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인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된 글.
세계최강 러시아는 엄청난 골키퍼를 가지고 있었다. 전반 중반이 지나가고 후반전이 한참 진행될 때까지 "우생순"들은 흔들렸다. 러시아 골키퍼(시도르바?)는 신들린 듯 골을 막아냈고 "우생순"들은 잦은 패스미스로 곤혹스러워했다. 양 사이드에서 송곳처럼 파고들며 날리는 슛도 그닥 많지 않았다. 우선희의 빈자리가 너무나 커보였다.
전반종료 16 :13. 핸드볼 경기에서는 그다지 큰 점수차이는 아니었다. 그러나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러시아는 점수차를 9점까지 벌렸다. 26 : 17. 괜실히 눈이 따갑다. 하긴 "우생순" 정도니까 러시아팀을 맞아 이정도로 실점을 막은 거지. 월드클래스급 선수를 14명이나 보유하고 있는 러시안데 더 말해 뭐하겠나. 승리가 중요한 것이 아냐... 이렇게 애를 쓰며 맘을 달래고 있는데.
아아... 도대체 이 선수들은 어느 별나라에서 날아온 신비한 마법사들이란 말이냐... 후반 14분부터 8분동안 러시아는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있는 사이 7골을 넣어버린다. "우생순"의 루키 김온아. 이 경기 하기 전까지는 누군지도 잘 몰랐는데, 이 스무살짜리 선수가 경기장을 찬란하게 빛냈다.(알고보니 핸드볼 천재란다)
막판 리바운드를 기다리다가 어이없이 러시아 선수에게 한 골 먹고, 러시아 골키퍼의 선방 이후 다시 순간 한 골을 더 먹어 2점 차이로 벌어진 상황. 그러나 끝내 "우생순"들은 동점을 만들었고, 종료직전 슛이 러시아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아쉬운 무승부. 아쉽다고? 솔직히 아쉽다. 그 리바운드만 제대로 지켰어도 승리를 할 수 있었는데.
하지만 아쉬움은 아쉬움이고, 이 엄청난 후반전의 기막힌 드라마는 오밤중이 되도 머리 속을 멍멍하게 울리고 있다. 그런데...

(사진 : 연합뉴스)
명박인 저기 가서도 저렇게 개쪽을 판다. 저 태극기 건네준 보좌관, 아마 명박이에게 혼 좀 날 듯하다. 낼 아침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에, "2mB, 불량품 태극기에 격노" 뭐 이런 기사 나지 않을까나?
나름 자원외교를 위한 올림픽 정상외교를 쎄가 빠지게 뛰느라 고생 좀 했다는 대한민국주식회사 CEO 이명박, 내친 김에 선수들 만나서 얼굴 좀 팔려고 했는데, 기껏 악전고투하고 있는 "우생순"들 경기장에 찾아와 저거 흔들고 자빠졌다. 선수들이 이명박의 응원때문에 무승부까지 간 건지, 아님 원래 극적인 역전승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명박 땜시 재수없어서 다 이길 거 그만 실수한 건지 잘 모르겠지만, 이건 뭐 지 나라 국기 위아래도 모르는 거이가 대통령씩이나 하고 앉았으니 선수들 사기에 적잖이 무리가 갈지도 모르겄다.
까이꺼 태극기가 거꾸로 매달린 불량품이었던 이명박이 성조기를 흔들던 내 인생에 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나, 청와대 뒷산에 홀로 앉아 광화문에 일렁이는 촛불을 바라보며 들려오는 아침이슬 노래에 심사가 뒤틀렸던 입장이었다면 보좌관이 건네준 깃발이 낯짝 제대로 잡힌 놈인지는 한 번쯤 확인해주는 센스가 필요했을 듯 하다. 이건 뭐 국제적 망신이 거듭되니 "글로벌 호구"라는 별호가 아파트 공사장 세멘 공구리 굳듯이 확고하게 자리매김 되는 듯 하다.
아무튼지간에 명박이 뻘짓이 있더라도 "우생순", 그 눈물의 결과물을 꼭 챙기길 바란다. 2004년의 아픔도 아픔이고, 중동 텃세때문에 4년을 기다린 올림픽에 발도 못들여볼 뻔 했던 일도 있고. 그런 아픔들 훌훌 털어버리고 꼭 좋은 성적 거두기 바란다.
아, 글고 명박인 걍 4년 6개월 동안 어디 휴가 갔음 싶다. 아무 데도 가지 말고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걍 어디 처박혀서 혼자 묵묵히 삽질이나 하다가 임기 끝냈음 한다. 가는 김에 시다바리 하나 필요하면 어청수라도 데리고 가던가.
덧 : 뭐 그닥 올림픽을 즐길 마음은 없으나 여자핸드볼 경기와 이봉주 마라톤은 꼭 봐야겄다. 왜냐? 보고싶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