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부속

2006/05/21 00:56 Tags »

곱창/막창 - 대부분 사람들이 잘 먹는것이라 설명은 필요없겠다. 곱창은 소나 돼지의 작은창자고 막창은 직장. 곱창막창은 양념구이를 먹을때 검증되지 않은 집이라면 어설픈 맛을 낼 우려가 있다. 전골도 맛있지만 역시 곱창구이는 소금간만으로 구워서 장을 찍어먹는게 좋아라. 교대 주변 곱창거리에 맛난 집이 있다

아구살 - 돼지 볼살. 기름기가 적어 뻑뻑하다. 완전 맛있다는 사람도 있다. 엄밀히 말하면 부속이 아닐지도

염통 - 심장. 순대 먹을때 준다

유통 - 돼지 젖가슴살. 그냥 가슴살이 아니고 젖가슴살. 돼지 부속에 혐오감이 있는 사람에겐 모양도 맛도 제일 나은 듯

오소리감투 - 순대국 먹을때 많은 사람들이 남기는 것으로 얇은 가죽 두장이 포개져 있는 듯한 모양으로 썰어져 있다. 이 부위는 돼지 위장의 도입부인데 저런 이름이 붙여진 유래가 재밌다. 옛날에 마을 사람들 수십명이 달려들어 잡은 돼지의 고기를 나눌때, 이 위장 입구 부분이 너무 인기가 좋아 금세 누군가에 의해 사라진다는 거다. 그래서 한번 숨으면 다시 나타나지 않고 재빠른 '오소리'가 붙었다. 그리구 이 부위를 차지하기 위해 달려드는 모습이 마치 벼슬자리를 차지하려고 싸우는 듯 하다 하여 '감투'가 붙었다는 거다. 재미는 있지만 별로 믿을 수 없는 네이놈의 지식검색이었다.

애기집 - 이것이 무엇인지 주인에게 물어볼때마다 얼버무리는 경향이 있는데 돼지 '자궁'이 확실한 듯 하다. 염통이나 위장 맛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돈설 - 돼지 혀. 우설(소 혀)은 기회 될 때마다 먹어봤는데 돈설은 이번에 첨 먹어봤다. 씹는 감촉은 닭똥집과 비슷하게 오도독하고 담백한 편. 근데 익히지 않은 돈설은 그 단면에 미각돌기로 추정되는 흰 돌기가 무수히 돋아있어 무진장 징그럽다. 휴우...

돈낭 - 돼지부랄은 아직 못먹어봤다. 언젠가 어디선가 먹은 부속에 섞여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대체로 부속구이 주인들은 이게 섞여 있어도 잘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는 후문이...

 

(갈매기살, 항정살, 가브리살은 부속으로 안쳤다)

 

약속이 없는 어느 금요일, 의기투합한 돼지테리언들이 남영역 근처 부속구이집으로 달려갔다. 서민적인 가격에 귀족적인 맛을 내뿜는 부속구이에 찬사를 보내며 즉석에서 돼지테리언 창립 총회를 개최, 회장 부회장 교선실장 대협실장 등의 직책을 나눠먹고 극도로 업되어 참이슬과 함께 마구 내달렸다. 여튼 엄청난 양의 술과 안주를 먹어치웠다

 

다음날, 돼지테리언들은 많은 것을 잃었다


지갑 및 휴대폰 분실, 기억 상실, 개념 상실, 신뢰 상실, 치질 재발 등 창립 24시간이 채 못되어 해체를 거론하는 깊은 숙취, 아니아니 시름에 잠긴 거였던 것이었던 것이다
돼지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다 주는데 사람은 돼지 먹고 왜 포악해질까?
해산 총회 날짜가 잡힐때까지 돼지 먹고 힘내야할텐데

맛있는 부속구이집 아시는분 추천좀 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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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1 00:56 2006/05/21 0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