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생각이 많아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머리통을 식히는 방법 중 하나가 진보넷 블로거들의 이바구를 들여다보는 것. 지난 글들 죽 훑어보다가 뭐 덧글도 달고 싶고 한데, 몇 사람만 달았다가는 다른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가 모니터를 뚫을 듯 하여 일단 생략.
홍지의 글을 보다보니 문득 드는 생각이 있더라...
여기 저기서 난리가 났더랬다. 자주 들어가는 메타사이트들에선 치고 박고 대판 싸움이 벌어졌고, 하다못해 진보신당 게시판에서조차 이 문제로 설왕설래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교육문제에 관심이 지대한 행인이었으나 처음엔 실상 여기에 대해서 뭐 별로 할 말도 없고 그래서 그냥 이런 저런 에피소드가 있었구나 하고 말았다.
그런데 홍지의 글을 보면서 느낀 생각은, 아 뭐 이거 쬐끔은 관심을 가질만한 문제가 아니었던가 하는 것. 물론 귀차니즘으로 무장한 행인이 새삼스레 이 문제에 대해 관심 가지고 이것 저것 들여다볼 정성을 보일리는 만무한 터. 휘리릭 지나가려 했는데 홍지의 글에 달린 덧글들을 보니 좀 재미있어졌다.
솔직히 신 머시기가 넥스트 시절에 멀 불러제꼈는지 기억도 가물거리고, 별로 관심도 두지 않는 상황이다. 팬들이야 이네를 두고 마왕이니 뭐니 한다던데, 지가 마왕인지 똘왕인지는 내 알바 아니고, 언젠가 한 번 오밤중에 이친구가 진행하는 라디오프로그램에서 노래는 한 두곡이나 틀었나, 한 시간 내내 뭐에 삐졌는지 비아냥거리는 이빨만 까는 것을 들은 적이 있더랬다. 어쨌거나 간에 이 신 머시기라는 사람이 행인에겐 걍 준 듣보잡 수준이었는데.
근데, 신 머시기의 이번 광고를 보면서 입에 거품 문 사람들에게 먼저 좀 물어보고 싶은 것은, 도대체 얘한테 뭘 바랬는데? 아닌 말로 신 머시기가 진보넷에서 활동을 하길 했었나 사랑방에서 활동을 했었나? 지하운동 조직활동이라도 했다냐? 그것도 아니면 지난 시절에 열혈 노빠짓이라도 했었나? 방송에서 지 쏠리는 대로 몇 번 질러준 거 가지고 신 머시기에게 진보성향을 기대했다는 건가? 그럼 행인은 왕 진보게? 허구한 날 지르는데.
신 머시기가 이번 해프닝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는 글을 보면서 사실 좀 어이가 없었다. 뭐 당연한 결과긴 한데, 거기서 신 모가 이야기하는 공교육의 문제. 진짜 문제가 그거야? 그랬던 거야?
결정적인 문제는 이 상황에서 정치가 호출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명박이가 교육을 황폐화시키고 있다면서 난리부르스를 벌이고 있지만, 까놓고 이야기해 그 교육 황폐화가 어제 오늘 이야긴가? 교육의 질에 대한 내용은 쏙 빼놓은 채 학력획득의 고저만을 앞에 두고 대한민국의 교육열이 열라 높다고 설레발이 쳤던 책임은 오롯이 정권과 자본만 져야할 몫이었나?
행인도 그렇지만, 행인 주변에 실업계 고등학교 다니고 직장생활하다가 대학들어간 사람 무수히 많다. 왜 그랬을까? 왜 그래야 했을까? 이렇게 극복하지 못할 차별의 현상이 사회에 공고하게 뿌리박혀 있는 상황에서 노력한 만큼 결실이 돌아온다는 황금률은 황금똥이 되어 처박혔다. 노력한 만큼은 쥐뿔이나, 열 아홉에 치룬 수능 성적이 평생을 좌우하는 현실에서 꼴통 우파는 물론이려니와 전교조고 참학이고 민교협이고 이름 뻔지르르한 교육운동단체들이 하는 짓들은 결국 내 자식 대학 잘 보내기 운동. 이게 "교육"운동이냐 교육"운동"이냐?
대학진학률이 90%에 육박하는 자랑스러운 교육공화국 대한민국의 현실은 기껏해야 이명박같은 인물을 대통령으로 뽑아준 덕분에 과거회귀 시간여행을 낙으로 삼고 있다는 것. 경제위기의 상황에서 자본은 고학력을 부추긴다는 연구도 있다만, 어쨌거나 그 자본이 만들어놓은 체계 안에서 사회적으로 인식 있다고 하는 자들조차 제 자식 대학보내기 운동을 교육운동이라고 포장해놓고 있는 것 아닌가?
신 머시기가 한 발언은 딱 이 수준이다. 그리고 이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사람들 역시 대충 보면 이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 입학식장에서 선배들은 등록금 인상을 막지 못해 죄스럽다며 무릎을 꿇고 있지만 오늘 개강 첫날 학교 앞은 난장판이 되었다. 그넘들 술먹을 돈은 다 어디서 나오는 걸까? 열심히 공부들 해서 좋은 직장들 취직하거라. 그 술값이 땅 파서 나온 것이 아니다...
정치가 호출되지 못한다는 것은 단지 명박이가 헛발질 하며 삽질로 인생을 보내는 통에 교육이 개판 오분전이 되었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인식 좀 있다는 치들이 회사 운영하면서 세종어제 훈민정음만 알아도 일하는데 하등 지장없는 직종에 사람을 뽑으면서 '초대졸 이상'이라는 학력제한을 두는 것, 그것이 바로 정치의 실종이다. 자기가 옹호하던 계급을 소외시키고, 자기가 저주하던 계급의 행위를 학습하는 것. 이 상황에서 무신 교육개혁을 이야기하고 공교육 정상화를 이야기하는지, 웃기지 않나?
사교육 시장에서 돈 벌어 호의호식하는 386들이 있다고 해서 뭐 그들을 욕할 생각은 없다. 먹고 살아야 한다는 당위는 진보의 열망도 뒷전으로 밀어놓는 법. 배부른 돼지가 되느니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겠다는 그럴싸한 소리는 먹고사니즘의 한을 다독이지 못한다. 이 논리와 신 머시기의 반박의 차이는? 실상 아무런 차이도 없다.
신 머시기 욕할 시간에 차라리 토익 토플 시험이나 안 보기 운동을 펼치지. 스펙은 무신 얼어죽을. 그거 공부할 시간에 짱돌을 들었으면 벌써 나라가 뒤집어졌어도 몇 번은 뒤집어졌겠다.
아유, 씨앙, 자야되는데... 이게 뭔 짓이여, 갑자기 삘받아갖고... 홍지, 책임 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