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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날

계획에 없던 갑작스러운 월차를 쓰는 날은

대부분 하루종일 집에 있는다

 

이런 날은 대부분 시간을 손가락 사이로 모래알 흘려보내듯

하릴없이 낭비한다

 

나이를 먹어갈 수록 시간의 흐름은 빠르게 느껴지는데

어쩐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은 점점 줄어들어서

급기야 자고 일어나면 이틀쯤 지나있었으면

아니, 자고 일어났더니 환갑 할머니가 되어 있었으면

싶을 때가 가끔 있다

 

물론 때로는 하루가 30시간쯤 되면 좋겠다 싶은 때도 있지만

이건 주로 시험기간에만 느끼는 것

 

그러니까 아마 난, 당장 뭘 해내라는 쪼임을 당하지 않으면

자발적인 성취동기란 거의 생기지 않는 듯도 하다

어디서 뭐가 잘못됐길래 그 꼴이냐고 물어봤자 - 내가 어떻게 알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짝사랑한다는 건 그냥 스토킹일 뿐이구나

짝사랑이라고 말할 수도 없지, 잘 모르니까

아마 다분히 호기심. 부분적인 호감일 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지 못하고(않고) 있는 건 왜일까

외로움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는데

그만 끊어야겠다

___ 이것이 사흘 쯤 바짝 생각에 시달리다가 털어낸 결론

 

리스트도 지우고

팔로우도 지우고

북마크도 지우고

아쉬움은 꾹 누른 채

 

난 그냥 외로운 거 뿐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으니까 외로움 따위 발바닥에 깔아버리자

앞으로 쭈욱 끌어안고 살아야 할 외로움인데

이렇게 매 순간 새록새록 느껴선 곤란하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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