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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동화의 출발은 자신의 어린 시절일까?

아니면 어린 시절에 처해있는 내 아이들일까?

나의 둘째, 다섯살 수정이는 언니보다 똑똑한 것 같다. 아 ! 어떤 경우에도 비교급의 언사를 사용치말라고 아동발달 시간에 배웠는데 ! 난 왜 이러나용...

근데 다섯살 수정이는 어휘구사라던가, 의사표현에 있어 아주 뛰어나 보인다. 생각지도 못 했던 단어를 사용하고 자기 의사를 분명한 문장으로 표현한다. 짧더라도 말이다. ㅎㅎ 날 닮아 국어를 잘 할 것 같군 !

학력고사 시대인 나는 수학을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의 문제만 맞추고, 반면 국어를 거의 만점수준을 기록하여 평균치를 조정하여 대입에 합격했었다. 수학....중학교에 입학해서 산수라는 이름을 버리고 등장한 이래, 그 학문을 이해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대입 이외에 쓸 데도 전~혀 없었으므로 지금도 수학은 내게 별나라 이야기이다. 차라리 아르키메데스가 부력인가를 발견하면서 유레카 ! 하고 욕조에서 뛰쳐나왔다는 이야기에 더 흥미가 있다.

아이들과 한글공부나 수 공부를 하면서 완존 다시 배우는 기분이다. 요즘은 어린이집에서도 수 공부를 수학이라고 부르나 보다. 큰 딸 수진은 수학을 어려워한다. ㅋㅋ 작은 딸은 5세라 걍 그리고 있는 중이다. 도형 맞추기 같은거...

어젯밤 수정이랑 한글 공부를 하는데....기역 하다가 쌍기역을 알려줘야 해서 내가 어머 기역이 두개네, 쌍둥이 기역인가? 그랬더니 울 딸랑구 왈 " 기역기역이야. " 한다. ㅎㅎ

이름붙이는 사람들은 겹자음을 왜 전부 쌍기역, 쌍시옷 이렇게 불렀을까?  음소 하나에 여러 뜻을 담는 한자어를 사용하지 않는 영어권 사람들은 분명 티티라던가 지지라고 걍 보이는 그대로 불렀을 것이다.

인디언처럼 다혈질인 친구를 "주먹쥐고 일어나" 라고 걍 불러제끼던가 멋지게 춤추는 백인청년에게 "늑대와 함께 춤을" 이라는 이름을 붙여줄 때 그 의미는  단박에 전달된다.

스 발음을 잘 못 하는 울 둘 째는 쌍 발음도 겨우 상에 가깝게 한다.

작은 애가 백설공주하면 큰 애는 옆에서 "백썰공주" 하고 고쳐준다.

울 딸랑구들 경음화로 두 살 차이를 표시낸다. ㅋㅋㅋ

내 어린 시절이 행복으로 기억되지 않기 때문일까.

나는 아이들에게 유난히 거절을 못 한다. 거의...대부분의 요구를 들어준다.

아이들의 작은 소망들, 원함들 그런 것들이 무에 들어주지 못 할 것이 있겠냐 싶다.

우리의 부모세대는 입에 풀칠하기에도 벅찬 시대를 살아내느라 아이들을 돌아볼 틈이 없었지만...

지금 부모들은 물론 아이들의 교육에만 너무 올인해서 문제지만 - 거야 사회구조에 기인한 바 크니 비난만 할 순 없긴 하다.- 나는 아이들의 사소한 요구들만 들어주고 큰 요구는 못 들어준다.

울 아이들은 엄마 이건 비싼거야 아니야? 하고 물어보고 딱 하나만 사라는 내 제한에 응하느라 이걸로 할까 저걸로 할까 들었다 놓았다 고민에 빠진다. 그래봐야 천원에서 왔다갔다 하는 물건들이다.

근데 울 둘째는....엄마..이거 두 개를 하나라고 해....하고 막 눈웃음친다. ㅎㅎㅎ

그래...걍 두 개 사라, 이름을 그리 붙인다고 두 개가 하나가 될 수 있가니....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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