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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다...그것이 버겁다.

그 어느때보다도 여유있게 바라보았다.

눈물의 이야기앞에서 그 아픔을 충분히 공감했고

조용히 안아주었고

지팡이 되어 줄 것을 약속했고

그래서, 그 시작의 만남을 제안했다.

그리고, 그것이 받아들여졌고

이제, 아픔을 듣고 공감해주며

지지해주기 위한

첫만남을 앞두고 있다.

 

가해자를 정치적으로 응징하는 문제보다

아직은 피해자인 친구를 생존자로 세워내고

그의 에너지를 지켜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조금은 안다.

당황해서  안절부절, 허겁지겁하는 가운데

목소리가 지나치게 높았다가

행동이 급물살처럼 허둥대는 바람에

정작, 피해의 마음을 자리를 살피고

생존자로 살아낼 힘을 만들어 주지 못한 채

지칠 데로 지치고, 옹색한 정치적 처리로 끝내거나

소문만 거창한 법투쟁으로 끝내버렸던 지난 경험들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상처들을 만나야 했던

뼈저린 기억들을 재생하지 않을 수 있는

길을 조금은 알고 있다.

 

그래서, 성숙하게 안아주고 지지해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무겁다.

다시 상처의 기억을 만나게 되고

그로 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내면을 본다.

그래서, 무겁다.

여유롭던 마음을 비집고 아픔이 들어온다.

무거움이 버겁다.

세상이 또 버겁다.

 

내가 아끼고 좋아하는 남성들도 많은데,

이럴 때,

그들 모두가 한꺼번에 버거워진다.

 

허나, 어쩌누.

지금 아픈 친구에게 건강한 지지자가 되어야 한다.

그가 생존자로 서기 위해

나는 지금 건강한 환경이 되어야 한다.

건강한 환경이 되기 위해

내 마음도 다시 봐야 하고

공부도 또 해야 한다.

버겁지만...그것이 연대다.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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