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의 약속잡기.

2006/07/27 05:00 여름 안에

아래의 이메일을 구성원들에게 보냈다. 그리고 배우를 지망하신 분들에게는 약간의 수정본을 또 보냈다.

 

여성주의 지향 영화제작이라는 것을 고민하면서 기존의 영화 제작 방식에서의 내가 억압적 혹은 자율적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탈피하고 싶은 목적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나의 방식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사람을 모으고 이메일과 휴대폰을 수집하고 그리고 날짜와 시간 장소를 정해서 "오세요" 통보(공지)한다.

 

최근 공동체에 관한 논의를 하면서 생각하게 된 것인데 공동체에서는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꼭 구성원들이 함께 모이기는 바란다. 그 때 참석(출석)의 의미는 단순히 옴에 대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에 대한 관심(열의)로 평가되기까지 한다.

그리고 또 모임에서 공동체의 방향(활동)에 대한 내 생각들을 얘기를 해야만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의 꼬리표를 달게 된다.

 

그렇다면 이 행위들은 공동체 구성원의 의무인가? 권리인가?

 

모임에 오지 않거나(못오는) 이들도 분명 공동체를 유지하고픈(지속적인 소속의) 의사가 있다는 것이다.(공동체 소속이나 유지의 의사가 없다면 탈퇴를 한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그럼 탈퇴와 가입의 경계는 무엇인가에 관해 얘기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날짜와 시간 장소를 정하면 거의 대부분 그 날은 안된다는 구성원(멤버)이 생긴다. 불참멤버(구성원)가 공동체 인원의 절반을 넘으면 취소시키는 것이 당연할 수 있지만 절반에 미치지 못할 경우가 나는 문제라 생각한다. 그 경우 거의 대부분 그들의 행위가 비정상적(불성실한/열의가 부족함)인 경우가 되는 거 같다. 또한 그 날에 논의된 내용에서 소외될 뿐만 아니라 이후 공동체에서도 약간의 소외를 경험한다.(예를 들면 그 날의 웃긴 일을 서로 얘기하면서 혼자 안웃고 있으면 약간 겸연쩍거나 혹은 살짝 아쉬운 듯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다. "아 맞다 너는 그 날 안와서 모르겠다."이정도일 것이다.)

 

그렇다면 결석(부제)는 잘못인가? 다른 구성원들로 부터 지탄받을 만한 일인가? 그 결석(부제)자체로 일어나는 소외는 감수해야 하는 가? 당연한 일인가?

 

배우/나/짜루 이렇게 세명의 약속 시간을 최대한 서로 안의 시간에서 존중하면서 시간과 장소 날짜를 잡기 위해 수업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40분 가량 휴대폰을 쥐고 시름해야 했다. 이토록 맞추고 배려하는 일은 사실 힘들고 어렵다.

 

그렇다면 누군가를 소외시키지 않으면서 공동체가 서로 소통하려면 어떻게 모여야(만나야)할까? 이런 고민들을 하다가 이미 많이 쓰이고 있지만 공동체의 방을 만드는 방향으로 스스로는 결정했다고 본다. 방을 온/오프라인에 만들어 언제나 드나들 수 있게 하고 그 곳에 쓰고 싶을 때 의견을 남기는 방식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일 거 같다.

 

 

::::모임에서 결정되는 안건의 절대성

-참석하지 않으면 결정된 사항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

-대부분의 이들이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다는 건 다른 사람들에게 위임하는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을 한다.

-관철시키고 싶으면 무조건 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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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름입니다.

 

&1
영화에 관한 내용을 아래에 첨부합니다. 제가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과 만나서 영화를 함께 하고자 했던 것은 영화를 찍으면서 현실의 억눌림을 다운과 같이 함께 해소하고 해방의 느낌을 삶 속에서 유지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였습니다.

 

&2
7월 29일 토욜 6시에 첫번째 전체 모임 일정을 잡았습니다. 장소는 종로2가 민들레 영토입니다. 지금 예약을 안했는 데 참석 여부를 알려주시면 예약인원을 확정해서 예약을 할 생각입니다.

휴대폰 문자 혹은 이메일 로 답장을 해주세요

여름 : 019 545 3303 **112mbc@naver.com
*>혹시 하고있는 일이 너무 넘쳐서 시간이 빠듯할 거 같다고 망설이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영화촬영 완료 때까지 공간을 잡고 있을 계획입니다. 들러서 서로 격려하고 조금씩 도우며 했으면 좋겠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 혹은 재주가 없다고 뒤로 물러서지 않았으면 합니다. 영화는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드는 매우 귀중한 공동작업이라 생각합니다.
함께 수정보완한다면 문제 없습니다.

 

&3
몇 분이 질문해 주셨는 데 제작기간은 시나리오 작업을 저(여름)과 짜루가 이미 시작을 했습니다. 1차 안을 내고 월욜에 수정을 해서 일부 대사를 제외하고 장면에 관해서는 거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이제 7월 29일 토요일 첫모임을 가지고 그 이후 부터 장소 헌팅/소품제작 등의 제작 준비에 들어갑니다. 본격적으로 촬영을 시작하는 때는 8월 20일 경이 될 거 같습니다. 짧으면 4일에서 7일에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편집)을 할 생각입니다. 그럼 내부 상영회는 9월 초에는 할 수 있을거 같아요.


&4
줄거리>
다운은 커피숍 바리스타이다. 준석은 다운의 남자친구이다. 다운은 커피숍에서 일한 돈을 옷과 액세서리를 사는 데 투자하고 준석과 섹스를 가지지만 모든 것에 만족하지 못한다. 그러던 그 해 여름, 카트가 굴러오고 너(짜루)를 만난다. 짜루는 카트를 끌고 다니는 거리의 아이/여자/소녀/사람이다. 처음에는 짜루를 두려워 하고 무서워 하지만 다운이 갑갑해 하고 무엇인가 욕망하는 순간 어김없이 짜루를 만난다. 짜루는 다운의 욕망을 알고 있다. 다운은 자신의 욕망을 알고 있지만 억누르고 있을 려고만 한다. 다운이 짜루일 수는 없을까? 어느 날 짜루는 다운에게 “나와 함께 가자” 한다. 다운은 따라 나선다. 그렇게 둘의 도시 생활은 시작된다. 둘은 카트를 끌고 다니며 신문을 팔아 돈을 벌고 폐지를 모아 그림책을 만들고 멜로디언을 주워 음악을 만들고 연주한다. 주운 것들로 도시한켠에서 자기 만의 방을 만들고 도시의 쓰레기들이 그녀들에게서 새롭게 태어나고 그 시간들을 보내면서 다운은 스스로를 둘러싸고 있는 갑갑함을 벗고 해방을 느끼고 스스로의 욕망에 솔직해진다.

 

&5
출연인물>
짜루/다운/준석/꼬마여자아이/꼬마여자아이엄마/남자 3인

 

&6
스텝>
연출부?/기록부?/미술부?/소품부?/음악부?/장소섭외/분장의상
사실 스텝에서 형식적으로 이렇게 부를 나누었지만 작업은 왠만해서는 거의 공동으로 진행을 할 것이며 아이디어는 누구든 내서 의견을 교환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운과 짜루가 도시의 쓰레기들을 이용해서 예술세계를 펼치는 부분에 있어서 공동작업이 많이 필요합니다. 자기만의 방이라는 다운과 짜루의 공간을 꾸미는 것도 굉장히 영화의 중요한 공간 중 하나구요. 여성들에게 있어 자기만의 공간에서 욕망을 표출하고 쉬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처럼요. 또 다운과 짜루는 세상에는 우리들만의 옷을 입을 것이기 때문에 의상에 관한 아이디어도 중요합니다. 옷을 만들줄 아는 능력이라기 보다는 기존의 옷을 해체하고 수정/덧붙임 할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아요. 

 

&7
촬영장소>
커피숍/자기만의 방/지하철/주택가/아파트 쓰레기장/어린이 대공원

 

&8

여성주의라는 것은 이것이다 라고 완벽하고 정의내릴 수 없지만 언니들이 모여 소통하기 시작하는 그 순간이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답장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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