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09/09

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9/09/25
    민망하고 솔직한 (1)
    나비-1
  2. 2009/09/24
    구석이 1(1)
    나비-1
  3. 2009/09/23
    블로그야
    나비-1

민망하고 솔직한

며칠 간

 

입안이 쓰고

밥맛도 쓰고

맛도 간도 모르겠고

덩달아 배고픔도 못 느끼고 지냈다.

 

사동면옥의 맛있는 만두국-

 

볼이 쏘옥 들어가 인상은 사나워질대로 사나워졌지만,

콱 굶어죽어버리겠다는 신파 정서에 살포시 잠겨지내고 있었지만,

 

그런데 만두국 - 맛.있.다.

 

맛있다- 생각한 순간 그 동안 잊고 있던 배고픔도 살아났다.

이 눈치없는 본능아

이 민망하고 솔직한 본능아 이그..

 

한 그릇을, 그래도 다 비우는 건 스스로가 좀 민망해, 

만두 하나는 옆자리 동료에게,

만두 반 개는 만두국을 시키고 공기밥을 추가한 앞자리 동료에게 나눠주고

왕만두 한개 반을 먹었다. (더 먹고 싶었는데)

 

 

거봐, 다 괜찮아지잖아-라고 말하면 난 당신에게 살의를 느낄거다. 그러지 마세요.

내가 싫은건, 괜찮아지고, 별거 아니게 되고, 그저 그렇게 되고, 다 그런거지 뭐, 라고 생각하게 되는 그것.내가 거부하는 건, 세상에 널리고 널린 별것 아닌 연애를 별것 아니게 하는 바로 그것.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구석이 1

1.

2009/08/21

우리 예쁜 고양이가 별처럼 예쁜 아기를 낳았다. 5마리나!!!

 

3주가 지나도록 뒷다리가 후들거리던 아기들은

한번 걷기 시작하더니 다음날은 뛰고 또 다음날은 마끈이 감긴 식탁다리를 타고 오른다.

 

나를 보고도 저게 사람인지 물건인지 하던 아기들이

이제는 내 아침도 깨우고-반갑진 않다- 무릎에도 올라와 자릴 잡는다

 

오늘 내 무릎에 올라온 아기는 구석이.

아빠도 엄마도 노랑이라 다들 비슷비슷한데 그중 두 마리(구석이들)는 정말 닮아서

사실은 나도 아직 구분을 못하고 있다..그래서 이름도 아직 구석이 1, 2.

 

똘망똘망 눈이 예쁜 구석이들

행동이 신중한 곰곰이

젤 먼저 걸음마를 시작한 포도 (젤 첨 걸은 기념으로 할아버지의 직업에서 이름을 땄다.)

태어날땐 젤 우량하고 씩씩했으나 지금은 젤 얌전한 탱자

 

 

2.

요 좁은 집에서 6마리가 함께 살긴 힘들다. 입양보내야겠지.

별같은 이쁜 아기들- 만나서 무척 기쁘지만, 데리고 살지 못하니 맘이 답답하다.

젖만 떼면 독립하는 동물이라지만 엄마랑 떨어지는 건 역시 힘든 경험일거다.

고양이의 삶에 괜시리 사람이 개입하니 이런거다-만, 역시 마음은 여기서 약해진다.

나와 우리 고양이 사이엔 이미 애정이 생긴걸.....그거다. 그 마음 말이다.

 

내가 일하는 곳에선 야생동물보호활동도 하고 있다.

그네들의 삶에 끼어들지 않고 그네들이 방해받지 않고 살게하는 것 -

이게 대충 우리 활동의 바탕쯤 되겠다.

고양이를 키우게 되면서 마음에 불균형, 행동의 불균형이 생겨났다.

고양이에게 내가 고른 밥을 주고, 집을 잃을까 추울까 집안에만 두고, 발정기가 와도 어쩌지 못하고,

새끼낳는 걸 내가 걱정하고- 내가 생각하고 말하던 이웃 생명들을 대하는 태도에 비추자면 저건 말도 안되는 거였다.

 

그런데 얄궂게도 이 불균형을 어쩌지 못함의 중심에 있는 것은  (이기적일수도 있는) 애정이다.

우리 고양이 사랑이는 새끼를 낳은 이후로 부쩍 나와 떨어지길 싫어한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양발을 올리고 사람처럼 안기고 화장실도 따라와 무릎에 올라앉는다.

한참을 요란을 떨고 서로 반가워한 뒤에야 지 일을 보러가는거다.

애정은 나에게만 생긴게 아니라 사랑이-엄마고양이-에게도 생긴거다.

그 애정이 고양이 본래의 행동양식을 바꾸었다.

 

이미 생긴 유대감을 어쩔텐가.

 

이쯤에서 너무 머리아프니 생각은 그만-

 

욘석도 구석이

 

탱자

 

곰곰이

 

보고 또 봐도 이쁘다. 남의 집에 어이보내나...

 

 

*고양이 키우실 분 연락주세요. (댓글, 쪽지 등등)

집에 고양이가 없다면 한 마리씩은 보내지 않을꼬에요. 아기들은 외로움 많이 탄단 말에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블로그야

일년 몇 개월만에 잠자는 블로그를 불러 깨운다.

 

이런데다 쓰는 글은 늘 참 어색하다.

듣는 이가 누구라고 생각하며 써야할지도 모르겠고

혼자 독백이라해도 나도 모르게 보고 있는 당신을 의식하고 글을 짓게 되고

무엇보다 일터에서도 죽어라 써대는 글, 뭘 또 여기까지 와서 쓰나

선덕여왕을 보거나 청소를 하거나 음식을 만들거나- 집에 와선 그래야지.

결정적으로 니가 있는 나는, 외롭지 않았단 말이지.

 

이렇게 쓰는 글은 너무 감상적이 된다

쉽게 우울의 바다에 빠지거나 허세의 물결에 휘말리거나,

혹은, 조회수에 현혹되거나

 

타박을 들었다.

고양이 사진 올려줘

왜 글 안써

본인의 블로그에다가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고

- 뭐 그리 대단히 나의 글을 원한건 아니겠지만 말이야..

 

글을 좀 쓰기로 했다

전화기 뒤 내 표정을 볼 수 없고

나의 하루를 볼 수 없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나의 상태를 알 수 없고

오늘 고양이가 한 짓들을 알 수 없는 당신을 위해

 

나를 좀 알리기로 했다.

내가 짜증을 내는 건 이런 이유야.

오늘 고양이가 내 책을 다 찟어놔서 지금은 통화할 상태가 아니야

사무실에서 어떤 고슴도치가 나를 찔렀단 말이야

너무 보고싶단 말이야

안와서 서운하단 말이야

익숙치 않다고

난 술주정이 싫어

난 지저분한거 싫어

근데 그건 내 취향일 뿐이야.

내가 싫단다고 안할것도 아니니까 난 그냥 내 기분이 그렇다고 취향이 그렇다고 말하는 거 뿐이야

 

나도 모르는 나를 안다고 말하는 당신,

꾸준히 기록을 남겨볼테니 우리 함께 분석해보자구.

내가 쓰는 글에서 어떤 것들을 찾아낼 수 있을지- 뭔가 데이터가 쌓이면 분석이 가능할거야.

뭔가 패턴을 찾아낼 수 있을거야.

 

우선 분석1, 그 여자는 새벽 3시 52분에 글을 쓰고 있더라. 그 새벽에 뭔짓인가!

심란한가? 잠이안오나? 커피를 많이 마신건가? 똥이 마려웠나? 고양이가 쥐잡기놀이를 하나?

자, 또 새벽에 글이 올라올것인가- 기다려봅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