드려 맞는 것은 아니다 싶었던 거고요. 일반당원을 핫바지로 만들어버린 것. 이건 총선 지난 후에 반드시 평가되어야 할 겁니다. 또한 총선 이후 재창당과정에서 가장 쟁점적 문제가 되어야 하구요.
비판의 양측에 선 사람들이 동일한 사람들인 것처럼 상정했다고 하시는군요. 뭐 그렇게 썼습니다. 제 경험상 그 두 편이 거의 같은 사람들이더라구요. '원칙에 대한 확인'은 이미 했어요. '사과'는 심캠프에서 해야할 거구요. '변명'하고 싶은 생각 없습니다. 때려야할 것과 때리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해달라고 한 이야기니까.
남사표/ 옹호해야하는 사태가 자꾸 벌어지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별로 옹호하는 것을 감내할만한 소양이 되지 않아서요.
북한인권문제에 대해선 생각이 달라요. 이번 진보신당의 북한인권문제제기는 총선에서 민노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차원이 크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총선과는 별개로 북한인권, 이렇게 이야기하면 너무 추상적인데, 탈북자문제나 납북자문제를 남한의 정당은 당연히 이야기해야 한다고 봐요. 단지 "걔네랑 달라"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죠. 그런 의미에서 북한인권문제를 미국식 압력행사의 방식으로 가져가는 측과 북한인권문제는 아예 꺼내지도 말아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측은 북한인권문제를 왜곡하는데 똑같이 기여한 사람들이라고 봐야겠죠.
레드컴플렉스에 편승하는 것이냐 아니냐는 앞으로 진보신당이 어떻게 활동하느냐를 보면서 판단할 문제라고 봅니다. 예컨대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관련 인권문제에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결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진보신당의 진정성을 인정할 수 있겠죠. 하지만 민노당과의 대립관계나 혹은 대중추수차원에서 이벤트식로 이 문제를 거론한다면 님의 비판이 들어맞는 거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