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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타이어 ‘집단 돌연사’ 추가 역학조사 거부 ‘배짱’ | |
김상희 의원 공개…“대통령 사돈기업 아니면 못할 일” 사쪽 ‘조사 취소’ 요청…연구원에 “대응 강구” 으름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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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랑 기자 | |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12일 한국타이어와 산업안전보건연구원(한국산업안전공단 산하)이 지난 4~9월에 주고받은 공문들(사진)을 공개했다. 이를 보면, 연구원은 4월16일 한국타이어에 공문을 통해 ‘타이어 제조공정의 작업환경과 건강 영향에 관한 추가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공식 요청한 뒤 25일엔 관련 설명회를 여는 등 준비에 들어갔다. 작업장의 온도와 ‘고무흄’(고무 제조 때 생기는 분진성 먼지)의 유해성 등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앞서 연구원은 지난 2월 역학조사 결과 발표 때 “작업장의 고열·과로가 돌연사와 관련될 수 있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낸 바 있다. 하지만 같은 달 30일 한국타이어가 “조사를 받을 수 없다”고 버티면서 추가 조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역학조사를 거부해도 과태료 300만원만 물면 된다. 한국타이어 쪽은 “추가 역학조사에 법적 근거가 없다”며 ‘계획 취소’를 요청했다. △역학조사 평가위원회가 심의가 아닌 토의만 거쳤고 △의결일부터 7일 안에 회사에 통보하지 않아 노동부의 ‘역학조사 평가위원회 운영지침’을 어겼다는 것이다. 언론에 추가 조사 계획이 보도되자 지난 8월 연구원 쪽에 “연구원이 (언론을 통해) 추가 조사를 압박하는 데 대해 모든 대응 조처를 강구하겠다”는 으름장까지 놓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다섯 달 동안 모든 서류·방문조사를 받았고 특별근로감독 지적 사항을 개선하는 중”이라며 추가 조사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측면 압박도 들어왔다. 5월엔 대한타이어공업협회 이사가 한국·금호·넥센타이어 등 3개 회사 담당자와 함께 연구원을 찾아 ‘반대’ 건의문을 냈다. 협회는 지난달 30일에도 ‘추가 조사를 시행하지 말아 달라’는 건의문을 냈다. 연구원 쪽은 한국타이어의 주장에 대해 “2월 발표 때 이미 추가 조사 필요성이 제기돼 심의를 거쳤으며, 한국타이어가 근거로 든 ‘운영지침’ 조항은 연구원 자체의 역학조사이기 때문에 관련 없는 조항”이라고 반박했다. 노동부는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노동부와 대전지방노동청 관계자들은 “6월부터 역학조사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안다. 아직 ‘비협조’라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만 말했다. 김상희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 기업이 아니라면 어떻게 ‘역학조사 거부’라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질 수 있겠느냐”며 “노동부도 지도·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3일 대전지방노동청 국정감사에서 허기열 한국타이어 본부장 등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이런 내용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
다음은 손호철 교수의 <한겨레> 기고문 전문. 안녕하십니까? 얼마나 국정에 바쁘십니까? 바쁘신 가운데서도 쓰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우선 최근의 진보진영의 논쟁이 현 정부의 실정을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대통령께서 지적하셨듯이 대통령의 탈권위주의화, 당정분리, 과거사 청산, 지방분권 등 긍정적 업적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시정이 필요합니다. 또 진보진영의 문제점에 대한 대통령의 따가운 지적과 애정 어린 충고는 저를 포함해 진보진영이 자기혁신을 위해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생각과 다른 점도 있어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 유연한 중도나 유연한 개혁으로 부르는 게 적절 대통령께서는 자신을 비판하고 있는 진보진영을 “교조적 진보”라고 역비판하면서 자신을 “유연한 진보”라고 부르셨습니다. 그러면서 진보진영이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습니다. 물론 진보가 유연성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대통령께서 그동안 추진해온 여러 정책을 볼 때, 유연한지는 몰라도 ‘진보’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민주노동당과 같은 정치세력이 진보이고, 참여정부의 노선은 진보도, 한나라당식의 ‘냉전적 보수’도 아닌 ‘중도개혁’, ‘자유주의적 개혁’, ‘개혁적 보수’라고 보는 것이 맞는 것 아닌가요. 참고적으로, 측근이신 유시민보건복지부장관도 정권초기 참여정부를 좌파라고 비판하는 세력에 대해 참여정부는 유럽식 기준으로 볼 때 오히려 중도우파정권이라고 반박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대통령께서 자신을 “유연한 중도” 내지 “유연한 개혁”세력이라고 규정하실 일이니 왜 진보라는 명칭을 고집하시는가 하는 점입니다. 대통령께서는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안하면서 반발하는 지지자들에게 사실 한나라당과 참여정부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고 말씀하신 것이 기억나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유연한 진보’인 참여정부에 이어 한나라당도 진보(‘조금 더 유연한 진보’)라는 이야기로 한국은 모두가 진보인 ‘진보의 천국’이라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한국을 진보의 천국으로 만든 노대통령 이 문제는 진보란 무엇인가 하는, 중요한 논쟁이 필요한 주제입니다. 너무 중요한 문제라 다소 길어지지만 이야기를 하자면, 이에 대해서는 크게 네 가지 용법이 있습니다. 첫째, 변화에 찬성하면 진보, 반대하면 보수로 보는 것입니다. 소련 붕괴 당시 공산당을 보수파로 부른 것이 그 예로 이 같은 용법은 변화의 내용과 이념을 보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언론이 많이 쓰는 것으로, 진보-보수를 정도 차이의 상대적인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 경우 노무현 정부는 한나라당보다는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니 진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무솔리니가 히틀러보다 진보적이라고 진보라고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주요 정당들이 절대적인 이념기준으로 볼 경우 보수양당제라는 점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세 번째는 시장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진보-보수를 가르는 절대적인 기준 용법입니다. 이 경우 대통령과 범여권의 자유주의세력은 보수이고 사민주의, 사회주의 등이 진보입니다. 마지막으로, 해체주의적 방식으로 젠더문제에서는 박근혜가 권영길보다 더 진보라고 보는 식으로 젠더, 환경 등 분야별로 진보, 보수를 해체해서 보는 것입니다. 보수-진보를 구분하는 네 가지 방법 이 같은 네 가지 용법 중 삼번을 중심으로 하면서 사번을 결합시킨 용법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복잡한 이 논쟁보다는 현실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대통령께서도 인정한 양극화와 관련해, 론스타 같은 해외투기자본과 재벌개혁에도 불구하고 더욱 비대해진 재벌, 그리고 강남아줌마들의 지갑만 불리고 다수는 민생고에 신음하는 양극화가 유연한 진보라면, 저는 기꺼이 교조적 진보로 남아있겠습니다. 아니 그같은 양극화가 진보라면, 차라리 제가 진보이기를 포기하겠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진보진영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개방문제를 주로 논의하셨습니다. 진보진영은 개방을 할 때마다 나라가 무너진다고 걱정했으나 현실은 이같은 예언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어 왔다는 비판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외채망국론을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맹목적인 개방 반대론은 잘못된 것이고 외채망국론은 조야한 이론으로 문제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외채로 망하지 않았다고 외채망국론이 무조건 틀린 이론이었다고 치부해버리는 것은 잘못입니다. 자본주의는 양극화로 망할 것이라는 마르크스와 달리 자본주의는 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마르크스의 이론이 틀린 의미없는 이론이라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르크스의 비판이 복지정책 등 자본주의의 인간화를 가져와 예측이 틀리게 만들었다는 점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마찬가지로 외채망국론이 외채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을 갖게 해 외채 망국을 예방하는데 기여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외채망국론' 외채 망국 예방에 기여 학문, 특히 비판적 학문의 역할이 그런 것이지, “이론대로 현실이 나타나지 않았으니 이론을 버리라”거나 “학자들은 좋겠다”고 비아냥거릴 문제는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70년대 말 현실적으로 우려했던 외채위기가 생겨나 박정희 체제가 무너져야 했고 80년대 중반의 3저 호황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경제는 만성적인 외채위기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사실,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노대통령의 생각과 정반대로 진보진영이 외채망국론을 너무 일찍 포기해 재앙을 불러 왔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최고의 국난이라는 1997년 외채위기가 그것입니다. 물론 진보진영은 김영삼 정부의 OECD 가입 등 세계화라는,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무모한 개방정책을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외환위기 당시에 자기비판을 했듯이, 구체적으로 외채위기를 경고해주지 못함으로써 비판적 학문의 역할인 조기 경보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개방 과정에서 급속한 구조조정과 97년 외환위기로 많은 국민들이 고통에 몰린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는 “정책으로 교정할 문제”라는 낙관론을 피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97년 외환위기를 외형적으로는 극복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대통령께서 생각하시듯이 “모든 개방을 성공으로 기록하면서 발전을 계속”해 온 것은 결코 아닙니다. 우선, 97년 경제위기 당시 3.2%에 불과했던 외국인들의 한국기업 소유가 이제는 40%를 넘어 절반에 이르고 있습니다. 즉 세계적으로 가장 민족적이었던 경제중의 하나가, 제가 알고 있기로, 세계에서 가장 외국투기자본에 의해 좌우되는 나라가 되고 말았습니다. 개방의 결과가 서민의 신음인데... 즉 개방의 결과는, 군사독재 아래 노동자들이 피땀 흘려 만든 알짜기업들을 헐값에 외국투기자본에 팔아넘긴 것 입니다. 게다가 대통령께서도 인정하신 사회적 양극화도 구조화되어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이와 관련, 대통령께서는 양극화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 하셨는데 여러 통계들, 그리고 서민들의 구체적인 삶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성공이고 발전을 계속하는 것”이라면 별 할 말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심각한 구조적 문제들이 대통령께서 김대중 정부로부터 물려받아, 그리고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더욱 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정책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지 않고 몇몇 보완적 정책으로 교정할 수 있는 문제인지, 회의적입니다. 사실 정책으로 교정할 문제라면 한번 멋진 정책으로 교정을 해 보여주시지, 왜 다수 서민들이 양극화속에 신음하도록 내버려두고 계시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한미FTA의 졸속추진과 같은 무비판적인 개방에 대한 진보진영의 우려는 타당합니다. 따라서 이에 대해 재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대통령께서도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 세계화의 챔피온인 미국의 벤 베닝키 연방준비이사회 의장이 최근 세계화와 이에 따른 양극화로 미국경제는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하고 나서는 등 세계화론자들 사이에서도 세계화에 대한 자성이 일고 있습니다. 한미 FTA 재고해야 합니다 대통령께서는 민주세력 무능론에 대해서도 비판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참여정부가 잘 한 점도 있지만 무능하다는 비판에도 별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만 예로 들겠습니다. 집값 잡을테니 집 사지 말라고 큰소리를 쳐 놓고(물론 청와대의 핵심측근들은 샀습니다만) 집값을 폭등시켰습니다. 국민들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자유주의적 민주세력에게 넉넉한 과반수의석을 줬고 민주노동당 등 추가적인 지지의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략과 정치력 부재로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 하나 통과시키지 못했습니다. 이해찬 당시 총리가 쓸데없이 한나라당에 차떼기 당 운운했다가 한나라당이 등원 거부하자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해 문제 법안을 일방처리 안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결과 국가보안법 폐지라는 역사적 과제는 물 건너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는 거리로 달려 나와 탄핵으로부터 대통령을 구출해준 지지자들에게 역사적으로 큰 죄를 지은 것입니다. 이처럼 현 정부는 민주개혁에 있어서는 무능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진보진영과 많은 시민단체들이 반대한 비정규직법안은 한나라당과 손을 잡고 성공적으로 거의 날치기 통과시키는 등, 현 정부가 정작 하지 말아야 할 신자유주의적 개혁(개악)에는 유능했습니다. 유능해야 할 때 무능했고, 무능해야 할 때 유능했던 현 정부 불행히도, 다소 과잉단순화해서 이야기하자면, 유능해야 할 때 무능하고, 무능해야 할 때 유능했던 셈입니다. 그리고 그 같은 유능의 결과가 바로 양극화의 심화입니다. 나아가 조중동의 박수와 칭찬 속에 현 정부가 그 같은 유능을 십분 발휘해 한미FTA를 벼락치기식으로 성사시킬까 바, 걱정입니다. 민주개혁 문제와 관련, 대통령께서는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절차적 민주주의가 이제 완성단계가 접어들었다고 주장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대통령께서 취임 초인 2003년 6월 일본을 방문해 일본공산당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에서도 공산당 활동이 허용할 때라야 완전한 민주주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던 것이 기억나지 않으시는지요. 아직도 사상의 자유를 옥조이는 국가보안법이 건재한데, 어떻게 절차적 민주주의의 완성을 이야기하시는지 실망스럽습니다. 참여정부 때문에 개혁진영(대통령께서는 ‘진보진영’이라고 쓰셨지만 진보진영은 정권을 잡은 적이 없고 정권을 잡았던 것은 자유주의적 개혁진영 내지 민주화운동 진영입니다)이 정권을 내주게 됐다는 주장에 대해 대통령께서 “그렇다면 지난번에도 정권은 한나라당에 넘어갔을 것이고 다음 정권까지 책임지겠다고 약속한 바 없다”고 반박하신 것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대통령이야말로 지난 대선에서 김대중 정부의 실정과 각종 게이트로 엄청난 고생을 하다가 간신히 기사회생한 장본인이기 때문에 정권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대선에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아실텐데 이 같은 이야기를 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음 정권까지 책임지겠다고 약속한 바 없기 때문에 자기에게 다음 정권의 책임을 지우는 것은 잘못이라는 형식논리적인 주장을 펴신 것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이 문제가, 약속했으면 책임감을 느끼고 그렇지 않았으면 책임감을 안 느낄 문제입니까? 가히 충격적인 대통령의 발언 그리고 설사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시더라도 겉으로는 “나 때문에 민주화운동진영의 정권재창출이 어려워진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하셔야지 “내가 언제 다음 정권까지 책임진다고 했느냐”고 말하시는 것은 지혜롭지 못 하십니다. 사실 대통령의 홍보수석이었던 조기숙 교수 역시 비슷한 형식논리적인 주장을 펴 충격을 줬습니다. 사회적 양극화에 대한 진보진영의 비판에 대해, 양극화 해결이 2002년 대선의 선거공약이 아니었기 때문에 양극화를 해소하지 못한 것이 정권실패의 논거가 될 수 없다는 식의 주장을 편 것입니다. 아니 양극화로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이를 해소 못하면 책임이 있고, 책임감을 느껴야지, 선거공약이 아니라 괜찮으며 정권실패의 논거가 될 수 없다는 논리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만일 조교수의 주장대로 양극화 해소가 노대통령의 2002년 대선공약이 아니라면, 대통령께서 우리의 문제를 정말 피상적으로 인식하고 선거에 임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문제입니다. 김대중 정부의 신자유주의정책으로 사회적 양극화가 엄청나게 악화됐고 진보진영의 주요논객들과 단체들이 양극화문제를 고발하며 반신자유주의 투쟁을 전개했는데 양극화를 대선공약에서 다루지 않았다는 말입니까? 양극화가 선거공약이 아니었다는 조교수의 주장을 듣고 돌이켜보니, 사실 정권의 힘이 강했던 임기 초기(내지 2004년 총선 승리 직후)에 양극화에 대한 전면전을 폈어야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고, 외람된 말씀이고 제가 잘못 봤는지 모르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대통령께서도 양극화에 대한 문제의식이 별로 없었던 것 아니었나 싶습니다. 너무 늦게, 면피용으로 꺼낸 복지국가론 그같이 의심하는 이유는 조중동이 경제가 위기라는 시비를 걸고 나왔을 때 위기의 핵심이 단순히 저성장 등이 아니라 양극화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자성이나 언급이 별로 없이 성장률을 제시하고 기업이 사상최고의 이윤을 내고 있다는 사실 등을 열거하며 위기가 무슨 위기냐고 반박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의 그 같은 반박을 접할 때마다 “전반적 경제는 괜찮지만 양극화로 서민 생활이 어려워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하셔야지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다수 서민들이 경제가 위기가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하시는 대통령의 말을 듣는 심정이 어떠할까 싶어서, 왜 저런 식으로 답을 하실까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기억하는 한, 대통령께서는 국가보안법 폐지 등 개혁법안이 좌절된 뒤 경제살리기에 올인할 것을 선언한 2005년 연두기자회견에 가서야 비로소 양극화가 우리의 핵심문제임을 지적하고 동반성장 전략을 제시하셨습니다. 또 인기하락으로 힘이 다 빠진 2006년에 가서야 심각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세금을 늘려 복지수준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나섰습니다. 그러다가 한나라당과 조중동이 반발하자 꼬리를 내리시고 말았습니다. 한 마디로, 객관적 상황이, 죄송스러운 말씀이지만, 대통령께서 너무 늦게, 그것도 별 의지가 없이 면피용으로 복지국가문제를 제기하신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갖게 합니다.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참여정부와 진보진영의 건설적인 논쟁을 기대해보며 건강을 빕니다. 그러실 생각이 별로 없으신 것처럼 보이고, 남은 정치일정상 시간도 없는 것 같지만, 서민과 함께 했던 옛날의 아름다웠던 ‘바보 노무현’으로 돌아가 신자유주의로부터 서민을 위한 정책으로 극적인 대전환을 해주기를 기원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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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위기 진단’ 진보학자들 논쟁 불붙었다 | |
최장집 교수 “한나라에 정권 넘겨야” 일파만파 조희연-손호철 교수, 반박-재반박 뜨거운 설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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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섭 기자 | |
애초 쟁점을 제공한 최 교수의 논지를 요약하면 노무현 정부는 무능력과 비개혁 때문에 실패했으며, 실패한 이상 특단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한나라당으로 정권을 넘기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노무현 정부의 실패 원인으로, 사회적 갈등을 제도정치 안에서 해결하지 못한 채 운동정치(포퓰리즘=민중주의)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정치를 무력화한 데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 집권에 대한 ‘대중의 두려움’을 동원하는 방식으로 정권을 재창출하려는 것은 민주주의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의 이런 주장에서 출발한 세 학자의 논쟁을 진행 순서대로 정리해본다.
조희연의 최장집 비판=조 교수는 최 교수가 한국 정치의 위기에 대한 ‘지적’은 올바르게 했지만 ‘진단’에서는 원인과 결과를 혼동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노무현 정부가 실패했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만, 원인은 잘못 짚었다는 것이다. 참여정부가 정당과 국회를 배제한 데 실패 원인이 있다는 최 교수의 주장과는 반대로, 조 교수는 사회적 힘을 이끌어내는 ‘진보적 민중주의’ 전략을 구사하지 못한 데 참여정부 실패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도정치로 갈등을 수렴하는 노력을 안 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보수적 저항을 돌파하는 제도정치 바깥의 사회적 힘을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확언했다. 민중주의란 정당이나 국회 등 제도권 정치를 뛰어넘어 대중에게 직접 호소하고 대중과 결합하는 전략을 가리킨다. 진보적 민중주의는 ‘사회경제적 개혁’을 급진적으로 구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데, 그러려면 신자유주의 확산에 따르는 대중의 분노를 급진적 방향으로 키워야 한다고 조 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제도정치가 정상화하고 그 제도적 틀로 사회적 갈등을 흡수하기 위해서라도 ‘민중주의적 사회운동’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조 교수는 노무현 정부의 실패 문제를 진보세력과는 아무 상관 없는 ‘타자의 문제’로 바라보아서는 안 되며, 민주노동당 등 진보세력과 열린우리당 등 중도자유주의세력을 포함한 진보·개혁 세력 전체가 지닌 본질적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문제의 하나로 그는 노무현 정부가 ‘헤게모니 정치’를 실행하지 못한 것을 들었다. 참여정부는 지나치게 정체성에 집착해 집권 기반을 협소화했을 뿐, 보수적 대중의 동의를 얻어내 함께 가는 기반확대 전략을 쓰지 못했다는 것이다.
조희연의 재반박=이에 조 교수는 “우리 현실의 복합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다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손 교수의 한나라당 집권 긍정 논리는 최 교수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며, “한나라당 집권 촉진 운동을 해야 한다는 오해도 나올”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손 교수의 논리는 “한국 자본주의가 더 파국적인 상황을 맞아야 대중이 더욱 급진화하고 변혁운동 기반이 강화된다는 1980년대식 인식을 떠올리게 한다”며 매우 위험한 논리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한나라당의 집권은 한국에서 ‘신보수주의 시대’가 시작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1930년대 독일에서 바이마르 공화국이 붕괴한 뒤 긴 파시즘 시대가 열린 것처럼 진보세력에게 불리한 상황만 안겨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2004년 탄핵반대 투쟁에서 확인됐듯이 올바른 일반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은 진보세력의 공간도 확장시킨다며, “탄핵반대 투쟁이 열린우리당에게만 혜택이 돌아온 것이 아니라 민주노동당의 대약진에도 결정적 계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07년 대선도 마찬가지”라며 “현재와 같은 구도로 지속되는 것이 좋은가, 한나라당의 패권적 구도가 흔들리는 것이 진보정당의 약진에 좋은 것인가 한번 생각해보라”고 주문했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
뉴스광장] 세탁소, 발암물질 방출 심각
<앵커 멘트>
세탁소에 가면 석유 냄새 비슷한 것을 맡을 수 있는데요, 이 유해가스에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유해물질을 줄이기 위해 몇 년 전 정부가 법안을 마련해 시행중인데, 그야말로 유명무실입니다. 보도에 박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택가 근처 세탁소에서 세탁작업이 한창입니다.
이른바 솔벤트로 불리는 세탁 용제를 쓰고 있는데, 석유 냄새가 심하게 나는 주범입니다.
더 큰 문제는 세탁 건조기.
뜨거운 열을 가해 세탁물을 말리는 과정에서 많은 유해가스가 발생합니다.
이 가스의 휘발성 유기화합물 농도를 측정해 봤습니다.
<인터뷰> 이경률 (환경실천연합 회장): "1700~2000 ppm을 넘었고 측정기계 한계치를 넘었는데요, 경유 승합차 100대가 동시에 발생시키는 양과 비슷합니다."
벤젠과 톨루엔 등이 포함된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발암물질로, 실외 유출이 금지돼 있습니다.
<인터뷰> 오상용 (교수/한림 의대 산업의학과 교수): "단기적으로는 어지럼증이나 비염, 장기적으로는 신경장애 등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입니다."
하지만 2004년 기준으로, 전국 4만 개 세탁시설에서 배출된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2만 6천 톤.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 2005년 관련 법을 개정해 세탁시설의 유해물질 발생을 줄여주는 저감 장비 설치를 의무화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장비를 설치한 세탁소는 1% 미만. 영업정지 등 제재를 받은 곳도 없습니다.
이처럼 유명무실한 법을 만든 보건복지부는 곧 새로운 대책을 내놓겠다면서도 공식 답변은 거부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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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보호 대책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부가 정보