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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9

1.

 

사는 게 그냥 힘들다. 그냥.

 

2.

 

어학병 시험을 신청했다. 이번에는 서류도 완비 -_-;;

 

내가 대학 1학년 때, 나름 학생운동이라는 것에 발을 들여놓으면서부터 생각했던 거지만, 한때 뭔가 했던 경력으로 삐대는 그런 인간은 정말 되고 싶지 않다.

 

헌데 될 것 같은데 어떡해 -_-;;

 

이번에 길라잡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특히 더 많이 느꼈던 것인데, '좌파'가 아닌 '진보'로 남은 사람들은 꽤 짜증난다. 특히 그런 사람들끼리 모여서 동창회 분위기라도 내기 시작하면, 현장에서 좌파로 남아 있는 사람이 보기엔 정말 헛구역질이 날 정도다.

 

그러고 싶지 않은데,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맑스도 연구실로 물러나 앉은 적이 있었는데,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과연.

 

군대라는 세월이, 대학원이라는 과정이 나를 어떻게 바꿔 놓을까.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3.

 

난 무조건 옳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났다. 미숙한 영역도 있지만 인간이 완벽할 수는 없는 것이며, 가끔 오류를 저지를 때도 있지만 그건 앞으로 더 정교한 논리에 도달하기 위한 필요불가결한 과정이다. 그리고 진리는 자기 자신을 증명할 것이다.

 

이런 믿음이 없이 빨간 먹물 짓거리를 한다는 것은 꽤 힘든 일이다.

 

아니, 나만 그런건가 -_-;;

 

저런 자신감이 나의 원동력이다. 무수히 깨지고 짓밟혀도 무조건 내가 옳다는 아집. 내 말을 이해 못하는 것은 무지의 소치이며 나의 대의에 맞서는 것은 무조건 반동짓거리라는 말도 안 되는 독단. 그것들을 통해 나는 나 자신을 추슬러 오늘도 고민하고 싸운다.

 

헌데 점점 그 연료가 떨어져 가고 있다. 자신의 급진성을 자신의 삶에 맞게 조정하지 못한 치기어린 어린아이의 당연한 귀결일까.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믿고 싶지 않다.

 

왜 나의 급진성을 나의 삶에 맞춘단 말인가. 나의 삶을 나의 급진성에 맞추지 못하고.

 

정말 왜 그러냐, 나 자신에게 답해줘야 한다.

 

4.

 

무력감은 하루 하루 늘어만 가고, 뚜렷한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

 

쉽게 희망을 말하는 사람들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5.

 

드러난 반동보다는 사회주의의 거짓 선지자를 몰아내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생각했던 맑스를 이해할 것 같다.

 

악마는 적그리스도의 모습으로 그 마지막 날에 나타날 것이니.

 

6.

 

후배란 참 어려운 존재다.

 

내가 하는 말은 그들에겐 너무 가벼운 것인 듯 하며, 내가 내보이는 삶은 그들에게 다가가지 않는 것 같다.

 

공자님 말씀이었나, 내가 정성을 다했는데도 상대가 정성을 다하지 않으면 내 정성이 어디가 부족했는지 반성하라고.

 

하지만 정성을 다하여 타인의 정성을 끌어낼 수 있을 만하려면 공자 정도의 성인은 되어야겠더라.

 

7.

 

다시 한 번, 서림을 기억한다.

 

임꺽정은 못 될지언정 서림은 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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