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세계무역기구 무엇이 문제인가

엘렌 버나드(Elaine Bernard) <제트 매거진> 1999년 11월호

원 제목 = 세계무역기구, 밀레니엄 라운드, 시애틀의 논란에 대한 간단한 안내

 

세계무역기구가 추진하는 무역자유화의 의미를 간단하면서도 명료하게 해설한 글 입니다.



세계무역기구,

밀레니엄 라운드,

시애틀의 논란에 대한 간단한 안내

 

엘렌 버나드 (Elaine Bernard)

 

이 글은 1999년 11월24일 `제트네트 일일 논평'으로 실린 것이다.


 

세계무역기구(더블유티오)가 11월말 시애틀에 올 예정이며, 노동, 환경, 진보 활동가 수만명이 이들을 뜨겁게 맞기 위해 조직을 짜고 있다. 세계무역기구에 관한 것은 수천, 수만 페이지나 있다. 인터넷에 또는 진보 잡지에, 기사로, 심지어는 책으로도 말이다. 그러나 무역 협정 자체 만큼이나, 이에 대한 수많은 자료들은 종종 준비되지 않는 독자들을 압도한다. 그래서 나는 세계무역기구, 시애틀 회의, 세계무역기구에 대한 진보진영내 다양한 논란 등 3가지를 하나로 묶은 간단한 안내를 제시하기로 했다.

 

세계무역기구는 뭔가?

 

이 기구는 134개 나라가 회원인 국제 기구인데, 국제 무역협정을 맺는 일과 이 협정의 집행을 감시하고 규제하는 일을 하는 포럼이다. 기구는 1995년 설립됐다. 이 기구의 근거가 되는 것은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가트)의 "우루과이 라운드" 규정이다. 우루과이 라운드 전에, 일반협정은 각국에 관세를 낮추도록 압력을 넣어 세계 무역을 촉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그러나 세계무역기구가 생기면서, 이 기업의 고무를 받은 의제(어젠더)는 이른바 "비관세 무역장벽"을 목표로 세우는 데 사로잡혔다. 특히 무역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보호 법률를 목표로 한다.

 

그래서, 우리는 규제를 찬성하는 건 아닌가?

 

물론. 그러나 세계무역기구, 선거로 뽑히지 않은 강력한 관료집단이 제안하는 규제는 아니다. 이들은 전세계를 하나의 큰 시장으로 바꾸려는 목적으로 몰래 심의하고 논의한다. 공식적으로 이 기구는 두가지 주요 목적을 내세운다. (개별 국가의 무역 "장벽"을 허물어) 무역 자유화를 촉진하고 확대하는 것, 무역 분쟁 해결 기구를 갖추는 것, 두가지를 말이다. 실제로, 이 기구는 국제 거래의 규제를 없애고 각국의 국내 시장을 외국 투자가에게 활짝 열어제치려고 한다. 이 기구의 규칙 세우기는 무역 장벽이 될 수 있는 정부규제에서 기업을 해방시키려고 시도한다. 이는 돈, 자본, 재화와 용역의 상대적으로 제한없는 이동을 허용한다. 동시에 투자가와 기업의 재산권을 광범하게 보호한다. 이는 심지어 이른바 "지적 재산권" 조항을 통해 기업의 재산권을 더욱 확대한다. 세계무역기구가 정의한 지적 재산권은 지적 능력의 창조적 힘에 관한 것이 아니다. 식물, 생산과정, 종 다양성, 의약품, 소프트웨어의 특허에 대한 기업의 소유권과 독점을 보호하는 것이다. 지적 재산권 조항은 강화된 보호주의가 이른바 "자유무역" 정권속에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보여주는 한 예일 뿐이다. 그러나 이 보호주의는 기업을 보호하고 노동자, 소비자, 소규모 농민에게는 가혹한 시장 규율을 강요하는 것이다.

 

자본에게는 자유, 노동에게는 시장 규율

 

세계무역기구 사고방식의 예가 여기 있다. 이 기구는 사회 문제는 다룰 수 없고 오직 "무역"만 다룬다고 말한다. 용역 거래를 다루게 되면 곧바로 수많은 사회 문제를 다루게 된다는 사실을 잊은 채 말이다. 노동과 환경 기준으로 우리가 보통 규제하는 것은 과정이다. 단순한 최종 생산품 규제를 넘어 과정 곧 물건이 어떻게 만들어지는를 규제하게 된 것은 최근 몇년 노동, 소비자, 환경 운동이 확보한 중요한 성과다. 다름이 아니라 바로 그 생산 방법을 통해, 우리가 안전을 확보하고 위험을 제거하며 깨끗한 과정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노예나 다름없는 노동착취 환경에서 만든 셔츠와 좋은 환경에서 노조가 생산한 셔츠의 차이는 포장 (최종 생산물)에서는 명백하지 않고, 셔츠가 만들어진 "과정"을 감시할 때 명백해지는 것이다.

 

대조적으로, 세계무역기구가 투자가와 자본의 이해가 위협당하는 꼴을 보면, 이 기구는 즉각 행동에 들어가서 강력한 이행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래서, 예를 들어 노동자들이 노동법과 안전 규정을 극심하게 위반한 상황에서 일하게 될 때는 이 기구는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똑같은 노동자들이 (다른 기업의 저작권에 반해) "해적판" 비디오나 시디를 불법적으로 만들도록 강요당하면 세계무역기구는 즉각 위반한 나라에 모든 방법을 동원한 제재에 들어갈 수 있다. 기업의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말이다.

 

좋다. 시애틀로 돌아가서 밀레니엄 라운드가 뭔가?

 

세계무역기구는 무역자유화 캠페인을 계속하고 싶어하며 특히 공공 용역을 포함한 용역 거래를 늘리고 싶어한다. 불행하게도 이것은 의료보장, 교육, 수도, (전기, 가스, 교통 등) 공익 설비 같은 용역을 시장과 국제 경쟁에 맡기는 데 더 눈을 돌리는 것을 뜻한다. 또 지역사회 보호와 지방정부의 통제를 약화하고 파괴하는 데 눈을 돌리는 것을 뜻한다.

 

시장에 무슨 문제가 있나? 시장은 자기 자리를 지킨다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시장이 사회적 의사결정을 대체하도록 허용할 수는 없다. 시장을 민주적 기구와 혼동하면 안된다. 예를 들어, 시장은 상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데는 유용할 것이다. 그러나 시장이 공동체라는 우리의 가치를 결정하는 기구가 될 수는 없다. 시장은 도덕을 잊고 오직 이익가치만 추구한다.

 

그래서, 세계무역기구를 어떻게 하고 싶은가?

 

사회적 의사결정 및 민주주의를 약화시키는 지속적인 시도와 자유무역 의제에 저항하는 것은 세계무역기구에 항의하는 모든 단체가 단결하는 밑바탕이다. 이 심오하고 중요한 합의 이외의 부분에서는 세계무역기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차이가 있다.

 

저항하는 이들은 세계무역기구를 없애고 싶어한다.

 

시애틀에 온 단체 가운데 몇몇은 저항운동의 지지자들이다. 이들은 세계무역기구의 무역자유화 계획이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으며 이 위험한 조직은 없애버리는 것이 낫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전세계적 저항과 밑에서부터 시작되는 지구적 연대의 건설을 주장한다.

 

개혁주의자들은 자신들이 세계무역기구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다른 이들, 특히 노조조직의 상당수는 세계무역기구의 무역자유화 계획이 심각하게 결함이 있지만 이것이 힘있는 기구로 잘 자리 잡았고 협상을 통한 무역규제라는 개념이 지구촌의 건강과 복지에 아주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핵심 노동권, 환경보호, 유럽인들이 "사회적 조항"(social clause)이라는 말로 지칭하는 것이 세계무역기구의 명령과 실행에 포함된다면 개혁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세계에서 모인 저항자, 개혁주의자들, 반역자들은 세계무역기구의 기업 의제에 도전하는 주목할만한 국제연대행동을 위해 이달말 시애틀에 모일 것이다. 세계무역기구에 접근하는 중요한 전술적 차이가 있지만 행동에는 상당한 연합이 형성되어 있다. 또 세계무역기구가 불평등 심화와 민주주의 약화에 기여하는 범세계적 정책을 촉진하는 중요한 기구라고 판단하는 데도 차이가 없다. 시애틀의 항의는 이 세기의 마지막 핵심 국제 시위인 동시에 강력한 범세계적 연대운동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다.

 

번역: 신기섭

2004/07/19 17:38 2004/07/19 17:38
댓글0 댓글

트랙백0 트랙백
먼 댓글용 주소 :: https://blog.jinbo.net/marishin/trackback/56

앞으로 뒤로

외국 진보 진영의 글을 번역해 공개하는 걸 주 목적으로 하지만 요즘은 잡글이 더 많습니다. mari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