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후보단일화'에 관해서

2008/04/06 17:26

사건의 개요는 이래요.

 

한평석이가 한나라당 독주를 막기 위해서 심상정과 후보 단일화 했음좋겠다 -> 심상정이 어, 그래? 그거 좋겠다 하면서 받았다 -> 안팎에서 문제가 제기되니가 한평석이가 없던 일로 하자고 했다 -> 심상정 졸라 열받아서 걍 그럼 관두자고 했다.

 

간단하죠. 문제는 이런 정치적 행보를 졸라 엉성하게 풀어나갔다는 거에요. 진보신당, 특히 심상정 후보 캠프의 이번 행동은 아스팔트에서 마이크 들고 후까시 잡는 것에만 능숙해져 있었던 꿘출신 정치인들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낸 쪽팔린사건이었죠.

 

이번 사건은 "낚시꾼이 떡밥을 물어버린" 엽기 개금다. 사실 낚시밥을 던질만한 입장은 심후보측이었고, 한평석이는 떡밥에 대해 물 것이냐 말 것이냐를 선택해야할 입장이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바뀌어서 떡밥을 오히려 한평석이 던지고 심후보쪽은 이걸 덜렁물었어요. 입장도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심캠프가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도 남들에게 오해 충분히 살만큼 초보적이었죠.

 

행인이 볼 때 이건 걍 헤프닝이에요. 정치 초짜가 굴러들어온 떡도 제대로 못 찾아 먹은 불쌍한 일이었죠. 근데 이게 일파만파, 갑자기 다른 이야기가 되가고 있습니다. 뭐 진보신당판 비지론이라는 둥, 보수정당과 야합이라는 둥, 반한나라당 연대가 다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둥 어쩌구 하는 이야기들이 설왕설래 하고 있네요.

 

맹랑좌파당 당수이자 사무총장이자 대변인이자 유일 당원인 행인, 진보신당과 이중당적 관계에 있는지라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이번 헤프닝을 보면서 진보신당 참 조까튼 짓을 했다고 비난 하시는 분들, 걍 그렇게 생각하셔도 되요. 여러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신다는데 행인이 무슨 할 말이 있겠어요?

 

구름위에서 노닐며 이슬만 받아먹고 사시는 분들에게 지상의 중생들이 하는 일이 뭐는 우습게 보이지 않겠어요? 게다가 조또 아닌 진보신당이라는, 한 줌도 안 되는 무리들이 우왕좌왕하는 꼴을 보면 얼마나 가소롭겠습니까?

 

더구나 구름위에 계신 분들 입장에서는 무슨 말인들 못하겠어요? 이분들에겐 이번 사건이 자신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이번 사건, 개요상으로는 간단하지만 그 의미를 따지면 여간 복잡하지 않아요. 심상정 캠프나 진보신당의 스탭들에겐 향후 정치적 행보와도 관련 있는 중차대한 문제거든요.

 

그러나 구름위를 행보하는 분들에겐 아주 간단한 문제죠. 원칙을 지켜라~! 그 제안 받으면 니들은 야합한 거다~! 이분들은 이렇게 큰 소리로 이야기할 수 있어요. 왜? 어떤 일이 벌어지던, 사태가 어떻게 돌아가던 간에 이분들 몸에는 똥물이 튀지 않거든요. 상황이 어떻게 될지라도 이분들은 비판할 수 있는 위치에 있거든요.

 

심후보가 한평석이 제안을 받으면 "원칙 어겼다. 비지다. 반한나라당이다" 이렇게 욕하시면 되요. 만일 심후보가 한평석이 제안을 받지 않았다면, "이것들 현실정치를 너무 모른다. 아마추어다" 이렇게 욕하시면 되구요. 구름위에 계신 분들이라 아쉬울 것이 없죠.

 

사실 행인 입장에서도 아쉬울 거 없어요. 어차피 진보신당, 충성의 대상이 아니라 도구일 뿐이니까요. 진보신당 하는 짓이 행인 입장하고 배치되면 걍 떠나면 그만이에요. 맹랑좌파당일만 열심히 하면 되죠. 그러다보니 행인 입장에서 진보신당에 대한 비판도 할 수 있지만 진보신당을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도 가능해요.

 

구름 위에 계신 분들이 무슨 소리를 하더라도 행인은 걍 웃고 말면 되요. 이분들이 구름 위에서 딸딸이를 치던 붕가붕가를 하던 그건 그분들 프라이버시니까 걍 두면 됩니다. 뭐 보기 거시기 하면 픽~! 웃고 걍 조까고들 있네 하면 됩니다.

 

근데 궁금한 거. 진보신당 욕을 졸라게 하면서 비지론 어쩌구 비판 하고, 계급혁명이니 변혁이니 웅성웅성하시는 분들, 이분들 중에 단체 일하시는 분들 많더만요. 그런데 이분들 평소 하시는 거 보면 국회에다가 질의서 보내고 의원실도 돌아다니고 법안도 만들어서 의원실에 보내고 의원들 불러다가 토론회도 하고 그러더라구요. 왜 합니까, 그거?

 

예컨대 혁명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의원실에 청원 넣는다고 해서 그걸 부르주아 정치세력과 야합한다고 합니까? 대운하 반대하는 단체 사람들이 한나라당을 제외한 각 정당에게 요청해서 대운하 반대를 위해 연대하자고 제안하면 그 사람들이 반한나라당 전선구축하는 걸로 봐야합니까?

 

변혁정당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정당운동하시는 분들, 어차피 변혁적이고 쥐랄이고 간에 정당정치세력으로서 의회로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할텐데 그럼 그 사람들 보면서 신자유주의 세계화 체제에 편입되었다고 이야기해야 합니까?

 

지금 심상정 후보 단일화 문제를 가지고 비지론이니, 야합이니, 반한나라당 연대니 하시는 분들. "후보 단일화"라는 어의가 가지고 있는 한계에 대해서 고민해달라고까지는 부탁하지 않겠지만, 적어도 그걸 이런 식으로 확대해석하는 이유가 뭔지 그건 설명을 해주셔야죠. 여러분들의 순결성, 그거 존중합니다. 구름위에서 이슬먹고 사는 분들의 순결성을 어떻게 의심하겠어요?

 

특히 제 글에 덧글 달았던 전복님. 감정적으로 이야기하시는 거,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님이 이슬먹고 산다고 해서 저까지 이슬먹고 살라고 강요하진 마시구요. 적어도 제가 똥물을 먹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데 님은 저를 계속 똥물먹고 사는 쓰레기 취급을 하네요.

 

단일화? 한평석이 민주당 후보가 아니라 무소속이었으면 괜찮은 거에요? 한평석이도 지 뜻을 확정하지 못하고 지들 캠프와 지역 시민단체 간에 입장조율을 보면서 세불리해 도망치려는 걸, 구름위에서 사시는 분들은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요? 너(민주당 소속)하고는 철천지 원수이니 니 제안 절대 못받는다 하실 건가요? 그럴 걸 왜 정당정치하고 있어요? 지하조직하지.

 

어차피 사정 다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알려진 정보만으로 판단을 하실테니 여러가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구름 위에서 사시는 분들인데요. 원칙을 목숨처럼 생각하시고, 현실이라는 것은 개량주의자들의 도피처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들이다보니 뭔 소리라도 하실 수 있습니다. 행인더러 개량주의자라고 하셔도 좋고, 정파주의에 함몰되었다고 해도 좋고, 진영논리에 깔렸다고 해도 좋아요. 무슨 소리든 하세요.

 

하지만 이건 좀 짚어야 겠는데, 구름위에서 사시는 분들이 하시는 말씀을 듣다보면 허본좌가 축지법에 관심법까지 쓰면서 안드로메다급 4차원정치를 하자고 썰 풀었던 거나 여러분들의 이슬먹는 소리나 별반 다를 바가 없는 거 같아요. "보수정당과 단일화?" 여러분들이 이야기하는 이 한 마디만 보더라도 여러분들이 이슬만 먹고 사시는 순결한 분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보수정당"과 당대 당 통합이라도 했답니까? 보수정당하고 진보신당이 정당차원에서 이번 단일화를 쇼부치기라도 했어요?

 

더 긴 말 해봤자 이슬먹고 사시는 분들 귓전에도 가지 않겠고. 걍 부탁 하나 합시다. 아직도 "혁명"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행인이지만 그 방법을 몰라 여직까지 좌충우돌 중이에요. 이 방황하는 중생을 위해서 여러분들이 뭔가 좀 보여주셨으면 해요. 순결성과 원칙론 하나로 볼셰비키의 부활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여러분들의 웅대한 이상론을 현실에서 보여주세요.

 

진보신당이라는 좁쌀만한 존재가 깝죽거리면서 "단일화"운운하는 거 가지고 정력낭비하지 마시고 좀 통 크게 움직여주세요. 진보신당 깔 시간에, 국회의원들에게 청원하러 돌아다닐 시간에, 구름위를 날던 그 실력으로 분노한 민중들을 조직하고 민중들과 함께 군부대와 경찰서를 습격해 무기를 탈취하시고, 민중혁명군을 결성해서 무장봉기도 하시고, 그 여세를 몰아 국회점거 하시고 정부와 의회를 해산시킨 다음 소비에트 만들어 주세요.

 

여러분들이 똥물 튀기는 거 피하시면서 지금까지 말로 뱉어놓으신 일들, 한 번 실행에 옮겨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하시는 일이 진정으로 현실적인 형태로 나타나면 저도 모든 것을 버리고 여러분들과 함께 할 용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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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낚시, 단일화, 볼셰비키, 소비에트, 심상정, 진보신당, 총선, 허본좌, 혁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