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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어도 ‘인권과 평화’를 배울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대학교’란 것이 갖는 의미가 너무나 크다. 한글을 배우기 시작해야 할 나이부터 ‘영어몰입교육’이며 ‘영재교육’, ‘선행교육’을 받고, 청소년은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무한경쟁을 강요받는다. 그렇게 어렵게 합격한 대학교에서 신입생이 등록금과 입학금을 구하지 못해 ‘미등록 불합격’ 통지를 받는다면 어떨까.
이는 진보신당의 한 당원의 이야기이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호소문을 공개해 자신의 답답함을 토로했다. ‘인권과 평화의 대학교’ 성공회대학교에 NGO 전형을 통해 합격했다는 그는, 2월 초에 발표된 높은 등록금 금액에 당황했다고 한다. 그는 2월 8일에서 10일까지의 짧은 납부기간 동안 460만원에 달하는 큰 금액을 마련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대출 제도를 이용하려 했지만 한국장학재단 측의 미숙한 업무처리로 인해 누락된 서류와 승인절차를 밟는 도중 멈춘 사이트 때문에 결국 그에게 돌아온 것은 ‘미등록 불합격’이라는 성공회대의 통지였다. 한국장학재단 측은 ‘돈을 구해 등록을 하고, 나중에 돈을 지급 받으라.’는 말로 일관했다.
안타깝다. 돈이 없다면, 합격도 했고 의지가 있을지라도 배울 권리를 박탈당해야 한다는 말인가. 돈이 없다면, 인권과 평화를 공부할 수 없다는 이야기인가. 성공회대학교가 이야기하는 인권과 평화는 460만원짜리인가. 등록금 대책이라며 정부가 내놓은 방안이었던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대출은 결국 미숙한 업무처리와 그 방식으로 인해 피해자를 만들고야 말았다. 그가 등록금을 내지 못해 불합격 처리된 것이 집에 인터넷이 끊겼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그의 탓인가. 납득할 수 없다. 왜 돈이 없다는 것이 배울 수 없는 이유가 되는가. 문제는 이것이 결코 그 혼자만의 이야기일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지금도 SNS에서는 그와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는 글이 계속해 올라오고 있다.
이런 행정절차와 지나치게 높은 등록금이 유지되는 한, 앞으로 이런 일들이 반복되리라 확신한다. 진보신당 청소년위원회(준)은 정부가 이런 높은 등록금이 유지되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인권과 평화의 대학교’ 성공회대학교에 역시 호소한다. 대학 본부 측에는 그저 그가 ‘미등록 학생’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일은 그의 삶이 달린 일이란 점을 생각해 달라. 그가 얼마 후 새로 시작되는 학기에 성공회대학교에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미등록 불합격 처리를 철회하길 요구한다.
2012년 2월 12일
진보신당 청소년위원회(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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