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효순, 미선' 사건 때 촛불집회 주역이었던 여학생들이 지금의 20대가 되었죠. 그런 점에서 볼 때, '생각없는 20대'와 '좌파 10대'라는 식으로 구별하는 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촛불집회에 나온 10대들도,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취업의 문제가 눈앞에 닥치면 정치적인 관심은 지금 20대 못지않게 뚝 떨어질 것이라 예측합니다. 솔직히 지금의 20대들도 바로 그런 이유로 해서 정치적 무관심을 보이고 있거든요.
게다가 이번 촛불집회로 인해 가장 이익을 얻을 정치가는, 진보적 인물들이 아니라 '박근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통령을 제외하면 가장 언론의 부각을 많이 받는 정치가이며, 정치적 영향력도 워낙 큰 데다가 통합민주당, 민주노동당 등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워낙 낮기 때문에 박근혜가 이명박에 대한 가장 강력한 미래의 대안이 될 거라는 뜻이죠.
참군/ 20대에게 짱돌 던지면 안 되는 이유가 그거겠죠. 사실 짱돌 던질만큼 열받은 세대가 20대라면 몰라도 말이죠. 우석훈이 지금 10대를 '막장세대'라고 했다는데, 레토릭의 범주를 이해한다고 치더라도 이건 좀 거시기 해요. '88만원 세대'로 돈 좀 벌더니 걍 세대구분으로 이름날릴 각오라도 하고 있는 건지...
실제 그 윗세대들과 지금의 10대, 20대는 충분히 다른 면이 있어요. 적어도 자기 자신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그 어느 세대보다도 민감하게 반응들을 하죠. 지금 40대에서 50대는 "조국과 민족"을 생각하고 "민주주의"를 자신의 삶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했던 세대였는지 모르겠지만(물론 그 생각과 자신의 행위는 사람마다 다른 형태로 나타났지만요) 지금 10대 20대는 "자신"과 밀접한 주제에 즉각적인 반응을 하는 모습이 보이죠. 그런데 저는 이게 굉장히 긍정적이에요. 적어도 개인주의라는 것이 제대로 발현한 역사를 가져보지 못했던, 오히려 개인주의를 이기주의로 등치시키면서 죄악시해왔던 지금까지 우리 상황에서 청소년들이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을 갖고 그 관심을 정치적 행위로 표시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박근혜가 지금 상황에서 최대 수혜자가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박근혜가 되었건 누가 되었건 "이 나라가 걱정입니다" 이따위 말로 뭉뚱그려서 정치할 수 있는 시대는 이제 막을 내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지금 상황이 더욱 관심이 가고 중요하게 바라보게 되는 거기도 하구요. ^^;;;
이명박의 중심 메시지가 "너에게 뭔가 떡고물이 떨어질 거야"라고 한다면, 그 메시지는 적어도 지금의 30대 이상에게는 확실한 효과를 주었고, 20대에게도 일부 "적어도 나 취직길은 넓어지겠지" 정도의 효과(대선 때 그 '청년백수 연설원'이 가능했던 건 이것 때문이겠죠)는 주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반면 10대는.. 20/30대 이상에게 "너에게 뭔가 떡고물"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라도 괴롭혀야 할 대상이 되어 버렸던 거 아닌가 싶구요("영어몰입교육" 어쩌고 하는 일련의 '교육' 시리즈들 말이죠). 그게 지금 10대가 '효순,미선' 사건에 뒤이어 '촛불집회'에 나오게 된 이유가 아닐까나 싶습니다.
건 그렇고.. 어케 지금은 좀 잘 쉬시는 중이십니까?^^ 세상은 날로날로 맹랑좌파당의 역할을 더 많이 요구하는 때인 것 같습니다만...
삐딱선/ 삐딱선님의 의견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누군가가 세대구분을 통해 사회적 판단을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하고싶지 않습니다만 지금 10대를 두고 '막장세대'니 '2.0세대'니 하는 구분은 전혀 동의를 하지 않게 되더라구요. 우석훈이 이야기하던 '88만원 세대' 역시 그렇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