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강준만 교수가 안티조선을 처음 제창할 때는, 본문처럼 "250만부 팔리는 거 한 20만부만 팔리게 하자"라고 했었지요. 그래서 "조선일보 제 몫 찾아주기 운동"이라는 말도 썼었고... 근데 세월이 가면 갈수록 행인님 판단처럼 사실상 "조선일보 없애자" 운동이 되어 가더군요.
이건 딴 야근데.. 얼마 전 한총련 의장이 잡혀 간 걸 두고 모 조직에서 성명서 낸 걸 우연히 봤죠. 뭐 한총련 의장이 국가보안법으로 잡혀 간 건 당연히 규탄해야 할 일인데, 중간쯤에 갑자기 "꼭 공안당국이 요즘 전진에서 '종북주의자' 운운하는 걸 보고 타이밍을 잘 잡은 꼴 같다" 요런 말이 튀어나오대요. 결국 끄트머리는 "그러니 '종북주의자' 운운하지 말고 공안탄압에 '다함께' 맞서자"로 마무리짓더군요(어느 조직인지는 이 문장으로 판단하시길).
제가 보기엔 진보진영 내에서 굳이 '조선일보'라는 단어를 동원해서 뭔가 이야기를 할려면, 바로 요런 행태를 논할 때 써야 할 것 같습니다만.^^
삐딱선/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조선일보 제 몫 찾아주기 운동"이네요. 이 운동 구호를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조아세에서 자료 받아서 학내 신문에 올리기도 했고 스티커 받아서 문짝 달린 곳마다 갖다 붙이기도 했고 명절 귀향길 기차역이나 터미널에서 찌라시 나눠주기도 하고 했더랬죠. 벌써 그게 10년 더 된 이야기네요...
그 조직이야 뭐 새삼스러울 것이 있겠습니까? 당최 지들 이론의 근거가 뭔지도 모르는 식으로 행동하기를 밥먹듯 하는데요. 당 내에서 보여주는 그 전형적 기회주의자들의 모습은 오히려 종북주의자들보다 더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더군요.
조선일보 때려잡다가 조선일보처럼 되어버린 사람들이 너무 많네요. 이런 걸 거울효과라고 하는 건지... 암튼 답답한 와중이지만 삐딱선님 덕분에 많이 힘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프랑스에서는 '해방'이후 나치에 부역한 언론사들을 모조리 폐간시켰습니다. 행인님이 보기에는 부당한일인가요? 조선일보, 동아일보 다 일제에 부역한 신문이었습니다. 안티조선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목적이 저 세가지보다 적을수도 있고 많을수도 있는데 맨 마지막 입장만이 진정성을 지닌다고 봅니다.
전복/ 나치에 협조했던 비시정권은 수복되자마자 처절하게 깨졌죠. 남한의 경우는 정 반대로 친일파가 잡았습니다. 이 왜곡된 역사가 결국 오늘날 남한사회의 질곡을 만들었다는 점에 대해선 이의가 있을 수 없죠. 그러나 그 이후 프랑스와 남한은 똑같이 반세기 이상이 흘렀습니다. 그 결과 프랑스에도 파쇼신문이 있죠. 남한의 조선일보에 버금가는 정도로 말입니다. 프랑스와 남한의 차이는 이거죠. 프랑스는 완전히 뒤집어 엎은 이후에 그런 꼴통언론이 등장했다는 거고 남한은 청산과정이 없이 꼴통이 그대로 살아남았다는 거고요. 그런데 지금 전복님은 조선동아를 다시 반세기 전 프랑스 수복때와 마찬가지로 완전히 폐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거죠? 전 그게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느냐는 겁니다. 역사의 청산이라는 것은 프랑스식으로도 가능하지만 그와 다른 경로를 걸었던 남한은 남한 나름대로 청산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게 따지자면 베네주엘라의 챠베스는 왜 꼴통 언론들을 그대로 놔뒀을까요? 미제에 부역했던 신문들, 지금도 앞장서서 부역하고 있는 신문들을 강제력을 동원해 폐간시켰습니까? 진정성의 문제는 그것이 진정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몸소 보여줘야 합니다. 지금 안티조선운동이 이렇게 맥빠진채 널부러져 있는 이유는 바로 님이 가장 진정성이 있다고 주장하시는 세 번째 목적에 함몰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어떻죠? 조선일보는 다시 자기 정권을 세웠습니다. 안티조선 선봉에 선 것처럼 설치던 노무현은 일제에 부역했던 조선일보에 부역하다가 5년 보냈고요. 프랑스 대중교통에 노약자석이 없다고 해서 우리 버스와 전철에서 노약자석을 없앨 수는 없습니다. 과거청산의 문제 역시도 마찬가지죠. 남아공처럼 할 수도 있고 대전직후 프랑스처럼 할 수도 있는 거에요. 조선일보 이뻐서 이러는 거 아니라는 것은 잘 아실 거구요.
전복/ 저는 노무현이 조선일보를 폐간시키려 했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더불어 조선일보와 맞장뜨려했다고 본 적도 없습니다. 누차에 걸쳐 말했지만 노무현은 전복님의 말씀 그대로 "안티조선의 이미지를 활용했을 뿐"입니다. 제가 이 말씀과 달리 생각하거나 달리 표현한 적이 없다는 것은 확인하시면 아실 겁니다.
조승수 인터뷰건으로 발단이 되었던 이번 이야기가 결국 조선일보를 어찌해야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되는군요.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조선일보를 완전히 폐간시키자는 운동은 결론이 나지 않는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일보는 어쩌시렵니까? 조선일보보다 더 앞장서서 난리를 치고 있죠? 동아일보는요? 중앙일보는 폐간운동 안 할 겁니까?
군사정권시절에 앞장서서 군사파쇼의 주구역할을 했던 서울신문과 경향신문은요? 일제에 부역한 것보다도 더 실감나게 군사정권에 부역했던 그들에 대해 민주정권이 들어선 후 폐간조치를 왜 하지 않았을까요? 지금 그냥 찌그러져 있으니 가만 둬도 될까요?
이건 조선일보 완전폐간을 목표로 안티조선 운동 열심히 하는 분들에게 질문하고 싶었던 것들이기도 합니다. 왜 조선일보일까요? 강준만이 애초 조선일보를 타겟팅한 것은 조선일보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때문이었습니다. 그 상징성이라는 것은 조선일보가 폐간됨으로써 구체화되는 것이 아니라 조선일보같은 신문이 사회의 소수세력으로 전락하는 것으로서 완성되는 겁니다.
팩트 이야기를 하시는데요, 그 팩트라는 것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겁니까? 왜곡이라고 하시는데요, 왜곡에 관한 한 조선일보 욕 먹어도 싸다는 거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왜곡에 관한 한 조선일보보다 더한 곳이 중앙일보입니다. 그런데 왜 안티중앙은 일어나지 않나요? 왜곡보도라는 기준에 따르면 안티중앙이나 안티문화로 안티조선운동하시는 분들이 방향을 바꾸어도 좋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중앙일보와 문화일보가 일제시대때는 없었기 때문입니까?
조선일보가 폐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고 이를 위해 매진하시는 것에 대해서는 말릴 생각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운동을 하게 될 경우 조선일보의 뒤를 잇는 포스트 조선일보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까요? 프랑스 극우신문에 대해 안티운동 일어났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신문들, 그 동네에서는 거의 오타쿠들이나 보는 걸로 인식되고 있을 정도고 네오나치들이나 열광하는 신문으로 인식됩니다. 우리도 조선일보를 그렇게 만들면 되는 거죠. 인터뷰할 건 하고 그거 왜곡하면 그 때 또 싸우고 그렇게 가는 겁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전복/ 조선일보의 상징성 문제는 저도 이미 언급했구요. 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이냐에 따라 전복님과 제 입장이 갈립니다. 조선일보에 반대한다는 입장은 동일하나 조선일보의 입지를 현저하게 축소시키느냐 완전 폐간시키느냐의 차이일 뿐이겠죠. 개인적으로 아무리 짝퉁 꼴통 언론이라도 제 하고픈 말을 하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제 입장인데 전복님은 여기에 다른 입장을 가지고 계신다는 것은 누차 확인했습니다.
삼성재벌 해체와 관련해서는 당 내에서 저도 하고싶은 이야기가 굴뚝같은 입장입니다만, 삼성재벌이 가지고 있는 그 상징성으로 인해 삼성을 대상으로 하는 운동은 족벌지배체제의 해체가 주 내용이죠. 삼성 자체를 없애겠다고 하는 운동이 아닙니다. 이건 강준만이 "조선일보 제 몫 찾아주기"로서 안티조선을 시작한 것과 거의 같은 수준에서 "삼성그룹 제 몫 찾아주기"라 불릴만 한 것이겠죠. 삼성과 비교를 할 문제는 아닙니다만 조선일보에 대한 입장과 삼성에 대한 입장에서 저는 양자를 공히 동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전복님께서는 지난번 댓글에서부터 계속 제 생각이 "안일"하다고 주장하시는데, 저는 오히려 과도한 목적의식에 사로잡혀 조선일보와 동일하게 색깔론을 주장하는 일부 안티조선 사람들의 생각이 안일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조선일보가 자주민보나 독립신문 정도 수준으로 쪼그라들게 만드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것이고 오히려 그것이 수구세력을 더욱 비참하게 몰아넣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언론자유의 이상에도 맞구요. 프랑스 얘기 하시는데 프랑스가 그러니까 우리도 그러자고 하는 이야기 아닙니다. 프랑스가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해야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