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은 "국민(서민?)을 잘 살게 하기 위해서"라는 '진정성'을 가지고 파병도 하고, 한미FTA도 했다고 말해야겠죠. 그래서 그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만 '바보 노무현'이 아니라, 대통령이 된 후에도 '바보 노무현'이었다고 말해야겠죠.
그리고 '바보 노무현'은 '타살'당한 건 맞겠지요. 그런데 '타살'이란 게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걸 깊이 파고들어가면.. 우리는 '살인자'도 '피살자'도 알고 보니 둘 다 '살인범'이었더라 하는 진실과 마주치게 될 테구요.
요즘 바빠서 인터넷 거의 안하고 있는데, 요즘 너무 갑갑해서 진보블로그에 가끔 들어오고 있어요. 신문과 방송은 물론이고 인터넷에서조차 제정신인 글 들이 많지 않아서리... 진보넷 오면 그래도 아직 제정신인 사람들이 꽤 있다는 안도감과 함께, 그래봐야 아직은 너무 소수구나라는 우울함이 함께 오네요. ^^;; 노무현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지 않는 나에 대해 아내는 굉장히 섭섭해하는데, 원만한 부부관계를 위해서 거짓으로 슬퍼할 수도 없고 참나...
어제 친노 성향이 있는 친구와 얘기를 했는데,
노무현에 대해서 조금만 쓴소리를 해도 엄청나게 화를 내더군요.
그만큼 서민을 위한 정책을 세운 사람이 있었나, 그리고 그는 원래
보수 정치가였기 때문에 한미 FTA나 평택 대추리 사건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게 그 친구의 의견이었죠.
무엇보다 노무현은 스스로 책임을 지고 자살했기 때문에 대단하다는 말도 하더라구요.
하, 뭐라고 해야할지, 노무현은 정말 신의 반열에 들어서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보수 진영은 박정희, 이른바 개혁진보 진영은 노무현을 계속해서 자신들의 상징으로 여기는 그런 시대가 몇십 년 동안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답답한 노릇이긴 한데, 그걸 돌파할 수 있는 방법도 안 떠오릅니다.
민노당 강기갑 대표는 '책임질 사람이 따로 있다'는, 그야말로 민주당 대표가 해야 할 말을 자기가 함으로써 스스로 '민주당 2중대'임을 자처하고 있는 상황이구요.
이런 식으로 상황이 흘러가게 되면,
결국 친노세력의 부활(유시민, 안희정, 이광재 등),
이른바 진보개혁 진영의 민주당 또는 친노세력으로의 집중에 대한 강력한 요구,
'민주-반민주' 전선을 연상시키는 반-이명박 전선의 형성 등이 떠오르네요.
신화는 시간이 흘러감과 더불어 강고해집니다. 그보다 문제는 반이명박 전선이 구축된다고 한들, 그 내용이 뭘로 채워지느냐겠죠. 지금 보이는 바로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반 이명박 전선이라는 것은 그저 한 번 뭉치자 정도 수준이라고나 할까요. 뉴민주당 플랜은 말 그대로 이명박 따라하기 수준이고, 진보정당들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도 그닥 선명하지 못한 상황인 듯 합니다. 자칫하면 이승만 하야 직전의 사태나 5공 붕괴 직전의 상황처럼 많이 죽고 다치는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지 우려되구요.
노무현의 죽음이 슬프지는 않았는데 안타깝기는 하더라구요. 그리고 인간 노무현과 정치인 노무현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인권변호사 시절의 일종의 정치적인 실천가 노무현을 포함하여 정치인 노무현'들'의 공과를 따져가면서 역사적으로 어떻게 구분해 볼 수는 없을까에 꽤 많은 생각을 했었구요. 그러나 행인님을 포함한 몇 몇 분들의 글을 읽다보니 그런 분리의 노력이 (그런 분리를 성공적으로 잘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저의 경우에는) MBC에서 노무현의 과거와 현재를 줄기차게 방송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 것이 될 공산이 크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오늘도 행인님 글에서 좋은 생각을 배우고 갑니다(^-^). 아아- 쪽팔려(^-^;)-
공과 과를 나누고 그에 대한 평가를 하는 일은 이제 시작될 겁니다. 공과 과를 분명히 구분하고 그에 대한 평가와 반성이 이루어질 때 전진할 수 있겠죠. 다만, 감성에 파묻혀 이 과정을 수년 혹은 수십년 뒤로 미루어버린다면, 오히려 그것은 노무현이라는 한 사람의 이름을 하루 속히 지워버리려고 획책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결과를 가져올까봐 걱정입니다. 슬퍼하는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것이야 뭐 다른 분들이 얼마든지 하고 계시니 저는 그저 잠깐이나마 감정을 좀 다듬어봐야하지 않을까 싶은 심정을 올린 거구요. 종종 찾아뵐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